22일 외교부에 따르면 조현 외교장관은 21일(현지시간) 진 섀힌 상원의원(민주·뉴햄프셔)과 크리스 쿤스 상원의원(민주·델라웨어)을 함께 면담하고 “조선, 원자력 등 핵심 분야에서의 전략적 협력이 속도감 있게 추진될 수 있도록” 미 의회의 적극적인 지지를 당부했다. 앞서 외교부 고위당국자 역시 “무역이나 통상, 투자 등이 (안보협의) 진전을 좀 더디게 만든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대미 투자 협상이 마지막 단계에 왔기 때문에 이것이 선결되면 안보 분야의 협상도 좀 더 가속화될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한미 양국은 지난해 10월 경주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한국의 핵추진 공격잠수함 건조를 승인하고 연료 확보 방안 등을 후속 협의하기로 하고 이같은 내용을 공동설명자료(조인트팩트시트)에 담았다. 한·미 원자력협정과 미국 법률에 부합하는 범위에서 한국의 민간 우라늄 농축과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를 위한 절차도 지원하기로 한 내용이 담겼다. 당초 우리 정부는 11월 미국의 중간선거 전까지 핵심 쟁점에 대한 조율을 마치고 로드맵을 구체화할 구상이었다.
하지만 한미 양국은 지난 6월 서울에서 첫 범정부 협의를 한 차례 가졌을 뿐, 이후 2차 협의 일정도 잡지 못하고 있다. 대미투자가 지연된 상황에서 쿠팡과 정보통신망법 등 산발적인 이슈까지 겹치며 한미간 논의해야 할 이슈가 많아진 탓이다. 박윤주 외교부 1차관은 지연되는 한미 안보협상에 대해 “투자 문제나 상업적 협력 문제가 안보적인 부분과 관련이 돼 있다”고 해명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정부가 2000억달러 규모 대미투자 첫 프로젝트에 대한 추진 의사를 결정했고, 2개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후속 투자 가능성을 점검하기로 한 만큼, 안보협의도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아직 대미투자 업무협약(MOU) 체결 시점 등도 불투명하고 한미간 절차들이 남아있지만 첫 발을 떼기 시작한 만큼, 안보협상 역시 속도를 낼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지난 18일 열린 한미 외교장관회의에서도 양국 장관은 대미 전략투자 사업이 좋은 결실을 맺도록 노력하는 한편, 한미 정상회담 공동설명자료를 포함한 정상 간 합의를 충실히 이행하기 위해 계속 소통하기로 한 바 있다.
핵잠의 경우, 미국으로부터 핵연료를 안정적으로 조달받아야 한다. 한미 원자력협정에는 농축 우라늄의 군사적 이용이 금지돼 있어 미국·호주·영국 간 오커스(AUKUS) 협정과 같은 별도 협정이 필요하다. 농축 우라늄·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권한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이 필요하다. 개정을 목표로 한다면 협의가 장기화할 우려가 커 현행 협정 틀 내에 해석 범위를 확대하거나 일부 문구를 추가하는 방안도 함께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우리 측의 ‘기여’ 여부가 한미간 남은 과제가 될 수 있다.이날 박두순 외교부 대변인은 “우리 국민 보호와 경제적 이익 수호 그리고 호르무즈 자유 항행의 조속한 회복과 중동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기여 방안에 대해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의 중”이라면서도 “구체적인 기여 방안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설명했다.
박윤주 외교부 1차관과 앨리슨 후커 미 국무부 정무차관이 지난 6월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외교부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 공동설명자료(조인트 팩트시트) 안보 분야 후속조치 협의를 위한 발족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