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의중 견제 시스템 필요…복수 검증·국가인재위 신설해야"

정치

이데일리,

2026년 September 22일, PM 07:28

(디자인=김일환 기자)
(디자인=김일환 기자)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고위공직자 후보자들의 잇단 자진 사퇴로 청와대 인사 검증 책임론이 커지고 있다. 용혜인·김승원 후보자가 잇따라 낙마한 데 이어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까지 인사 논란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하면서 인사 검증 시스템 전반을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특히 대통령의 인사권은 존중하되, 인사권자의 의중을 견제할 수 있는 독립적인 검증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용혜인 후보자는 지난 13일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서 자진 사퇴했다. 이 대통령이 8월 30일 2기 내각 인선을 발표한 지 약 2주 만이다. 김승원 후보자도 지난 19일 법무부 장관 후보자직에서 물러났다. 이 대통령의 지명 이후 20일 만으로,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친 뒤 자진 사퇴했다. 두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이 잇따르면서 후보자 지명 전 청와대의 사전 검증이 충분했느냐는 지적이 나왔다.

역대 정부에서도 부동산·병역·세금·논문·자녀 문제 등을 둘러싼 인사 논란과 낙마가 반복됐다. 정부마다 인사 추천과 검증 기능을 분리하거나 고위공직자 배제 기준을 마련하는 등 제도를 보완했지만 인사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대통령의 최종 인사권은 존중하되 그 과정에서 대통령의 의중과 독립된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형준 배재대 석좌교수는 대통령이 특정 인사를 낙점한 뒤 검증하는 하향식 구조를 문제로 꼽았다. 김 교수는 “역대 대통령 누구의 경우도 대통령이 장관으로 생각하는 경우에는 솔직한 얘기로 검증이 철저하게 이뤄지기 어려운 구조”라고 짚었다. 김 교수는 미국처럼 복수 기관이 독립적으로 검증하는 시스템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미국은 세 군데에서 독자적인 인사 검증에 상호 경쟁 시스템이 있다”며 “FBI, 국세청 그리고 연방정부윤리청이라는 데가 독자적으로 다 검증을 한다. 그 이후 보고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전직 보좌관 등을 대상으로 한 평판조회까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도빈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청와대 밖에 별도의 국가인재위원회를 설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임 교수는 “인사 검증의 책임을 (청와대가 아닌) 밖으로 끌어내서 밀실 검증 이야기가 나오지 않게 할 필요가 있다”며 “제3의 기구를 하나 만들어서” 후보군을 사전 검증하자고 주장했다. 추천 단계에서 10~20배수 정도의 후보를 먼저 걸러낸 뒤 청와대가 최종 인사를 하는 방식이다. 임 교수는 “아무리 검증해도 완벽하게 인사 검증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전제하면서도 검증 과정의 책임을 외부로 분산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대통령의 인사권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선택하기 전에 독립적인 검증 절차를 거치게 하자는 취지다.

이종수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현행 시스템과 절차 자체보다 실제 운용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인사 검증을 못 했다가 아니라 (후보자의 문제점을) 알고도 (역대 정부들이) 그런 사람을 고른 것”이라며 “인사검증 라인 그 자체를 아주 공정한 사람에게 부탁하는 게 대통령이 성공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특히 대통령의 의중과 다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인물이 검증 과정에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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