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대북제재-북핵 맞교환' 이어 "남북미중 다자대화" 제안

정치

뉴스1,

2026년 September 23일, AM 08:48

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81차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9.23 © 뉴스1 허경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한 북미 대화와 함께 우리나라와 중국 등 관련 주변국이 함께 참여하는 '다자대화 카드'를 꺼내 들었다.

북한이 대외적으로 선을 그으며 북미 양자 간 대화 가능성이 불투명한 가운데, 북한의 대화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한 중국·러시아 등의 역할에 주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자대화 논의가 진전될 경우 북미 대화 추진 과정에서 불거진 '한국 패싱' 우려도 불식될 수 있다.

이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한반도 평화공존 3대 청사진을 제시했다. 지난해 유엔 총회에서 선언한 북한과의 교류·관계 정상화·비핵화의 단계적 평화 구상인 'E·N·D 이니셔티브'를 보다 구체화한 내용이다.

특히 이 대통령은 "무엇보다 가장 핵심적인 과제는 한반도의 오래된 전쟁을 종식하고 평화 체제를 구축하는 일"이라며 "한반도 평화 체제는 오랜 기간 남북은 물론 미국, 중국 등 관련국들도 그 필요성에 대해 함께 공감하고, 논의해 온 핵심 과제"라고 주변국의 역할론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한 대화는 당사자 간 관계 정상화뿐만 아니라 다자협력을 통한 공동 성장, 동북아의 안정과 협력을 촉진하는 매우 유용한 틀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북미 대화 추진의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재차 강조하면서도, 중국을 포함한 '다자대화 병행'을 2안 내지 대안으로 제시한 셈이다. 북미 대화로 물꼬를 튼 후 실질적 관계 개선 과정에서 우리의 역할을 설정한 데서 한발 더 나아간 '남북미중' 4자 대화의 틀 구상으로 직접적 대화 참여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이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대북 제재와 북한의 핵·ICBM(대륙간탄도미사일) 기술 개발 중단을 맞바꾸자는 구상을 밝힌 데 이어 내놓은 제안이란 점도 주목을 끈다. 북핵을 사실상 인정·용인한다는 지적과 비판을 감수하면서도, 북한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한 강력한 대화 유인책의 일환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이같은 다자대화 구상은 북한의 전향적 태도 변화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동의와 역할이 전제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국가주석, 트럼프 대통령 3자의 이해관계가 모두 맞아떨어져야 한다는 점에서 교집합을 찾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결국 북미 대화로 물꼬를 튼 후 다자대화로 확장·진전시키는 방안이 최선의 시나리오지만, 추동 동력에서 우리의 역할론에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이 대통령 구상의 다자대화 현실화 가능성은 예단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eonk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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