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는 전작권, 트럼프는 군함…서로의 ‘숙제’ 꺼낸 30분

정치

이데일리,

2026년 September 23일, PM 07:47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대미투자 협의가 진전돼 성사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가장 오래 붙든 의제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조선 협력에 무게를 뒀다. 한국은 한반도 방위를 주도할 준비를 서둘러 마치려 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군함 건조와 맞닿은 조선 협력에 관심을 보였다. 22일(현지시간) 뉴욕에서 마주 앉은 두 정상은 서로의 관심사를 확인했지만, 전작권 전환 시점이나 군함 건조에 관한 구체적인 합의가 진전되지는 않았다.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뉴욕 한 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뉴욕 한 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꽤 시간을 많이 들여서 대화한 부분은 전작권”이라고 했다. 한국 측은 전환 조건을 충족해가면서도 가급적 빨리 마무리하고 싶다는 뜻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상세히 설명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도 설명을 듣고 전작권 문제를 많이 이해하게 됐다. 양 정상이 전작권 문제를 논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양측은 논의를 이어갈 고위급 협의도 거론했다.

이 대통령이 강조한 ‘조속한 전환’에는 조건 충족이라는 전제가 붙는다. 한미는 특정 연도를 전환 시점으로 정하지 않고 한국군의 연합방위 주도 역량 등을 평가해 전환하기로 했다. 지난해 11월 정상 공동설명자료에도 전작권 전환 협력과 한국의 군사역량 강화가 담겼다. 한미 국방장관은 올해 미래연합사령부의 완전운용능력 검증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번 회담에서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속도를 내자고 직접 요청했지만, 양측은 새 전환 일정을 별도로 논의는 하지 않았다.

한국 측은 방위비를 늘리고 한반도 방위에 더 많은 책임을 지겠다는 의지도 재확인했다. 그 연장선에서 핵추진잠수함 논의도 앞당기자고 요청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원자력협정과 핵잠 논의가 여러 외적 요인으로 진전되지 못했다며, 대미투자 협의가 풀린 만큼 정체된 현안을 다시 논의할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양 정상이 지난해 11월 공동설명자료를 토대로 핵잠 연료와 농축·재처리, 조선 협력, 전작권 전환 분야의 협력을 심화하고 후속 협의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이 눈을 돌린 곳은 조선이었다. 그는 지난 6월 이 대통령에게 한국이 미 군함 10척을 빠르게 건조할 수 있는지 물었고, 이번에도 조선 협력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다만 미국이 10척을 발주했거나 이번 회담에서 건조 물량과 장소를 정한 것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을 실제 군함으로 연결하는 데는 법과 생산 능력의 문턱이 있다. 미국법은 미 해군 함정의 해외 건조를 원칙적으로 제한한다. 한국 조선소를 활용하려면 국가안보상 필요성 판단과 의회 통보 등 예외 절차가 필요하다. 미국 조선소를 활용한다면 시설과 인력을 충분히 확보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한화의 미국 필리조선소가 맡은 미사일추적함 2척은 별도 사업이다. 미국 미사일방어청이 지난 7월 발표한 약 20억달러 규모의 사업으로, 미사일 요격시험을 관측하고 자료를 수집하는 선박이다. 첫 선박은 2030년 인도될 예정이다. 한미는 전작권 전환과 핵잠 연료·농축·재처리, 조선 협력을 워싱턴에서 가급적 빨리 후속 협의하기로 했다.

한편, 이날 회담은 골프 이야기로 시작해 골프 이야기로 끝났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과 악수하며 김혜경 여사의 안부를 물은 뒤 “골프를 한번 해야 되는데”라고 말했다. 회담을 마칠 때는 이 대통령이 오는 12월 마이애미에서 주요 20개국(G20) 회의가 열릴 가능성을 언급하며 그때 골프를 치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 관계자는 “골프하기로 약속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골프 얘기가 처음에도 나오고 끝에도 나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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