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조희대 입장 4시간만에 2000자 공지로 재반박…권한쟁의엔 선긋기

정치

뉴스1,

2026년 September 23일, PM 06:50

조희대 대법원장이 2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2026.9.23 © 뉴스1 이호윤 기자

청와대가 '대법관 재제청 공문에 헌법상 근거가 없다'는 조희대 대법원장의 입장에 대해 2000자에 가까운 공지를 내며 반박했다. 대법관 재제청을 둘러싼 행정부와 사법부의 공방이 반박에 재반박을 거듭하며 정면 충돌로 번지는 양상이다.

청와대는 조 대법원장을 향해 "공문에 대통령의 임명 거부 입장이 명백하게 드러나 있는데 명확하지 않다고 호도하고 있다"면서 "건전한 상식을 가진 평범한 시민의 관점에서 공문 내용을 이해하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또 대통령의 임명권과 대법원장의 제청권을 동등하게 보는 시각을 '위헌적 해석'이라고 꼬집었다.

다만 청와대는 국가기관 간 권한 다툼을 다루는 '권한쟁의심판' 청구 가능성에는 선을 긋고 있다. 대법관 제청을 둘러싼 양 기관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공방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조희대 입장에 표명에 靑 2000자 반박
청와대는 이날 오후 '재제청 요청 거부에 대한 3차 언론 공지'를 통해 조 대법원장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조 대법원장이 이날 오전 '재제청 요청 공문에 요청의 사유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기재돼 있지 않다'는 입장을 낸지 4시간 만이다.

청와대는 약 2000자(공백 포함)에 가까운 언론 공지를 통해 조 대법원장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청와대는 "공문상 누가 보더라도 대통령의 임명 거부 입장이 명백히 드러나 있고, 이것이 재제청을 요청한 사유인데도, 재제청 요청의 사유가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다고 호도하고 있다"고 강하게 지적했다.

또 "대법원장은 건전한 상식을 가진 평범한 시민의 관점에서 공문 내용을 이해하라"며 "국민들의 재판받을 권리가 침해되지 않도록 조속히 후속 절차를 취하여 주기 바란다"고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절차적 흠결을 수긍하기 어렵다'는 조 대법원장의 주장에 대해서도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로부터 4명의 후보자를 적법하게 추천받았음에도 후보자 추천 절차를 다시 진행하기 위해 후보자들에게 개별적으로 연락해 사퇴 의사를 물은 것은 중대한 절차적 흠결"이라고 꼬집었다.


참고 설명 통해 '대통령 임명권, 형식적 권한 아냐" 반박도
청와대는 언론 공지에 '참고' 항목을 덧붙여 대통령의 임명권과 대법원장의 제청권의 관계를 설명하기도 했다. 양 기관의 갈등에 법리적 해석을 둘러싼 다툼이 얽혀 있는 만큼, 국민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취지로 풀이된다.

헌법 104조 2항과 법원조직법 제41조 2항은 '대법관은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라는 내용이다. 이 대통령은 손봉기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재제청을 요청했지만, 조 대법원장은 제청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취지로 재제청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청와대는 "대통령의 대법관 임명권은, 대법원장이 특정 후보자를 제청하면 그대로 따라야 하는 형식적 권한이 아니다"며 "대통령은 선거를 통해 국민들로부터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받았으므로, 국민이 바라는 대법관 상에 부합하는 적임자인지를 판단하여 임명 또는 임명 거부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통령이 대법원장의 제청에 기속된다고 보는 것은, 사실상 대법원장이 대법관을 임명하는 것이나 마찬가지 결과가 된다"며 "이는 국민의 선거에 의해 선출된 대통령의 임명권을 무력화하는 위헌적 헌법해석"이라고 비판했다.

권한쟁의심판 청구엔 선 그어
행정부와 사법부 양 기관의 치열한 법리 다툼에 일각에선 헌재 권한쟁의심판 청구 가능성이 거론됐으나, 청와대는 이날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권한쟁의심판은 국가기관 간 권한에 대한 다툼이 발생했을 때 헌법재판소가 이를 판단하는 제도다. 다만 권한쟁의심판으로까지 번질 경우 청와대와 대법원의 충돌이 더욱 격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청와대가 청구 가능성에 무게를 두지 않는 것으로 풀이된다.

당분간 정치권 공방이 이어지면서 대법관 공백도 장기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헌법파괴·사법농단 조희대 대법원장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순방을 떠난 대통령 등 뒤에서 칼을 꽂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조 대법원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ukge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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