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중 7명 “호르무즈 전투 병력 파병 안 된다”

정치

이데일리,

2026년 September 24일, AM 05:06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압박하는 가운데 국민 10명 중 7명은 우리 군의 전투 참여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투는 물론 비전투 방식으로도 참여해서는 안 된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전투·비전투 모두 참여해야 한다는 응답은 10명 중 1명에도 못 미쳤다.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거리에서 호르무즈 파병 반대 시민대행진이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거리에서 호르무즈 파병 반대 시민대행진이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3일 이데일리가 의뢰해 여론조사기관 피앰아이가 지난 12일부터 17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6년 추석 민심 동향조사’에 따르면 ‘전투·비전투 모두 참여해서는 안 된다’는 응답이 36.7%로 가장 높았다. ‘전투는 안 되지만 비전투 방식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응답은 33.9%였다. 이를 합하면 전투 방식의 참여에 반대하는 응답은 70.6%에 달한다. 반면 ‘전투·비전투 모두 참여해야 한다’는 응답은 9.6%에 그쳤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19.9%였다.

정치 성향에 따라서도 파병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에 차이가 나타났다. 진보 성향 응답자의 42.6%, 중도 성향 응답자의 45.2%는 ‘전투·비전투 모두 참여해서는 안 된다’고 답해 전면 불참 의견이 가장 많았다. 전투·비전투 모두 참여해야 한다는 응답은 각각 10.2%, 7.1%였다. 반면 보수 성향에서는 ‘전투는 안 되지만 비전투 방식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응답이 41.8%로 가장 높았다. 전투·비전투 모두 참여해야 한다는 응답도 17.3%로 진보·중도층보다 높았다.

정당 지지층별로도 차이가 뚜렷했다. 조국혁신당 지지층의 76.9%, 정의당 지지층의 64.8%는 전투·비전투 방식 모두 참여해서는 안 된다고 답했다. 전투·비전투 모두 참여해야 한다는 응답은 조국혁신당 지지층에서는 0%, 정의당 지지층에서는 4.3%였다.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비전투 방식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응답이 39.4%로 가장 높았다. 전투·비전투 모두 참여해야 한다는 응답도 21.9%로 전체 평균(9.6%)의 두 배를 웃돌았다. 전투·비전투 모두 참여해서는 안 된다는 응답은 24.8%였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에서는 비전투 방식의 참여를 택한 응답자가 45.7%로 가장 많았고, 전투·비전투 모두 참여해서는 안 된다는 응답이 38.3%로 뒤를 이었다.

(디자인=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디자인=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정부는 전투 병력 파견에는 선을 그으면서도 비전투 성격의 기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전쟁에 관여하거나 개입하는 파병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덴만 일대에서 우리 국민과 선박 보호 임무를 수행 중인 청해부대와 관련해 “이를 좀 강화하는 부분에 대해 우리가 검토하고 고심하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도 같은 날 미국 워싱턴DC에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을 만나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로운 통항 회복을 위한 우리 정부의 실질적 기여 의지를 설명했다. 정부가 전쟁 개입이나 전투 병력 파견에는 선을 긋되 청해부대의 역할 확대 등 다른 형태의 기여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여당과 범여권 내에선 청해부대의 역할 확대에 대한 신중론도 제기하고 있다. 청해부대의 임무나 작전 범위가 달라질 경우 사실상 새로운 파병과 다르지 않을 수 있고, 전쟁에 연루될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민주당 내에서는 청해부대의 작전 지역 확대 자체보다는 임무와 작전 성격이 바뀌는지 여부를 엄격하게 따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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