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은 '압박감' 국힘엔 '부담감'…커지는 한동훈 변수

정치

뉴스1,

2026년 September 24일, AM 09:30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지난 1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9.19 © 뉴스1 김진환 기자

김승원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낙마 과정에서 존재감을 키운 한동훈 무소속 의원의 행보에 여야의 시선이 동시에 쏠리고 있다.

여권에는 대여 공세의 선봉으로, 국민의힘에는 당 밖에서 영향력을 넓혀가는 정치적 변수로 자리 잡으면서 이른바 '한동훈 변수'가 다시 커지는 모습이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을 제기하고 김 전 후보자의 낙마 과정에서 공세를 주도한 한 의원은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논란 △지뢰 폭발 사고 △가상자산 과세 △정부의 농지 전수조사 등 국정 전반에 걸쳐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에 각을 세우고 있다.

주목할 점은 한 의원이 사실상 홀로 방대한 현안에 대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개인 플레이긴 하지만 대정부질문과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회의,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기자회견 등 가용한 수단을 적극 활용하면서 그 파급력도 작지 않다는 평가다. 일례로 한 의원이 김 전 후보자 지명 이후 낙마할 때까지 올린 페이스북 메시지는 수백 건에 달한다.

한 의원의 무차별 공세에 민주당은 사실상 속수무책이었다.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을 시작으로 음주운전 전과, 김 전 후보자 가족의 협동조합 특혜 의혹 등 논란이 쌓여가면서 여론도 '임명 반대'로 돌아선 것이 이를 방증한다.

이같은 부정적 여론에도 불구하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는 범여권 주도로 일단락됐고, 뒤이어 인사청문경과보고서도 강행 채택됐다. 임명을 코앞에 두고 김 전 후보자가 자진사퇴하면서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왔는데, 사퇴 직후 성추행·갑질 의혹이 제기되면서 여권으로서는 더욱 곤혹스러운 상황을 맞게 됐다.

이로 인해 한 의원의 대여 공세는 더욱 탄력을 받는 모습이다.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논란과 지뢰 폭발 사고 등을 고리로 정권을 향한 한 의원의 공세 반경도 갈수록 넓어지는 양상이다.

이 같은 한 의원의 행보에 국민의 시선도 달라지는 분위기다.

한국갤럽이 시사인 의뢰로 지난 6~8일 실시한 '2026 대한민국 신뢰도 조사'(전화 면접조사)에서 한 의원은 '현재 활동하는 여야 정치인 중 가장 신뢰하는 정치인' 1위에 올랐다. 2021년 이후 해당 조사에서 1위를 지키던 이재명 대통령을 처음으로 밀어낸 결과다.

조원씨앤아이가 스트레이트뉴스 의뢰로 지난 19~21일 실시한 차기 대통령 후보 적합도 조사(휴대전화 100% RDD 방식)에서도 한 의원은 18.1%를 얻어 김민석 민주당 대표(14.8%)와 오세훈 서울시장(12.6%) 등을 따돌리고 1위에 올랐다.

김형연 조국혁신당 의원이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한동훈 특검법 발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9.22 © 뉴스1 김성진 기자

이런 흐름은 국민의힘에도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한 의원이 정부·여당을 상대로 연일 공세를 이어가며 주목도를 끌어올리고 당 밖에서 독자적인 정치적 공간을 넓혀갈수록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그의 존재감을 마냥 반길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특히 주요 현안에서 한 의원의 메시지가 국민의힘에서 내는 것보다 먼저 주목받는 상황이 반복될 경우 야권 내 주도권을 둘러싼 미묘한 긴장감도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의원의 복당을 둘러싼 찬반 여론은 팽팽하지만,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점차 복당에 우호적인 기류도 감지된다.

에스티아이가 한국일보 의뢰로 14~17일 실시한 '국민 서베이'(18~69세 스마트폰앱 87.4%+70세 이상 인터넷조사 12.6%) 결과 한 의원의 복당을 찬성하는 응답자 비율은 33.2%, 반대하는 비율은 32.4%로 집계됐다.

그러나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TK)과 부산·울산·경남(PK)에서는 복당 찬성 여론이 각각 43.3%, 36.0%로 반대 비율보다 높게 나타났다. 서울에서도 한 의원 복당 찬성 여론은 38.2%로 반대 27.3%보다 높았다. 또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찬성이 53.5%로 반대 33.3%를 크게 앞섰다.

그러나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한 의원의 복당 문제에 대해 자신이 당대표로 있는 동안에는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힌 바 있다.

이에 한 의원도 당장 복당론을 띄우기보다 무소속 신분으로 당 밖에서 정치적 공간을 넓혀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여 공세를 이어가는 동시에 국민의힘과의 접촉면을 넓히며 정치적 영향력을 키울 경우 향후 야권 내 역학 구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내년도 예산안 처리 등 거대 양당인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강 대 강'으로 맞붙는 이슈가 이어질 경우엔 무소속 신분인 한 의원의 존재감이 드러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8월 25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문화미래리포트 2026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문화일보 제공) 2026.8.25 © 뉴스1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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