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청와대가 연설 내용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것은 아니다. 이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쪽에서 전에 조금 우리한테 알려는 왔다. 양해도 구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외교 채널로 그런 내용이 거기서 포함될 수 있다는 정황은 우리가 알고 있었다”며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연설을 들은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사전 연락만으로는 연설 수위를 판단하기 어려웠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그쪽에서 우리한테 온 내용이 그렇게 명료하지 않았다”며 “어느 식의 표현으로 될지가 확실치 않았고, 단지 그 사람들에 대한 언급이 있을 것 같다고 왔다”고 했다. 양측이 당시 각자의 입장을 주고받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말을 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측이 처음에는 한국 정부와 같은 원칙에 따라 협의하다가 공개로 방향을 바꾼 배경에 대해서도 “알아봐야 되겠다. 잘 알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포로 송환 문제를 비공개로 다뤄 온 이유로는 당사자와 가족의 안전을 들었다. 이 관계자는 정부가 처음부터 포로 본인의 자유의사를 존중하고 국내법·국제법과 인도주의 원칙에 따라 처리한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고 설명했다. “조용히 처리해야 신속하고 원만하게, 안전하게 처리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협의 과정에서 포로들의 존재가 알려지고 일부 인사들이 이들을 만나 인터뷰한 내용까지 보도되면서 송환 문제가 어려워졌다고 했다. 포로들이 위험에 노출됐을 뿐 아니라 “원만한 처리를 막으려고 하는 방해하는 사람들의 움직임도 날카로워졌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그런 상황에서도 가급적 빨리, 조용히 처리한다는 방침을 이어 왔다고 밝혔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23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최근 북한군 전쟁 포로 2명을 대한민국에 보냈다”고 말했다. 포로 중 한 명이 생포 당시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다는 사연도 공개했다. 북한의 러시아 파병을 비판하면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병사들을 “화폐처럼 이용하고 대가를 얻는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24일(한국시간) 엑스(X)에 올린 글에서 “북한 포로 국내송환 문제는 외교, 안보, 한반도 정세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매우 예민한 의제”라며 “비공개 합의를 어기고 공개한 우크라이나 측에 무슨 사정이 있는지는 모르나 많이 아쉽다”고 밝혔다. 공개로 생길 여러 문제를 고려하면 비공개하는 것이 타당했고, 그렇게 합의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청와대는 비공개 방침을 대북관계 개선과 연결 짓는 해석에는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남북관계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송환 사실을 숨긴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지금 거론하신 그런 고려 사항이 있는 건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는 북한군 포로가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와 함께 싸우다 붙잡힌 뒤 한국으로 오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했다는 점을 들며 “조용히 처리하고 인도적·인권적인 원칙을 준수한다는 것이지 그 이상의 고려 사항은 없다”고 강조했다.
송환 사실을 공개하지 않은 데 다른 의도가 있다는 주장도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어느 나라든 포로 송환을 막 이렇게 내놓고 하지 않는다”며 “단순 탈북이 아니고 포로”라고 말했다. 포로 본인의 자유의사를 고려해 신중히 다뤄야 한다는 취지다. 청와대는 송환 시기와 경로, 한국과 우크라이나 중 어느 쪽이 먼저 송환을 제안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한국의 지원은 포로 문제와 별개로 지속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지뢰 사고에 대해서는 북한이 매설한 지뢰인지, 우리 군의 지뢰인지, 유실된 지뢰인지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관련 내용을 서울에서 보고받았으며 자신에게 추가 정보는 없다고 전제한 뒤 “저도 지금 판단하지 못하고 있다. 다 열어놓고 봐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가 부상 정도 등을 근거로 북한 목함지뢰 가능성을 제기한 데 대해서도 판단을 유보했다. 그는 “현장을 모르고 현장에 가보지 않은 사람이 아무리 전문가라고 해도 추측을 하기 시작하면 오도될 가능성이 많다”며 언론에도 전문가 견해를 보도하기 전 사실관계를 더 확인해 달라고 당부했다. 섣부른 추정이 정치적으로 증폭될 수 있다는 우려도 밝혔다.
사고 원인 조사가 늦어지고 있다는 야권의 지적에는 현장 안전 문제를 들었다. 과거 지뢰 사고는 통상적인 수색 경로에서 발생해 곧바로 인력을 투입할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새로 경로를 개척하던 곳에서 사고가 나 접근 위험이 훨씬 높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우리 군과 유엔군사령부가 함께 현장에 접근하고 있다며 “위험도를 감안해서라도 최대한 신속하게”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조사 과정에서 무언가를 감추고 있다는 주장에는 “그런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