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총회에 부는 바닷바람[씨뷰어]

정치

이데일리,

2026년 September 26일, AM 10:01

[세종=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매년 9월이면 미국 뉴욕 맨해튼 이스트강 변은 전 세계에서 몰려든 정상들과 외교관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193개국이 모이는 다자외교의 최고 무대, 유엔(UN) 총회 고위급 주간이 열리기 때문이다. 제2차 세계대선의 참화를 딛고 출범한 유엔의 역사는 곧 인류가 무엇을 치열하게 고민해 왔는지 보여주는 거울이다.

(사진=AFP)
(사진=AFP)
과거 냉전 시대 유엔총회의 단골 의제가 강대국 간 진영 대립과 영토 분쟁, ‘땅’의 문제였다면, 지금 뉴욕의 회의장에는 ‘바닷바람’이 불고 있다. 기후변화가 발등의 불로 떨어지면서 해양 문제가 인류의 생존과 직결된 글로벌 안보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지난 22일부터 25일까지 제81차 UN총회 고위급 주간에 참석한 황종우 해양수산부 장관의 발걸음이 단순한 장관급 출장 이상의 의미를 갖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번 총회 기간 황 장관의 동선을 따라가 보면 국제사회가 바다를 바라보는 위기감이 고스란히 읽힌다. 지난 24일 UN총회 의장이 주재하는 ‘제2차 해수면 상승 고위급 회의’가 대표적이다. 태평양 도서국 등 연안 공동체에게 해수면 상승은 내일의 걱정거리가 아니라 당장 영토와 문화유산이 바다에 잠기는 생존의 문제다.

황 장관은 대한민국 교체 수석대표로 참석해 해수면 상승 UN 선언을 지지하고, 우리의 해양관측과 재해 대응 정책을 국제사회와 나눴다. 특히 우리가 창립 회원국으로 있는 ‘해수면 상승 위협 대응을 위한 연합(C-SET)’을 통해 위기 최전선에 선 국가들의 목소리를 충실히 대변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해수면 상승은 비단 먼 남태평양 섬나라들만의 비극이 아니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대한민국 역시 연안 침식과 기후 재난의 위협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뉴욕 한복판에서 던져진 화두는 결국 국제사회의 끈끈한 연대 없이는 이 거대한 기후의 물결을 막아낼 수 없다는 호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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