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억 투입' 무용지물된 영종도 크린넷…주민반대 "운영 불투명"

정치

이데일리,

2026년 September 26일, PM 03:01

[인천=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이 1500여억원을 들여 준공한 인천 영종도 쓰레기 자동집하시설(크린넷)에 대해 주민이 반대하고 있어 가동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애초 이 사업을 계획했던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으며 인천시는 현안을 관망하는 모양새이다. 결국 크린넷 가동 여부는 영종구가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인천 영종하늘도시에 설치됐다가 사용하지 않고 방치된 크린넷 쓰레기 투입구. (사진 = 시민단체 제공)
인천 영종하늘도시에 설치됐다가 사용하지 않고 방치된 크린넷 쓰레기 투입구. (사진 = 시민단체 제공)
◇1530억원 들인 크린넷 가동 시점 미정

26일 인천경제청, LH, 영종구 등에 따르면 LH와 인천도시공사(iH)가 1530억원을 투입해 지난 2014년 영종하늘도시에서 준공한 크린넷은 시설 보수와 주민 반대 등으로 인수인계 시점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2023년 영종구의 전신인 중구는 LH, 인천경제청 등과 업무협약을 통해 LH가 노후 시설에 대한 보수공사를 하고 1년간 시범운영한 뒤 문제가 없으면 인수키로 합의했다. 그러나 올 7월 중구에서 분구돼 출범한 영종구는 주민 의사를 고려해 인수 여부를 정하겠다는 입장을 보여 추후 LH 등과의 갈등이 생길 것으로 예측된다.

인천경제청과 LH 등은 크린넷 준공 당시 영종하늘도시 입주율이 낮은 점과 인수인계 협의가 지연되는 문제로 인해 시설 가동을 하지 않았다. 12년이 지난 현재까지 크린넷은 방치돼 녹이 슬었고 음식물쓰레기 투입구는 2024년 폐쇄했다.

크린넷은 LH가 설치한 공용부문과 사용자가 설치하는 쓰레기 투입구로 구성된다. 공용부문은 영종하늘도시 내 70㎞ 구간에 설치된 지하관로와 중앙집하장 4개소가 있다. 사용자는 주거지 근처에 설치한 투입구 2곳에 각각 음식물쓰레기, 일반쓰레기를 넣어 1개의 관로를 통해 중앙집하장까지 운송할 수 있다.

음식물쓰레기와 일반쓰레기가 한 관로에서 만나 집하장까지 운송되면 관로 부식, 쓰레기 분리 등의 문제가 있어 중구와 LH는 2023년 협약 당시 음식물쓰레기 투입구를 폐쇄하고 해당 쓰레기를 문전수거(집 앞에 배출한 쓰레기 수거) 방식으로 처리하기로 결정했다. 향후 크린넷 가동 시 일반쓰레기만 자동집하 방식으로 처리하기로 한 것이다.

공용부문은 LH가 보수공사를 하기로 했지만 노후화된 투입구는 사용자가 교체하거나 수리해야 한다. 주민이 해당 비용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최근 크린넷 가동 반대 요구가 커졌다. 크린넷 가동 여부가 결정되지도 않았는데 영종하늘도시 건축주, 입주자들은 의무적으로 크린넷 일반쓰레기 투입구를 설치하거나 수리해야 해 부당하다는 여론이 일었다. 투입구 1개당 설치비는 수천만원이고 주민들이 현재까지 2000여개를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광훈 인천시의회 산업경제위원회 부위원장이 19일 영종구청 대회의실에서 주민토론회를 개최하며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인천시의회 제공)
김광훈 인천시의회 산업경제위원회 부위원장이 19일 영종구청 대회의실에서 주민토론회를 개최하며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인천시의회 제공)
◇‘비용 부담’에 주민 반대 커져

영종구아파트연합회 등으로 구성된 영종국제도시총연합회(영종총연)는 지난 14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크린넷 사업 폐지를 촉구했다. 영종총연은 LH 등을 상대로 크린넷 사업에 들어간 주민 돈을 환수하는 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김광훈 인천시의회 산업경제위원회 부위원장이 19일 영종구청 대회의실에서 주최한 주민토론회에서도 주민들은 크린넷 가동을 반대했다.

영종구는 주민 의견을 반영해 크린넷 가동 여부를 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영종구 관계자는 “주민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결정하기로 원칙을 세웠다”며 “내년까지 의견수렴을 거쳐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LH 등과의 협약 파기 가능성에 대해서는 “법률상 문제가 없는지 등을 검토할 것”이라며 “실제 크린넷 관로에 문제가 없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용역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천시측은 “크린넷 사업은 인천경제청이 계획해 추진한 것이지만 현재 쟁점은 영종구가 시설을 인수하느냐 마느냐”라며 “시나 경제청이 관여할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영종구가 인수 여부를 정하고 LH와 협의하면 경제청이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천경제청은 인천시 사업소로 인천시장의 지시를 받는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영종구와 협의해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LH측은 “2023년 중구와 협약했기 때문에 보수공사를 완료한 뒤 영종구에 크린넷을 인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LH가 동의하지 않은 상황에 영종구가 크린넷을 인수하지 않으면 손해배상 소송이 제기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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