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 © 뉴스1 김민지 기자
한국소비자원에 피해구제를 신청한 소비자가 정식 접수까지 평균 한 달가량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도입된 '대기제도'에 따라 대기 건수는 8500건을 넘어섰고, 최장 대기기간은 41일까지 늘었다.
2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소비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피해구제 신청 대기제도 운영 현황에 따르면 지난 3월 2374건이던 대기 건수는 9월 8513건으로 증가했다.
1인당 평균 대기기간도 같은 기간 3.4일에서 31.3일로 10배 가까이 늘었다. 이달 기준 최장 대기기간은 41일이다.
소비자원은 피해구제 신청이 급증하자 지난 3월부터 정식 접수 전 순서를 기다리도록 하는 대기제도를 도입했다. 피해구제 처리 건수는 2021년 4만 2844건에서 지난해 6만 2996건으로 5년간 47% 증가했으며, 올해는 약 7만 3000건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원은 피해구제 신청이 2024년 티몬·위메프 사태 이후 급증한 것으로 분석했다. 2025년 이후에는 특정 품목·연령·지역에서 뚜렷한 경향이 나타나지 않았지만, 국외여행과 인공지능(AI) 활용 신기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구독 등 서비스 시장 확대에 따라 소비자분쟁도 늘어난 것으로 파악했다.
피해구제 신청 증가에 비해 처리 인력은 부족한 상황이다. 피해구제 담당 인력은 2021년 89명에서 지난해 87명으로 오히려 줄었고, 1인당 연간 처리 건수는 같은 기간 481건에서 724건으로 50.5% 늘었다.
지난해 이후에는 피해구제 사건을 처리하는 조정관 1명이 동시에 100건 이상의 사건을 맡는 사례도 빈번했다. 소비자원은 개별 사건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지고 합의율이 낮아지는 등 서비스 품질 저하도 대기제도 도입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피해구제 신청은 소비자기본법상 30일 이내 처리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처리 기간이 30일을 넘긴 사건은 2021년 2950건에서 지난해 1만 940건으로 약 3.7배 증가했다. 올해도 9월까지 9118건이 30일을 넘겼다.
대기제도 도입에 따른 소비자 불만도 이어졌다. 지난 3월부터 8월까지 국민신문고와 소비자원 홈페이지 등을 통해 접수된 관련 민원·항의는 143건이다.
소비자원은 올해 피해구제 담당 인력 정원을 4명 늘렸지만 채용 절차에 시간이 걸리면서 아직 충원하지 못했다. 2027년도 정부 예산안에도 증원을 위한 인건비가 반영됐지만 최소 내년 상반기까지는 대기제도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박 의원은 "플랫폼·구독 서비스 등 새로운 형태의 시장이 확대되면서 소비생활도 복잡·다양화되고 있다"며 "인력 확충도 필수지만 그것만으로 급증하는 소비자분쟁에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AI 기술 등을 활용해 반복·유사 사건을 분류하고 기존 피해구제·분쟁조정 사례 검색을 효율화할 필요가 있다"며 "소비자는 자신의 사례와 비슷한 피해구제 내용을 손쉽게 확인하는 한편, 소비자원은 사실조사와 합의권고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업무시스템을 고도화하는 등 신속한 피해구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liminalline@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