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를 태운 공군 1호기는 이날 오후 9시께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에는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병도 원내대표,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과 홍익표 정무수석,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등이 나와 이 대통령 부부를 맞았다.
이 대통령은 이번 순방 첫 일정으로 미국 뉴욕을 찾아 22일 제81차 유엔총회에서 2년 연속 기조연설을 했다. 연설에서는 남북 간 체제 존중과 소통 채널 복원 등을 골자로 한 한반도 평화공존 구상을 제시했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도 만나 한반도 문제와 유엔 차원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도 순방 중 전격 성사됐다. 두 정상은 22일 뉴욕에서 약 30분간 만나 지난해 11월 발표한 한미 공동 설명자료를 토대로 핵추진 잠수함 연료, 우라늄 농축·사용후핵연료 재처리, 조선업 협력,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의 후속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지난해 한미 공동 설명자료에는 미국이 한국의 핵추진 공격잠수함 건조를 승인하고 연료 조달 방안을 협의한다는 내용과, 미국 법률 및 한미 원자력협정의 틀 안에서 한국의 평화적 우라늄 농축·재처리를 위한 절차를 지지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미국과 멕시코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7일 성남 서울공항 공군 1호기에서 내려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귀국과 동시에 국내에서는 인사 문제가 가장 먼저 이 대통령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 21일 사의를 밝힌 강훈식 비서실장의 거취가 아직 정리되지 않았고, 이달 초 김용범 전 정책실장이 물러난 뒤 정책실장 자리도 공석이다. 강 실장의 사의가 수리될 경우 청와대 핵심 참모진을 어느 범위까지 개편할지가 후속 인사의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지난 달 30일 단행한 개각에서 장관 후보자 낙마가 이어진 데 따른 후속 인선도 필요하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 13일,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19일 각각 자진 사퇴했다. 당시 지명된 장관급 후보자 6명 가운데 2명이 물러난 만큼 공석인 법무부 장관 등의 후임 인선과 인사검증 체계 정비가 과제로 남았다.
검찰청 폐지 이후 새로 출범하는 형사사법체계도 촉박하다. 중대범죄수사청은 관련 법에 따라 다음 달 2일 공식 출범하지만, 초대 청장으로 제청된 김지용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요청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여권 일각에서 김 후보자의 과거 경력 등을 문제 삼으며 반발하고 있어 대통령의 결정이 남아 있는 상태다.
사법부와의 갈등도 풀어야 할 현안이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이 대통령이 요구한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에 대해 지난 22일 “헌법적 근거와 사유를 찾을 수 없다”며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가 즉각 “헌법에 위배되는 인식”이라고 반박하면서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 인선을 둘러싼 갈등이 공개 충돌 양상으로 번졌다.
안보 현안도 쌓여 있다. 지난 21일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지뢰 추정 폭발 사고를 둘러싸고 야권은 현장조사가 늦어졌다며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군과 유엔군사령부는 26일 현장 접근을 위한 기동로와 작전 환경을 점검한 데 이어 27일 40여명을 투입해 합동 현장조사를 벌였지만 미확인 지뢰지대의 위험성 등으로 폭발 발생 추정 지점 인근까지만 접근했다. 군과 유엔사는 추가 조사를 통해 폭발물 잔해 확보와 사고 원인 규명을 계속할 예정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됐다가 생포된 북한군 포로 2명의 한국행에 따른 후속 조치도 남아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23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두 사람을 최근 한국으로 보냈다고 공개했고, 우리 정부도 우크라이나와 필요한 협의를 진행해 왔다고 밝히며 이를 사실상 확인했다. 정부는 당사자와 가족의 신변 안전 문제를 이유로 입국 시점과 경로 등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여권 내부에서 불거진 검찰개혁 노선 논쟁도 이어지고 있다. 유시민 작가는 이 대통령의 검찰개혁 관련 발언을 두고 “국민을 속였다”는 취지로 비판했고 청와대는 “대통령의 검찰개혁 의지를 사실과 다르게 왜곡하는 것에 유감”이라고 반박했다. 이 대통령도 멕시코 동포간담회에서 개혁이 지나치게 빠르거나 멀리 가면 반동을 맞을 수 있다는 취지로 말하고 노무현 정부 당시 국가보안법 폐지 논쟁을 거론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유 작가와 여권 강경론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했다.
호르무즈 해협 기여 문제도 결론을 내리지 못한 외교·안보 현안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미국·이란 간 전쟁에 직접 관여하거나 개입하는 형태의 파병이나 군 자산 파견은 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밝혔다. 다만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안전과 우리 국민·선박 보호 등 전투와 직접 관련되지 않은 기여 방안은 계속 검토하고 있어 구체적인 참여 방식에 대한 한미 간 협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