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잠부터 멕시코 FTA 가능성까지 판 넓힌 李…후속협상 관건

정치

이데일리,

2026년 September 27일, PM 11:09

[앵커리지(미국)=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황병서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미국·멕시코 순방을 통해 한미 안보 현안과 한·멕시코 경제협력의 범위를 넓혔다. 핵추진잠수함과 사용후핵연료, 전시작전통제권 문제를 정상 테이블에 올렸고 멕시코와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었다. 성과만큼 후속 과제도 뚜렷해졌다. 대미투자 최종 합의문이 순방 기간 공개되지 않은 점은 변수로 꼽힌다. 핵잠과 사용후핵연료 문제는 구체적인 협의 일정과 방식이 정해지지 않았고 미국이 요구한 호르무즈 해협 기여 방안도 검토 단계다. 관세율 인하 등 한·멕시코 시장 개방 논의 역시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재검토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대미투자 합의문 지연…트럼프 최종 결정 변수로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뉴욕 한 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뉴욕 한 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7일 정부 등에 따르면 대미투자 합의문 발표는 계속 미뤄지고 있다. 합의문이 공개되지 않아 투자 대상과 집행 시기, 수익 배분이 최종적으로 어떻게 정리됐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상업적 합리성을 둘러싼 논란이 큰 원전과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은 규모가 큰 데다 인허가와 사업비, 공사 기간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남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들 사업에 한국의 참여 확대를 명시하는 문구를 원한다면 최종 합의문을 마련하는 데 더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지난해에도 합의가 문서로 확정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한미는 지난해 7월 30일 관세협상을 큰 틀에서 타결했지만 대미투자 MOU는 약 3개월 반 뒤인 11월 14일 서명·공개했다. 10월 29일 경주 정상회담에서 투자 세부 내용에 합의한 뒤에도 문안 확정에 16일이 소요됐다.

여기에 청와대의 협상 구도 변화도 변수로 꼽힌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핵잠과 사용후핵연료, 전작권 등 미국에서 받아낼 안보 성과를 협상했다면 김용범 전 정책실장은 투자 사업의 수익성과 원금 회수 가능성, 외환시장 부담을 따지는 역할을 맡았다. 김 전 실장이 물러나면서 협상의 무게중심은 위 실장 쪽으로 기울었다. 안보와 경제 현안을 한꺼번에 조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투자 사업의 경제성을 별도로 검증하고 필요하면 제동을 걸 역할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민주당 정부에서 정책실장을 지낸 한 인사는 “사회정책 중심의 새 정책실장이 온다면 대미투자와 메가 프로젝트를 총괄할 수석 등의 역할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무선에서는 양국 절차가 마무리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혀, 새로운 쟁점보다는 미국 내 최종 결정 과정이 변수로 떠오른 상황이다.

이외에 한미 정상은 전작권 전환과 핵잠·사용후핵연료 문제를 의제로 올렸지만 구체적인 후속 협의는 남았다. 호르무즈 역시 파병 없이 통항의 자유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어서 참여 수준과 방식이 과제로 꼽힌다.

◇한·멕 투자보장협정 타결…FTA는 아직

핵잠부터 멕시코 FTA 가능성까지 판 넓힌 李…후속협상 관건
멕시코에서는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고 7년간 이어진 투자보장협정 개정 협상의 쟁점을 타결했다. 다만 한국 기업들이 요구해온 FTA 협상에 착수하는 단계까지 이르지는 못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우리의 선호는 FTA에 있지만 멕시코가 응할 준비가 된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멕시코가 미국과 USMCA 재검토를 진행 중인 만큼 원산지 규정 등 주요 쟁점이 먼저 정리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런 상황에서 양국은 우선 무역·투자·산업협력 이니셔티브와 국장급 공동위원회를 설치해 공동이익을 연구하기로 했다. 단계적인 논의를 거쳐 관세 인하 등 시장 개방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고위 관계자는 “(정상회담에서 올해 초 시행된 관세인상 부담 문제에) 긍정적으로 반응한 사안도 있고 연구해보겠다고 한 사안도 있다”고 전했다.

한편, 한미 정상회담은 당초 10분가량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리셉션 기조연설을 미루면서까지 대화를 이어가 약 30분간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회담에서는 골프 이야기도 오갔으며, 이 대통령이 마이애미에서 라운딩하는 방안을 언급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에게 “한번 잡아보세요”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도 정상 배우자 행사에서 김혜경 여사의 도착을 기다려 함께 사진을 찍는 등 한국에 대한 배려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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