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철 국방부 장관은 북한군 지뢰에 따른 사고라는 판단에 한층 무게를 싣고 “정전협정 위반은 명백하다”며 북한에 대한 상응 조치를 예고했다. 다만 군과 유엔군사령부의 합동 현장조사가 아직 진행 중인 만큼 지뢰의 정확한 매설 시점과 북한군의 고의성 등은 추가 규명이 필요하다.
합동참모본부는 29일 군과 유엔사가 육군 25사단 관할 DMZ에서 3일차 합동 현장조사를 실시한 결과 폭발 현장 인근에서 북한군의 수지 반보병지뢰 1발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양진혁 합참 작전부장에 따르면 지뢰는 이날 오전 10시께 2차 폭발로 화구가 생긴 지점에서 후방으로 약 1m 떨어진 곳에서 식별됐다.
특히 이날 발견된 지뢰는 지난 21일 사고 당시 작전 참가 장병들이 철수 과정에서 목격했다고 진술한 지뢰와는 다른 것으로 군은 평가했다. 당시 장병들은 두 차례 폭발이 발생한 뒤 철수하면서 1차 폭발지점 약 1m 인근에서 갈색 계열의 사각형 지뢰 추정 물체를 추가로 봤다고 진술했다.
이에 따라 군은 당초 폭발한 2발과 미폭발 상태로 목격된 1발 등 사고 원점 주변에 최소 3발의 지뢰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했지만, 이날 별도의 북한군 지뢰가 실제 확인되면서 그 수는 최소 4발로 늘어났다. 추가 탐색 과정에서 다른 지뢰가 더 발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29일 DMZ 합동 현장조사에서 발견한 북한 수지반보병지뢰 (사진=합참)
다만 최근 설치된 지뢰인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강 장관은 현장에서 북한군이 일정한 간격으로 지뢰를 매설한 ‘지뢰열’의 흔적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지난해 9월 군이 포착한 북한군의 지형 변화 과정에서 설치한 것보다 앞서 매설됐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군은 전날 발표한 중간 조사 결과에서도 이번 폭발의 원인이 북한군 지뢰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했다. 사고 지점에 우리 군이 지뢰를 매설한 기록이 없는 데다 부상 장병의 방탄헬멧과 방탄조끼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1차 감정에서 TNT 성분과 갈색 계열 이물질이 검출됐다. 우리 군의 철제 대인지뢰가 폭발할 때 나타나는 다량의 철제 파편도 발견되지 않았다. 폭발 당시 화염과 화구 형태, 피해 장병들의 부상 정도도 북한군 지뢰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제시됐다.
사고는 지난 21일 오전 10시51분께 경기 파주시 일대 25사단 관할 DMZ에서 발생했다. 당시 군은 북한군의 지뢰 매설 여부를 유엔사와 함께 확인하기 위해 새로운 수색로를 개척하고 있었다. 폭발 지점은 군사분계선(MDL) 남쪽 약 10m 지점으로, 군이 지난해 북한군의 지뢰 매설 흔적이 있는 것으로 판단한 지형 변화 지역에서도 약 10m 떨어져 있다. 두 차례 폭발로 수색대대장과 공병요원 등 2명이 중상을 입었고 다른 간부 1명도 경상을 입었다.
강 장관은 이날 국방위에서 “정전협정 위반은 명백하다”며 “책임이 북한에 있기 때문에 여기에 상응하는 조치를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필요한 방책을 가지고 있고 단계적으로 시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대응 방안에 대해서는 “어떤 상응 조치를 할지는 작전과 관련된 사안”이라며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상응 조치의 수위는 북한군이 지뢰를 언제, 어떤 목적으로 매설했는지에 대한 최종 판단과 연계될 것으로 보인다. 강 장관도 ‘고의성’에 대해 우리 군이 MDL 일대에 들어올 것을 알고 피해를 주기 위해 지뢰를 설치했는지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날 현장조사에는 우리 군 작전병력과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 관계자, 조사기관 인력 등 30여명이 투입됐으며 사고 당시 작전을 수행했던 간부 일부도 참가했다. 군과 유엔사는 추가 지뢰 탐색과 증거물 분석 등을 거쳐 사고 원인과 매설 경위 등을 최종 평가한 뒤 조사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