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서울 한 영화관에 걸린 '암살자(들)' 홍보물 (사진=연합뉴스)
영화 상영 중단에 이어 허진호 감독의 국정감사 출석까지 압박한 국민의힘에선 “영화 제작 과정에 400억 원 규모의 중국계 자본이 들어갔다”는 언론 보도를 바탕으로 배후를 의심하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유튜브를 통해 “투자를 빙자하지만 중국계 자본으로서 뒤에서 조정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암살자(들)’ 제작사는 “국내 제작진과 창작자들이 주도하고 국내 자본을 바탕으로 독립적으로 기획·제작한 작품”이라며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1974년 발생한 육영수 여사 피살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는 사건의 배후를 명확히 지목하진 않았지만, 극 중 일부 인물들이 당시 박정희 대통령 측 또는 중앙정보부가 사건을 계획했을 수 있다는 가설을 제기하는 장면이 담기면서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였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SNS를 통해 “번데기 아이큐 수준의, 허접한 음모론 시나리오 들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간판급 배우들을 줄줄이 섭외한 감독의 능력에 찬사를”이라며 “그냥 배우들이 똥 밟은 사건으로 이해하면 되나”라고 비판에 가세했다.
반면,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영화는 영화로 보면 된다”며 “안 보겠다는 사람도 있지만 엄청난 흥행이 될 거다”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서 이같이 말하며 “문세광의 단독 범행이라는 것은 우리 법원에 의해서 확인된 거다. 그렇지만 그 후로도 계속 여러 언론에서 문제를 제기했다”고 했다.
이어 “김대중 대통령이 ‘간섭하면 창작력이 후퇴되니까 지원만 하고 간섭하지 마라’라고 했는데 작가의 창작력으로 만들어낸 것 아닌가? 이걸 못 하게 하면 이 나라 문화가 죽는다”라고 덧붙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경기도 고양시 장항동 소노캄 고양에서 열린 2026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 장동혁 대표, 정점식 원내대표와 함께 입장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
보수 성향 정치 평론가인 서정욱 변호사는 이날 YTN 라디오 ‘장성철의 뉴스 명당’에서 “우리 헌법에 표현의 자유에 대해서 명확하게 한계를 규정하고 있다. 헌법 21조 4항에 보면 타인의 명예나 권리 또는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를 침해해선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서 변호사는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없는 죄가 하나 있는데 사자명예훼손죄로 이는 친고죄”라며 “원균까지 명예훼손이라고 고소하면, 역사이기에 (처벌할 수 있는지) 불명확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이나 박지만 씨가 ‘왜 우리 아버지가 우리 어머니를 죽였다고 명예훼손 하느냐’고 고소하면 처벌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유영하 변호사가 그것을 하겠다고 한다”고 했다.
국정농단 사건 당시 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을 맡는 등 ‘복심’으로 불리는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SNS에 “영화 ‘암살자(들)’에 대해 한마디 안 할 수 없다”며 “흔히 좌파들은 픽션(허구)은 상상력에 터 잡은 것이고, 표현의 자유에 속한다고 강변한다. 하지만 허진호가 감독으로 만든 이 영화는 역사적 사실을 교묘하게 비틀어, 마치 육영수 여사 피격의 진짜 배후는 고(故) 박정희 대통령인 것처럼 묘사하고 있다. 이는 명백한 정치적 프로파간다다”라고 비판했다.
유 의원은 “명백한 사실을 비틀어 역사를 왜곡하고 고 박정희 대통령의 명예를 심각히 훼손했다. 그리고 아직도 살이 에이는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유족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은 패륜 행위이고, 우리 역사에 대한 반역”이라며 “이들에겐 관용은 사치다. 우리가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해 지킬 선이 있다. 이번 ‘암살자(들)’은 명백하게 그 선을 넘었고, 어떤 이유로도 용서받을 수 없다. 반드시 이에 대한 책임이 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암살자(들)’ 제작사 하이브미디어코프는 전날 “‘암살자(들)’은 1974년 발생한 역사적 사건을 모티브로, 당시 사건과 관련하여 작성된 다양한 기록을 바탕으로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재구성한 극영화”라며 “제작진은 공개된 기록과 자료, 서적, 다큐멘터리 등을 폭넓게 조사하고, 실제 사건과 인물을 모티브로 하되 가상의 인물과 상황을 결합해 하나의 이야기를 완성했다”고 밝혔다.
이어 “특정한 역사적 결론을 새롭게 확정하거나 기존의 사실을 부정·왜곡하기 위해 제작된 영화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제작진은 “영화 어디에서도 특정 인물을 사건의 배후로 규정하고 있지 않으며, 영화 속 가설과 극적 설정을 역사적 사실로 제시하고 있지도 않다”고 설명했다.
작품에 대한 정치권 일각의 비판에 대해선 “역사적 사건과 실존 인물을 소재로 한 작품인 만큼 다양한 해석과 비판이 있을 수 있다. 그러한 의견을 존중한다”고 했다.
다만 “작품 고유의 창작 의도와 성격을 넘어 특정한 정치적 목적 의도로 제작된 영화가 아님을 말씀드린다”며 “작품을 창작의 산물로만 바라봐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