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은 왜 ‘21사단’을 찍었을까…北 ‘반격수단’ 증강 예고

정치

이데일리,

2026년 September 30일, PM 04:02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장은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 원인이 북한군 지뢰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우리 군 발표를 전면 부인했다.

그러면서 우리 육군 21보병사단을 직접 거론하며 이 일대에 ‘전술적 반격수단’을 증강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1일 지뢰 폭발 사고가 발생한 곳은 서부전선 25사단 지역이다. 북한이 사고 지역과 멀리 떨어진 동부전선 21사단을 굳이 지목한 것은 최근 이 일대에서 북한군의 군사분계선(MDL) 월선과 우리 군의 경고사격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30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부장은 전날 발표한 담화에서 우리 군의 DMZ 지뢰 사고 조사 결과를 ‘자작극’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국군이 북한의 이른바 ‘국경선 영구화 공사’ 인원을 향해 실사격할 경우 “즉시적이고 가차없는 보복을 가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대응행동지침은 국경선 방어구분대들에 하달된 상태”라며 “최근 도발이 잦은 한국군 3군단 21보병사단 비무장지대 방향에 전술적 반격수단들을 증강하는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 22일 국방발전 5개년 목표수행을 위한 포 및 미사일무력 현대화사업 계획에 따라 국방과학연구 부문에서 갱신형 240㎜ 조종방사포탄 시험 사격을 진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4일 보도했다. 통신은
북한은 지난 22일 국방발전 5개년 목표수행을 위한 포 및 미사일무력 현대화사업 계획에 따라 국방과학연구 부문에서 갱신형 240㎜ 조종방사포탄 시험 사격을 진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4일 보도했다. 통신은 "갱신형 240㎜ 조종방사포탄에는 자치정밀유도체계가 도입되였으며 탄도비행 방식으로 100㎞, 활공비행 복합방식으로 115㎞를 타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21사단은 강원 양구를 중심으로 동부전선 최전방을 경계하는 부대다. 이번 지뢰 폭발 사고가 발생한 25사단과는 작전지역이 다르다. 그런데 북한군의 최근 MDL 월선은 동부전선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군은 지난 8월 중순부터 한 달도 되지 않아 20차례 넘게 MDL을 넘었다. 우리 군은 대부분의 경우 경고방송에 이어 경고사격을 실시해 북한군을 퇴거시켰다.

김 부장이 21사단을 특정한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2024년부터 MDL 일대에서 철책과 방벽을 세우고 지뢰를 매설하는 이른바 ‘국경선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공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북한군이 MDL을 넘는 사례가 반복됐고, 특히 최근에는 동부전선에서 월선이 잦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부장 역시 담화에서 한국군이 8월 이후 “경고방송과 경고사격을 매일과 같이 감행한다”고 주장했다.

관건은 북한이 언급한 ‘전술적 반격수단’의 실체다. 북한은 구체적인 무기체계를 밝히지 않았다. 다만 담화가 한국군의 경고사격과 이에 대한 즉각적인 보복을 거론한 직후 ‘반격수단 증강’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장거리 전략무기보다는 접경지역에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포병과 방사포 등 화력수단을 의미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 북한은 최근 접경지역의 화력을 강화하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 8월 국회 업무보고에서 북한이 신형 240㎜ 방사포와 자주포, 전술미사일 등 신규 무기체계의 접경지역 배치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 24일에도 갱신형 240㎜ 조종방사포탄 시험사격을 실시했다고 공개했다.

600㎜ 초대형방사포(KN-25)도 거론될 수 있지만 현재 단계에서 김 부장의 ‘전술적 반격수단’과 직접 연결하기는 어렵다. 국방부는 지난달 국회에서 북한의 600㎜ 방사포 전방 배치 가능성을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처음에는 전방 배치가 이뤄진 것으로 설명했지만 이후 “현재까지 작전배치 정황은 포착되지 않았다”며 작전배치를 준비 중인 것으로 평가한다고 정정했다.

‘전술적’이라는 표현만으로 전술핵무기를 의미한다고 해석하는 것도 현재로서는 근거가 부족하다. 김 부장은 이번 담화에서 핵이나 핵무기 사용을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이 말한 반격수단이 기존 자주포나 방사포인지, 새로 개발한 정밀유도 화력인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북한이 특정 한국군 사단을 찍어 화력 증강을 공개적으로 예고한 것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향후 21사단 맞은편 북한군 지역에서 자주포·방사포 진지의 변화나 발사차량 이동 등 실제 전력 증강 징후가 포착되는지가 관건이다. 특히 북한군의 MDL 인근 작업이 계속되고 한국군이 월선에 경고사격으로 대응하는 상황에서 양측의 긴장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김 부장이 “총탄 한 발이라도 우리 땅에 탄착될 때”를 보복 조건으로 제시한 만큼 현장에서의 작은 오인이나 판단 착오가 군사적 대응으로 번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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