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폭발에 "자작광대극"…적반하장 北에 긴장 높아지는 한반도(종합 2보)

정치

이데일리,

2026년 September 30일, PM 07:37

[이데일리 김인경 황병서 기자] 북한이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폭발사고 원인이 북한군 지뢰일 가능성이 높다는 우리 군 당국 조사 결과에 반발하며 한국의 ‘자작극’이라고 주장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즉시 북한을 향해 “국경선 요새화를 중단하고 사과와 함께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맞불을 놨다.

30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부장은 ‘도발의 장본인들은 자작광대극의 대가를 각오해야 할것이다’라는 제목의 담화문을 발표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 북한의 수지(플라스틱) 반(反)보병지뢰 1발(사진=연합뉴스, 합참)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 북한의 수지(플라스틱) 반(反)보병지뢰 1발(사진=연합뉴스, 합참)
담화문에서 김 부장은 “최근 한국무장깡패들이 남부국경선일대에서 발생한 지뢰폭발사건과 관련하여 그 무슨 조사결과라는것을 발표하면서 우리를 또다시 걸고드는 도발행위를 감행하였다”며 “한국족속들답게 극작법이 너무나 저급하고 저렬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결론부터 말한다면 이번 사건은 도발시기와 수법에 있어서 10여년전 세상을 소란하게 했던 ‘목함지뢰사건’을 그대로 방불케 하는 명백한 자작극”이라며 “당시에도 괴뢰들은 서부국경에서 발생한 ‘지뢰폭발’사건을 우리와 억지로 결부시키고 그것을 구실로 정세긴장수위를 지속적으로 격상시켰다”고 말했다. 지난 2015년 8월 서부전선 DMZ에서 발생한 목함지뢰 도발 사태 이후 북한은 남측의 ‘모략극’이라 반발하다 결국 황병서 당시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직접 유감을 표명하기도 했다. 이같은 과거도 전면 반박한 것이다.

김 부장은 “간과할수 없는것은 이번에도 한국무장깡패들이 근거없는 결과를 조작하고 합당하고 상응한 조치시행을 공공연히 운운하며 우리에 대한 정치군사적도발을 정당화할 명분을 만들어내고있는 사실”이라고 강변했다. 또 “알지도 못할 곳에서 출처도 모를 지뢰를 밟아 터뜨리고는 무작정 누구를 의심하면서 정전협정위반이 명백하다고 지껄이는 너절한 추태를 앉아서 구경만 할수는 없는 일이 아닌가”라며 “이처럼 황당하기 그지없고 악의적이며 강도적인 태도가 어디에 또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국내 ‘대북확성기’ 재개 여론에 대해서도 강한 불만을 피력했다. 김 부장은 “신임 국방부 장관의 부질없는 호기에 맞추어 벌써부터 ‘국민의 힘’ 것들을 포함한 서울의 위정자들은 철거한 대조선확성기를 다시 세워야 한다고 열변하고있다”고 언급했다.

또 “우리는 결코 국경선일대에서 벌어지는 우려스러운 적대행위들을 지켜보고만 있지 않을것”이라며 “총탄 한발이라도 우리 땅에 탄착될 때에는 많은것을 각오해야 할것”이라며 “만약 남부국경영구화공사를 진행하는 우리 군인들을 향해 한국군깡패들이 경고사격이 아닌 실지사격을 가해온다면 우리 국경부대들은 즉시적이고 가차없는 보복을 가할것”이라고 협박하기도 했다.

우리 정부도 즉각 반격했다. 강현우 합참 작전본부장(중장)은 이날 “소위 ‘국경선 요새화’ 등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활동을 즉시 중단해야 하며, 북측의 사과와 함께 책임 있는 조치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폭발사건에 대해 “우리 장병들이 북한군 지뢰에 의해 심각한 부상을 당한 사건”이라며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이자 기존 남북 간 합의 정신을 해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강신철 국방부 장관이 전날 밝힌 ‘상응 조치’의 구체적 방안을 언급하지 않았다.

국가정보원은 이번 김 부장의 담화에 대해 “로키(low-key·절제 기조)로 분석 중”이라며 “자작극이라 우기며 북한과의 연관성을 차단하려는 의도”라고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보고했다. 기존 담화는 군부에서 냈는데, 이번엔 김 부장이 내면서 나름의 증거를 제시했다는 이유에서다. 담화에서 북한은 ‘반세기 이상 들어가보지도 못했던 황무지’, ‘월선은 단 한 번도 없었다’며 군사분계선(MDL)의 불명확성을 근거로 삼으며 책임을 우리 측에 전가하고 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대북확성기 재가동 등 한국내 대북 강경 기조가 국지전 위기를 초래한다는 불안감을 한국사회에 확산시키고 실제 전술 반격수단 증강 배치와 현장 부대 지침 하달을 공식 선언하면서 DMZ 접경지역에서의 단순 경고사격이 전술무기를 동원한 국지전으로 확산될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김정은 러브콜’이 이어지는 가운데에서 북한의 대남 적대전략은 한반도 평화정책을 강조하며 ‘페이스메이커’를 자처해온 우리 정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은 내 친구”라며 “나는 전 세계에서 그가 좋아하는 거의 유일한 사람이고 나 역시 그를 좋아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핵 능력을 가지고 있다. 큰 규모이고 우리 정도는 아니지만 상당한 규모 핵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과 긴장 관계 유지보다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이 낫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북미 대화 시도를 계속 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정원 역시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전후 북미 대화 가능성을 약 50%로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을 지낸 남성욱 숙명여대 석좌교수는 “지뢰 사고가 난 상황에서, 안보 우선정책을 추진해야지 평양에 구애를 하는 모습이 비춰지면 국민들의 걱정과 실망이 커질 수 있다”면서 “남북관계는 구조적인 불안과 긴장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 이를 무시하고 관계개선만 희망하는 정책은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역시 “이재명 정부가 대북확성기는 하지 않겠다고 선포한 상태에서 실질적인 상응조치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라면서도 “우리 장병이 심하게 다쳤고, 북한의 적반하장식 태도까지 겹쳐 대북 여론이 악화될 수 있는 만큼 정부의 정책적 고민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28일 군 당국은 지뢰 폭발 사고가 북한 소행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북한 매설 지뢰로 최종 판정되면 상응하는 조치를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전날 DMZ 지뢰 폭발 사고 현장에서 군과 유엔군 사령부의 현장 조사가 이뤄졌고 이 과정에서 북한군의 수지(플라스틱) 반보병지뢰가 추가로 발견됐다. 이에 유엔사 역시 이번 사고에 대해 북한의 ‘정전협정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29일 경기 파주시 오두산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 일대가 보이고 있다.한편 지난 21일 육군 25사단 관할인 경기 파주 군사분계선(MDL) 인접 지역에서 군이 수색로 개척 작전을 하던 도중 지뢰 폭발 사고가 발생해 수색대대장 등 3명이 다쳤다. 이에 우리군은 지뢰 폭발 사고 원인이 북한군의 지뢰일 가능성이 크다는 군의 판단이 나온 가운데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등 상응 조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이영훈 기자]
29일 경기 파주시 오두산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 일대가 보이고 있다.한편 지난 21일 육군 25사단 관할인 경기 파주 군사분계선(MDL) 인접 지역에서 군이 수색로 개척 작전을 하던 도중 지뢰 폭발 사고가 발생해 수색대대장 등 3명이 다쳤다. 이에 우리군은 지뢰 폭발 사고 원인이 북한군의 지뢰일 가능성이 크다는 군의 판단이 나온 가운데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등 상응 조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이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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