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자주국방은 주권"…DMZ 지뢰엔 ‘불의의 사고’ 규정, 北에 대화 촉구

정치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01일, PM 03:17

[이데일리 김관용·김상윤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제78주년 국군의 날을 맞아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를 ‘자주국방의 마침표’로 규정하고 핵추진잠수함 건조 등 국방력 강화 의지를 밝혔다. 특히 이날 기념식에서는 12·12 군사반란 당시 반란군에 맞서다 전사한 고(故) 김오랑 중령과 정선엽 하사에게 충무무공훈장이 수여됐다.

◇이 대통령 “전작권 환수로 자주국방 마침표”

이 대통령은 충남 계룡대 활주로에서 열린 국군의 날 기념행사 기념사에서 “자주국방은 곧 주권”이라며 “전시작전권 환수로 그 마침표를 찍어 반세기 동안 이어져 온 자주국방의 꿈을 국민과 함께 반드시 이뤄낼 것”이라고 밝혔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방위산업 육성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방개혁·전작권 전환 추진을 거론하며 자주국방을 역대 정부가 이어온 과제로 규정했다. 핵추진잠수함 건조 의지도 다시 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울산에서 열린 최신예 이지스구축함 ‘대호김종서함’ 진수식을 언급하며 “2030년대 중반이 되면 우리 기술로 만든 핵추진잠수함 건조까지 반드시 성공적으로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제78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에서 거수경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제78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에서 거수경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행사의 또 다른 장면은 12·12 군사반란 당시 목숨을 잃은 두 군인에 대한 뒤늦은 예우였다. 이 대통령은 이날 김오랑 중령과 정선엽 하사 유족에게 각각 충무무공훈장을 수여했다. 김 중령은 1979년 12월 12일 신군부 세력이 일으킨 군사반란 당시 정병주 특수전사령관을 지키려다 반란군의 총탄에 맞아 35세의 나이로 전사했다. 정 하사는 국방부 지하 초소를 지키다 반란군의 총격으로 23세에 숨졌다.

특히 김 중령과 정 하사에 대한 무공훈장 수여는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12·3 비상계엄 후속 조치와 맞물려 눈길을 끌었다. 이 대통령은 기념사에서도 “군은 국민의 군대로서 반드시 헌법을 수호하고 정치적 중립을 엄격히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결단코 군에 의한 불법적 내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우리 군이 본연의 임무에만 전념할 수 있는 문화와 제도를 정착시켜 나가겠다”고 했다.

행사장에는 우리 군의 현재와 미래 전력도 집결했다. 국군이 운용하거나 개발 중인 무기체계와 핵심 장비 46종, 70여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특히 다족보행로봇과 폭발물탐지제거로봇, 다목적 무인차량을 비롯해 인공지능(AI) 기반 군집무인기와 대드론 요격무인기 등 미래전에 대비한 무인 전력도 등장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통해 드론이 전장의 핵심 수단으로 자리 잡은 상황을 반영한 구성이다.

국내 독자기술로 개발한 레이저 대공무기 ‘천광’의 드론 요격 시연이 진행됐다. 천광은 고출력 레이저를 드론이나 무인기에 직접 조사해 무력화하는 대드론 무기체계다. 이 대통령도 기념사에서 미래전력 확보를 강조했다. AI와 유·무인 복합체계를 고도화하고 군 구조와 국방태세를 이에 맞춰 재설계해 ‘스마트 정예 강군’으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北지뢰에 ‘불의의 사고’ 표현…軍 입장과 온도차

장교 양성체계 개편과 관련해서는 ‘국군사관학교’ 창설 추진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통합 작전 능력을 갖춘 세계 일류 정예 장교들을 길러내야 한다”며 군에 “여러 의견을 듣고 군심을 하나로 모아 국군사관학교 창설 추진에 신속·과감하게 매진해 달라”고 주문했다. 선택적 모병제를 도입해 기술집약형 부사관을 늘리고 병력 구조를 간부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제78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에서 열병차량에 탑승해 우리 군 최신 무기체계를 사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제78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에서 열병차량에 탑승해 우리 군 최신 무기체계를 사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 사건을 두고는 다소 절제된 표현을 사용했다. 이 대통령은 “얼마 전 비무장지대에서 불의의 사고로 부상을 당한 우리 장병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아프다”며 부상 장병의 쾌유를 빌었다. 북한이나 지뢰 매설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이는 군 당국이 최근 내놓은 공식 입장과는 표현상 온도차가 있다. 군은 지난달 21일 발생한 사고에 대한 조사 과정에서 MDL 이남에서 북한군이 사용하는 수지반보병지뢰를 발견했다. 이후 군은 “우리 장병들이 북한군의 지뢰에 의해 심각한 부상을 당했다”고 규탄하면서 북한에 사과와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했다. 유엔사도 북한군 지뢰의 MDL 이남 매설을 정전협정 위반으로 판단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도 대북 비판보다는 긴장 완화와 대화 복원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싸워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더 중요하고, 그보다 더 확실한 안보는 싸울 필요가 없는 평화를 만드는 것”이라며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을 낮추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일관되게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신뢰를 회복하고 단절된 대화를 복원하는 길에 북측도 이제는 함께하기를 기대하고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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