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결한 정치, 브로커 증오심으로 오염돼"…吳시장 최후진술서 '울먹'

정치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02일, PM 07:42

[이데일리 방보경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2일 “내 자리를 잃는 것이 두렵지 않다”며 “다만 정치불신의 시대에 고결한 정치가 일개 정치 브로커의 증오심과 적개심 때문에 오염돼 국민을 실망시키는 것이 두렵다”고 호소했다.

오 시장은 이날 서울고법 형사7부(재판장 구희근) 심리로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이같이 전하고 “‘서울시의 번영’과 ‘시민들의 삶의 질’이라는 소명이 증오심과 조작된 정황 때문에 멈춰 서는 것이 두렵다”고 덧붙였다.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을 받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항소심 결심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을 받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항소심 결심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오 시장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후원자에게 3300만원을 대납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오 시장에게 시장직 상실형에 해당하는 벌금 1000만원 및 추징금 2100만원을 선고했다. 다만 그는 최후 진술에서도 혐의를 완전 부인했다.

오 시장은 구형 직후 종이를 꺼내들고 “돈으로부터 자유로운 정치인, 깨끗한 정치인이 되겠다는 결코 지켜내기 쉽지 않은 신념을 가지고 정치에 입문했다”며 “이를 관철하기 위해 초선 의원 시절에는 정치자금 수수를 투명하게 하는 법을 만들고, 그 성과물이 ‘오세훈법’으로 호칭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런 제가 후원자에게 비용을 대납해달라고 요청했다는 건 정치적 신념과는 도저히 어울릴 수 없는 일이다. 저로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라고도 강조했다.

여론조사를 의뢰할 이유도 없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여러차례 선거를 치르는 과정에서 특정 여론조사에서 유리하지 않은 결과가 나왔다고 일희일비하지는 않았다”며 “선거를 진두지휘하는 입장에서 극도로 경계해야 할 필요도 있는데 제가 흔들리면 캠프가 흔들리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앞으로의 선거 판세와 민심의 향방이 얼마든지 변화할 수 있는 시점이어서 여론조사 결과의 유불리함이 크게 유의미하지도 않았다”고도 해명했다.

명씨를 신뢰하지도 않았다는 대목에서는 목이 멨다. 오 시장은 “당시 명태균이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책사를 자처하며 접근했지만, 금방 신뢰할 사람이 아님을 알아봤다”며 “강철원에게 그를 넘긴 후 명태균의 존재나 의미를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고 했다. “선거 이후 전화를 포함한 가벼운 소통조차 없었다”고도 덧붙였다.

오 시장은 “다만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고 송구스런 마음이다. 명태균에 대해 이상한 느낌을 받았을 때 즉시 단호하게 끊어내지 못하고 계속 접근할 여지를 줬다”며 “우유부단한 부족함이 모함의 여지를 준 것”이라고 했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오 시장에게 징역 1년 6개월 및 추징금 3300만원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재판부는 오는 23일 오후 2시 2심 선고기일을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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