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에 누구보다 뜨거웠던 혁신당이 식었다…'친명 우군' 왜 멀어졌나

정치

뉴스1,

2026년 October 04일, AM 06:00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와 신장식 조국혁신당 대표가 지난달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에서 열린 후반기 단체 기념 사진 촬영에 자리하고 있다. 2026.9.3 © 뉴스1 신웅수 기자

지난해 대통령 선거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표를 몰아줬던 조국혁신당 지지층의 기류가 달라지고 있다. 이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가 취임 초와 비교해 크게 떨어진 데다 더불어민주당을 바라보는 시선도 싸늘해지면서 범여권 지지층의 분화가 뚜렷해진 모습이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1일 발표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혁신당 지지층의 이 대통령 국정운영 긍정 평가는 49%, 부정 평가는 41%로 집계됐다. 긍정 평가가 83%, 부정 평가 14%인 민주당 지지층과 큰 괴리를 보였다.

취임 이후 흐름을 보면 변화는 더욱 도드라진다. 지난해 6월 취임 직후 NBS에서 혁신당 지지층의 이 대통령 긍정 평가는 88%에 달했다. 지난 6·3 지방선거 직후인 6월 둘째 주 조사에서는 73%로 내려갔고, 이번 조사에서는 다시 49%까지 떨어졌다.

민주당을 향한 평가는 이보다 더 냉랭했다. 이번 조사에서 혁신당 지지층 가운데 민주당이 집권 여당의 역할을 '잘한다'는 응답은 27%에 그친 반면 '잘못한다'는 평가는 73%에 달했다. 다만 혁신당 지지층의 응답 사례수가 적은 만큼 세부 수치를 일반화하는 데는 주의가 필요하다.

혁신당은 애초 민주당 및 이 대통령과 지지 기반을 상당 부분 공유해왔다. 2024년 총선에서는 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혁신당을 선택하는 이른바 '지민비조'가 등장하기도 했다.창당 당시에는 이 대통령을 지지하면서도 검찰개혁 등에서 더욱 선명한 개혁을 요구하는 지지층도 혁신당으로 모였다.

혁신당 핵심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이재명 대표를 확실하게 지켜줘야 하는데 민주당이 제대로 못 하는 것 같다는 사람들이 우리 당에 왔다"며 "정치를 시작한다는 조국을 위해 힘을 보태겠다는 사람, 검찰개혁과 사회대개혁을 (혁신당이) 더 잘할 것이라고 본 사람 등 여러 흐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 보좌관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6.10.1 © 뉴스1 이재명 기자

양당의 균열은 지난 6·3 지방선거를 거치며 수면 위로 드러났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특히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이 출마한 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에 민주당이 김용남 전 의원을 공천하면서 연대와 통합 기조를 공유해 온 양측 사이에 파열음이 일었다.

혁신당은 평택을 재선거를 양당 관계의 중요한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연대와 통합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국민의힘 소속 당시 조 원장을 비판했던 김 전 의원을 공천하면서, 혁신당 내부에서는 민주당이 자신들을 연대의 동등한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강해졌다.

이후 양당의 입장차는 검찰개혁 과정에서도 강하게 부딪혔다. 혁신당은 중수청(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관련 법안의 처리 속도를 놓고 민주당을 압박해 온 데 이어 공소청 직제안과 검사 출신인 김지용 초대 중수청장 후보자 지명 등을 잇달아 비판했다. 검찰개혁이라는 큰 방향에서는 보조를 맞췄지만 구체적인 제도 설계와 인사, 개혁 속도를 놓고 입장차를 드러내 왔다.

혁신당 내부에서는 이 같은 과정이 지지층의 인식 변화와도 맞닿아 있다고 본다. 이 대통령 개인에 대한 평가뿐 아니라 민주당이 '뉴이재명'을 내걸고 외연 확장에 나서는 과정에서 개혁 성향이 강한 지지층과의 간극도 벌어졌다는 것이다.

혁신당 핵심 관계자는 "이 대통령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뉴이재명'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자기들끼리만 하려고 하고, 제대로 가기 위한 비판인데도 조금만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면 반명으로 몰아버린 흐름이 지지를 철회하거나 냉담하게 만든 것 같다"고 말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 2026.9.2 © 뉴스1 박지현 기자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도 혁신당 지지층의 성격에 주목했다. 엄 소장은 "혁신당의 주요 지지층은 50대 중에서도 86세대, 진보 성향이 강한 사람들이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민주당 전당대회 과정에서 뉴이재명과 86세대의 대결 구도가 격화하면서 혁신당 지지층이 이탈했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지층의 분화가 고착될 경우 양당의 연대·통합 셈법도 한층 복잡해질 전망이다. 당장은 국민의힘에 대한 강한 비토 정서로 범여권 내 재결집 가능성이 남아 있지만, 민주당과 거리를 두는 지지층이 혁신당의 독자적인 정치적 기반으로 굳어질 경우 차기 총선을 앞두고 통합은 물론 선거 연대를 둘러싼 양당의 셈법도 한층 복잡해질 수 있다.

다만 이 같은 흐름이 범여권 자체에서의 이탈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엄 소장은 "86세대는 국민의힘에 대한 거부 정서가 굉장히 강한 경향이 있다"며 "계기만 주어진다면 (여권이) 재결집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인용된 NBS 조사는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사흘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이용한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했다. 응답률은 18.8%,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liminallin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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