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제동원과 관련된일본 니가타현 소재 사도광산 갱도 모습.(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임세영 기자
국가유산청이 광복 81년이 지나서야 국내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유적을 대상으로 조사에 착수했으나, 관련 보존 예산은 여전히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가유산청으로부터 일제강제동원 유적과 관련해 제출받은 답변서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6년 9월까지 유적과 관련한 보존 예산 편성·집행 내역은 없었다.
특히 인천 부평구에 위치한 '미쓰비시 줄사택'처럼 국가등록문화 유산으로 등록된 유적에도 별도의 보존 예산 편성은 없던 것으로 확인됐다.
국가유산청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국내 유적에 대한 조사·연구·보존이 미비하다는 지적을 받고서야 올해 3월 '일제강제동원 관련 현장 목록화 조사·연구' 용역에 착수했다.
다만 조사·연구에서도 미비한 측면이 있다. 앞서 국가유산청은 '관리자 또는 소유자가 국가인 경우'를 기준으로 71개 유적을 우선 조사 대상으로 선정했다. 반면 아직 민간이 소유한 강제동원 현장에 대한 조사 계획은 구체적으로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용역이 종료된 뒤 유적 관리나 보존 등에 대한 후속 계획도 불투명하다. 의원실이 국가유산청에 관련 질문을 하자 국가유산청은 "각 지방자치단체에 국가 등록문화유산 등록을 권고하겠다"고 답하며 지원의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제는 국가유산청의 권고가 단순 행정지도에 그쳐 별도의 구속력이 없다는 것이다. 또한 몇 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언제까지 권고할지도 아직 청사진이 없는 상태다.
이 의원은 "일본에는 역사를 왜곡하지 말고 직시하라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정작 우리는 국내에 남아있는 강제동원 현장조차 81년간 제대로 조사도, 보존도 하지 않았다"며 "이런 상태로는 국제사회를 향한 우리의 요구에도 힘이 실리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가유산청은 용역이 끝나기만 기다릴 게 아니라 이미 등록된 유적부터라도 지금 당장 예산을 투입해야 하며, 민간 소유 유적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조사·등록 계획과 일정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 © 뉴스1 유승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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