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반도체' 두고 여야 공방…대미투자는 한목소리로 질타(종합)

정치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06일, PM 05:58

[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6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대미투자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를 두고 날선 공방이 이어졌다. 특히 우리 정부의 대미투자와 관련해서는 여당에서도 “돈만 갖다주고 떼이는 꼴”이 될 수 있다며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재정경제기획위원회의 재정경제부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재정경제기획위원회의 재정경제부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돈 빌려주고 떼이는 꼴”…대미투자에 여야 한목소리 질타

재경위 소속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재경부 국감에서 “미국과 협의하면 된다고만 할 게 아니라 치밀하게 준비하고 노력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돈만 가져다 주고, 돈 빌려주고 떼이는 것과 똑같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이날 오전에도 “기본적으로 대미투자는 투자자가 주도권을 잡아야 하는데 투자자는 의무만 있고, 권리는 다 투자를 받는 미국 쪽에 가 있는 것”이라며 “걱정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재경위에서는 특히 미국이 합의되지 않은 알래스카 LNG 사업을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한국의 대미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알래스카 사업에 한국이 500억달러 이상을 투자하는 방안이 포함됐다는 취지로 말했다.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이에 대해 “사업성이 미달할 경우 국익에 반하는 것인데 반드시 국정조사까지 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우리 정부와 미국의 대미투자 관련 양해각서(MOU) 중 ‘최소 45영업일’ 후 송금 원칙이 지켜지지 않은 데 대해서도 야당에서 강한 비판이 제기됐다. 임 의원은 “MOU를 체결할 때 원문에는 ‘최소 45일이 경과한 날짜’ 이후로 돼 있다”며 “그런데 송금을 바로 했다”고 말했다.

한미 투자 MOU는 한국이 미국 대통령의 투자사업 선정 사실을 통보받은 날로부터 ‘최소 45영업일이 지난 날짜’에 자금을 납입하도록 명시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이를 ‘45일 이내’라는 취지였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미투자 1호 프로젝트를 발표한 지난 1일 24억달러를 선금 형태로 미국에 송금했다.

임 의원은 “정부 측에서 ‘문구 오류’라고 얘기했다고 하는데 문구 오류가 맞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그런 면이 있다”고 답했다. 임 의원은 “정부의 통상 업무를 하시는 분들이 영어를 모른다는 얘기냐. 아니면 국민을 속인 것이냐”며 “대미 통상 관련 MOU를 체결하는데 이렇게 허술하게 하냐”고 따져 물었다.

이 부총리는 이에 대해 “원래 논의할 때는 ‘45일 이내’로 계속 논의가 돼 왔다”며 “그 부분을 굳이 저희가 지적할 이유가 없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부총리는 그러면서 “미국과 서로 합의하면 빨리 보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열린 산업부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열린 산업부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野 “호남 몰아주기 메가프로젝트” 비판…與 “기업이 먼저 제안”

국회 산중위에서는 정부의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를 비롯한 메가 프로젝트 관련 질의가 집중됐다.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호남 반도체 투자 금액만 800조원인데, 달러로 환산해 보니 6000억달러 가까이 된다”며 “현재 미국하고 대미투자 협상 규모가 2000억달러”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그러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6000억달러 규모 투자를 발표하니) 미국에서 ‘한국이 아직 투자할 여력이 많고 돈이 많구나’라며 대미투자 압력을 계속 넣는 것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조지연 국민의힘 의원도 “메가프로젝트를 처음 추진하겠다고 했을 때 반도체 성장을 전국 거점화해 모든 지역이 골고루 성장하도록 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정부 예산안 편성대로라면 ‘호남 1극 성장’을 위한 프로젝트”라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사업 내역을 따져보면 호남에 다 몰아주겠다는 것”이라며 “기업은 일관되게 기업에서 먼저 특정 지역 (투자를) 얘기한 바 없다. 서남권 투자 계획을 밝힌 적이 없다고 말한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기업이 투자를 제안했다는) 정부의 말이 맞는 건지 진실 공방으로 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기업이 먼저 제안했다는 취지로 방어에 나섰다. 박희승 민주당 의원은 “(광주 반도체 투자) 발표 전 삼성전자 사장과 3~4월경 식사할 기회가 있었는데, 대기업들도 호남권 여러 지역을 염두에 뒀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며 “실제로 대기업도 그런 의사를 가지고 있었으니까, 장관님께서 확정적으로 말씀 안 하셔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