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선물 받은 곰이가 낳은 금강(여름)이 강원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전시되던 모습(동물자유연대 제공) © 뉴스1
남북정상회담 선물로 받은 풍산개의 새끼들이 남북 화해의 상징으로 홍보되고 관람객에게 전시되다가 유기동물 보호소로 옮겨진 것으로 확인됐다.남북관계의 상징으로 소개하고 공공시설에 분양한 동물들의 이후 삶까지 국가가 책임 있게 살피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은 풍산개 자견들의 사육환경과 건강 상태에 대한 전수조사를 요구했다. 열악한 환경에 놓인 개체가 있다면 가정 입양 등을 통해 남은 삶을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김 의원은 6일 행정안전부 국정감사에서 윤호중 행안부 장관에게 "동물은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소품이 아닌 살아있는 생명"이라며 풍산개와 그 자견들의 사후관리 문제를 지적했다.
김 의원은 "자견들이 뿔뿔이 흩어지고 남북 화해의 상징으로 홍보에 활용됐다"며 "자견 13마리 중 올해 폐사한 1마리를 제외한 12마리의 사육·건강관리 실태를 전수조사해 달라"고 요구했다.
특히 단순히 어디에 있는지 확인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다른 부처와 협업해서라도 열악한 환경에 놓인 개체가 있는지 살피고, 필요하다면 가정 분양 등의 조치를 통해 남은 삶을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윤 장관은 "파악해서 보고하겠다"고 답했다.
남북 화해 상징으로 홍보…전시되다가 보호센터로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전시되다 고성군 동물보호센터에서 살고 있는 금강이와 해랑이. 사육장 옆에는 전시 시설에 부착돼 있던 홍보물이 방치돼 있다(동물자유연대 제공). © 뉴스1
곰이와 송강은 2018년 평양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선물한 풍산개다. 곰이는 같은 해 새끼 6마리를 낳았고, 2021년에는 문 전 대통령의 반려견 '마루'와의 사이에서 7마리를 더 낳았다. 자견들은 여러 지자체와 공공시설에 분양됐으며, '다운이'는 문 전 대통령 사저에 남았다.
동물자유연대 조사에서는 전시시설에서 동물보호센터로 옮겨진 사례가 확인됐다. 고성 통일전망대에 분양돼 관람객에게 전시됐던 '해랑(봄)'과 '금강(여름)'은 이후 유기동물 등을 보호하는 고성군 동물보호센터로 이동했다.
고성 동물보호센터에서 방문객을 바라보는 금강이(동물자유연대 제공) © 뉴스1
정진아 동물자유연대 이슈행동팀 팀장에 따르면 전시 당시 두 개체의 처우를 문제 삼는 민원과 제보가 이어졌다. 단체는 이러한 민원이 보호센터 이관의 배경이 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단체는 지난 8월 현장 조사에서 두 개체를 직접 확인했지만 일부 다른 자견의 최근 상태는 파악하기 어려웠다. 서울대공원과 인천대공원, 대전 오월드, 오산시 반려동물테마파크 등에 분양된 일부 개체는 확보한 공개자료만으로 최근 생존 여부와 건강 상태, 사육환경을 확인하기 어려웠다는 설명이다.
순천만국가정원 어린이동물원에서 전시된 풍산개 아름이와 가을이(동물자유연대 제공) © 뉴스1
순천만국가정원에 분양된 '아름'과 '가을'도 어린이동물원에서 전시되다가 조사 당시에는 전시를 중단한 상태로 파악됐다. 단체는 현장에서 두 개체를 직접 확인하지 못했으며 시설 관계자로부터 폭염으로 내부 시설에 옮겨 관리하고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
기록물 지정·관리 기준도 지적…분양 이후 책임 요구
김 의원은 외교선물 동물의 관리와 대통령기록물 지정 기준에도 일관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대통령기록관이 의원실에 제출한 답변에 따르면 다른 외교선물 동물들은 서울대공원이나 국립수목원 등 전문기관으로 이관됐지만, 곰이와 송강은 대통령기록관이 광주 우치동물원에 대여하는 방식으로 관리하고 있다.
퇴임 당시 위탁협약에는 자견 중 다운이만 곰이·송강과 함께 대통령기록물로 명시됐으나, 이후 반환 대상에서는 제외돼 문 전 대통령 사저에 남았다. 윤 장관은 이에 대해 "처음에 계약했던 게 잘못됐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다운이의 반환 제외와 곰이·송강의 대여 방식에 대한 행정적 근거를 설명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다른 부처와 협업해서라도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는 동물들이 있으면 남은 삶이나마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해달라"고 촉구했다. [해피펫]
badook2@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