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2026.4.14 © 뉴스1 이승배 기자
대북송금 사건으로 징역 7년 8개월이 확정돼 수감 중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여권 인사들이 최근 잇달아 면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부지사 측이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공개적으로 가석방을 요구하며 불만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 여권 인사들의 접견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송 의원은 지난달 23일 수원구치소를 찾아 이 전 부지사를 접견했다. 송 의원 외에도 김문수 의원 등 일부 여권 인사들이 이 전 부지사를 찾은 것으로 전해진다.
송 의원은 접견 당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대북송금 특검 조작 수사 과정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를 들었다"며 "조속한 조작기소 특검이 필요함을 다시 느꼈다"고 밝혔다.
이어 "하나하나 진실을 밝혀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새로운 제보 내용을 받아 분석해 보려고 한다"고 했다.
다만 송 의원 측은 이번 접견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송 의원 측 관계자는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통상적인 방문이었느냐는 질문에 "그냥 그렇게 생각해 주시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실제 이 전 부지사에 대한 외부 접견도 꾸준히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실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 전 부지사는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난해 6월부터 올해 9월까지 16개월간 총 454차례 접견했다. 일반접견 81건, 변호인 접견 353건, 장소변경접견 20건 등이다.
장소변경 접견은 일반접견과 달리 접촉 차단 시설이 없는 공간에서 이뤄진다. 접견 시간과 허용 인원 등은 일반접견과 동일하다. 다만 법무부는 접견자 성명과 개별 접견 날짜 등은 개인정보 보호 등을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 2026.9.17 © 뉴스1 유승관 기자
여권 내부에서는 장기간 수감 중인 이 전 부지사의 심경을 이해한다는 반응이 나온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이 전 부지사가) 힘들어하고 있으니까 가서 얘기도 듣는 것"이라며 "본인은 감옥에 있는데 대통령 주변 사람들은 다 잘되고 있으니 얼마나 속이 상하겠느냐"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조작기소 특검도 안 되고 있으니 빨리 진상을 규명해서 억울한 누명에서 벗어나고 싶은 것"이라면서 "이 사안을 이슈화하려는 게 아니겠느냐"고 설명했다.
이 전 부지사 측은 지난달부터 이 대통령을 향해 공개적으로 석방을 요구해 왔다.
이 전 부지사의 변호인인 김광민 변호사는 지난달 12일 SNS에 "이재명 대통령님, 이화영을 석방하십시오. 동지를 품어야 승리합니다"라고 적었다. 또 다른 글에선 "대북송금이 정말 조작이라면, 공소 취소를 외치기 전에 이화영부터 당장 석방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라고 거듭 촉구했다.
김 변호사는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도 "이 전 부지사가 형 복역 기간이 5년째 접어들면서 이 대통령에게 매우 화가 나 있는 상태"라며 "이 대통령 측에 여러 통로를 통해 가석방해달라는 의사를 전달했지만 '노력하고 있다'는 얘기만 할 뿐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SNS에 "대북송금 사건이 조작됐다고 결론 내놓고선, 정작 그 사건으로 5년째 수감 중인 사람을 철저히 방치하고 있는 현실이 훨씬 더 심하고 잔인한 것 아니냐"고 적으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여권으로서는 이 전 부지사 측의 공개적인 석방 요구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민주당이 조작기소 특검법의 처리 시기와 내용을 놓고 고심하는 가운데 가석방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정치적 부담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그렇다고 가석방 주장에 적극적으로 호응하기도 쉽지 않다. 이 대통령이 연루됐던 사건의 핵심 당사자인 이 전 부지사의 석방이 추진될 경우 야권에 정치적 공세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국민의힘도 이 전 부지사에 대한 여권 인사들의 접견을 문제 삼으며 공세에 나섰다. 법무부로부터 접견 현황을 제출받은 주진우 의원은 "민주당의 줄면회로도 시한폭탄 이화영의 입을 영원히 막을 수는 없다"며 "이 대통령은 풀어주자니 공범 인증, 가둬두자니 폭로가 두려운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내에서도 이 전 부지사의 처지에는 공감하면서도 변호인의 공개적인 압박 방식에는 선을 긋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박균택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서 "수형자 입장에서는 당연히 그런 얘기가 나올 만도 할 것 같다"면서도 "절차라는 게 있기 때문에 대통령께서 가석방을 함부로 해줄 수는, 법무부가 가석방을 함부로 해줄 수는 없는 문제인 것 같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재심 절차를 거쳐서 그러한 억울함이 반드시 좀 공식적으로 확인되고 그런 방식으로 일을 풀어나가는 게 더 좋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특히 김 변호사의 공개적인 석방 요구에 대해서는 "변호인이 이런 것을 가지고 여론화를 통해 여론으로 정부에 권한 행사를 막 심하게 요구하는, 이런 몰아붙이기 방식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조작기소 특검 추진과 관련해 "국감이 끝나고 나면 그때는 저는 신속하게 통과를 시켜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부지사는 쌍방울그룹의 800만 달러 규모 대북송금에 공모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6월 대법원에서 징역 7년 8개월이 확정됐다. 현재 방북 비용 대납과 관련한 제3자 뇌물 혐의로도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liminalline@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