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모습.(사진=해양수산부)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일제의 남획으로 비극적인 멸종을 맞이했던 독도 바다사자, ‘강치’의 이름이 우리 바다 생물의 학명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는 점이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연구팀은 독도 동도 북쪽 수심 60~70m 바다 밑바닥 퇴적물에서 세계 최초로 새로운 선형동물을 발견했다. 1mm 남짓한 작은 크기에 머리에 그물 무늬를 가진 이 신종 해양생물에게 연구팀은 ‘독도강치용선충(Paradraconema gangchii)’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아픈 역사를 간직한 강치가 해양 과학의 성과로 다시 태어나 국제 학술지에 영원히 이름을 남기게 된 셈이다.
독도 바닷속 미생물은 암을 치료할 새로운 희망으로도 떠올랐다. 독도 주변 해역에서 채집된 미동정 해면에서 분리해 낸 유용 해양미생물(Actinomadura geliboluensis)에서 기존 항암제인 ‘아드리아마이신’보다 훨씬 적은 농도로도 강력한 항암 효과를 내는 신규 물질 2종을 발굴해 낸 것이다. 이 물질은 위암, 신장암 등 다양한 암세포를 억제하는 효능을 입증받아 올해 7월 미국 특허 등록까지 마쳤다. 독도의 미생물이 전 세계 환자들을 살릴 신약 개발의 든든한 자산이 된 것이다.
풍성한 식감으로 유명한 독도새우 3종(도화새우, 가시배새우, 물렁가시붉은새우)의 생물학적 비밀도 풀렸다. 연구팀은 이들 조직별 전사체(transcriptome) 정보를 확보하고, 도화새우의 유전체 약 3.02Gb를 해독해 동결방지단백질 후보 유전자 등을 발굴했다. 이 유전 정보는 향후 미국 국립생물공학정보센터(NCBI)에 등록될 예정이다. 이는 독도새우의 고유성을 과학적으로 증명하는 동시에, 우리 해양 생태 주권을 확고히 다지는 학술적 무기가 된다.
독도 주변 해역에는 1700여종의 해양생물이 유기적인 생태계를 이루며 살아 숨 쉬고 있다. 126년 전 고종 황제가 칙령으로 굳건히 지켜낸 우리의 바위섬은 이제, 신종 해양생물과 항암 신소재를 품은 무궁무진한 해양 영토로 진화하고 있다. 다가오는 독도의 날, 푸른 물결 아래 생동하는 생명들의 가치에 귀를 기울여 볼 때다.
독도강치용선충.(자료=해양수산부)
독도 유용균주.(자료=해양수산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