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공유 제한·국정원 배제에 美 ‘동맹 기준’ 언급…한미 ‘신뢰동맹’ 경고등

정치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10일, AM 10:36

[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미국이 한국을 향해 정보·방첩 분야에서 수십년간 이어온 ‘동맹의 기준’을 준수해야 한다는 공개 메시지를 내놨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북한 우라늄 농축시설 발언을 둘러싼 논란 이후 미국의 일부 대북 정보공유가 제한된 사실이 확인된 데 이어 북한 사이버 위협 대응을 위한 한미일 협의에서 국가정보원이 빠진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한미 정보협력을 둘러싼 이상기류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는 한미 정보당국 간 오해가 상당 부분 해소됐고 군의 대비태세에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일부 정보공유 제한이 반년 넘게 완전히 풀리지 않은 가운데 미국 정부가 이례적으로 ‘정보·방첩의 동맹 기준’을 공개적으로 거론하면서 한미 간 정보 신뢰를 둘러싼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뉴욕 한 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뉴욕 한 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9일(현지시간) 한미 정보협력 상황과 관련한 질의에 “우리는 한국이 수십년간 이어져 온 양국 동맹의 기준을 준수하기를 기대한다”며 “특히 정보 및 방첩 관련 사안에서 그렇다”고 밝혔다. 미국 측은 구체적으로 어떤 기준을 의미하는지, 한국이 이를 위반했다고 판단하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최근 한미 정보협력을 둘러싼 논란에 대한 질문에 정보와 방첩을 직접 거론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한미 정보협력을 둘러싼 논란은 지난 3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발언 이후 본격화했다. 정 장관은 북한 핵시설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평안북도 구성 지역의 우라늄 농축시설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당시 구성 지역 핵시설은 정부가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았던 민감한 정보로 알려졌다.

통일부는 정 장관의 발언이 미국에서 제공받은 비공개 정보를 토대로 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미국 측 문의에도 국제 연구기관 보고서 등 공개정보에 기초한 발언이며 구성과 관련해 다른 기관으로부터 정보를 제공받은 바가 없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미국이 한국 측에 제공하던 일부 대북 정보의 공유를 제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졌다.

진영승 합동참모본부 의장은 지난 8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미국의 북한 핵 관련 정보가 정상적으로 공유되고 있느냐는 질문에 “일부는 제한되지만 우리가 대비태세에 임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정보공유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것은 맞다”며 “이 상황은 빨리 해소되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하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진 의장은 북한의 핵·미사일 움직임이나 임박한 도발 징후 등 군사작전에 필요한 정보 공유에는 문제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일부 정보 제한이 실제 연합방위태세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식의 확대 해석을 경계한 것이다. 조현 외교부 장관도 최근 국회 국정감사에서 한미 외교장관 회담 당시 미국 측으로부터 정보 분야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설명을 들었다는 취지로 밝혔다. 한미 정보당국 차원의 문제가 외교장관급 협의에서도 거론됐다는 의미다.

국정원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월 미국에서 열린 북한 사이버 위협 대응 한미일 실무그룹 회의에 국정원이 참석하지 않은 사실이 최근 알려졌다. 북한의 해킹과 가상자산 탈취 등을 추적하는 핵심 기관인 국정원이 북한 사이버 대응을 논의하는 한미일 협의에서 빠졌다는 점에서 배경을 놓고 여러 해석이 나왔다.

미국 측이 국정원의 참석에 난색을 보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 장관의 ‘구성’ 발언 이후 불거진 민감정보 관리 문제와 관련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국정원은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국정원은 수개월 전 일부 오해가 있었지만 이미 해소됐고 현재 미국 측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종석 국정원장의 미국 방문이 미국 측 거부로 무산됐다거나 국정원 직원들의 미국 입국이 제한됐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군 당국도 북한 핵·미사일과 관련된 작전정보는 정상적으로 공유되고 있으며 대비태세에는 차질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진 의장은 일부 정보공유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것은 맞다”며 “빨리 해소되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