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한미 외교안보에 이상신호가 겹치고 있다. 정보협력에는 일부 제한이 남아있고, 미국은 한국에 정보·방첩 분야의 ‘동맹 기준’을 지켜야 한다고 했다. 북한 문제를 보는 시선도 같지 않다. 핵추진잠수함과 원자력 협력 역시 정상 간 논의 이후 속도가 더디다.
정보협력이 단적인 사례다. 정부는 북한 핵·미사일 등 군사정보 공유에는 문제가 없고 미국의 대북정보 제공 총량도 줄지 않았다고 설명한다. 동시에 합참의장은 “정보공유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것은 맞다”고 했다. 국정원 1차장 출신 박선원 민주당 최고위원도 CIA와 국정원 사이에는 “약간의 긴장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휴민트(HUMINT·인적정보) 등 특정 분야에 문제가 있다고 거론했다.
특히나 미국은 동맹국에 제공한 민감정보가 중국 등으로 흘러갈 가능성에도 예민하다. 미국 정보당국은 중국을 장기적인 전략 경쟁자로 본다. 그런 미국이 한국을 통해 중국 관련 민감정보가 흘러갈 가능성을 우려한다면 실제 유출 여부와 별개로 정보협력에는 부담이 생긴다.
신뢰를 회복하려면 미국에 해명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우리 정부가 대북정책과 한미 공조, 정보관리 원칙에서 어떤 입장을 갖고 있는지부터 일관되게 보여줘야 한다. 부처마다 다른 메시지가 나오고 외교안보 현안에 대한 판단이 엇갈린다면 미국의 의구심을 걷어내기도 어렵다.
현 외교안보라인에는 남북관계의 자율성을 중시하는 시각과 한미동맹·국제공조를 우선하는 시각이 함께 존재한다. 흔히 자주파와 동맹파로 불린다. 이견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논쟁이 끝난 뒤에도 각 부처가 제 목소리만 낼 때다.
컨트롤타워가 없는 것도 아니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있다. 필요한 것은 새 조직이 아니라 조정력이다. NSC 안에서는 치열하게 다퉈도 된다. 그러나 회의가 끝난 뒤에는 하나의 전략이 나와야 한다.
그 중심은 국가안보실이다. 외교는 외교부가, 군사는 국방부가, 정보는 국정원이 맡으면 된다. 다만 서로 다른 판단을 종합해 대통령의 결론을 정부 전체의 방향으로 만드는 힘은 안보실에 실어줘야 한다.
정부 안에서는 여러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 대외정책의 목소리는 하나여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