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정신질환자 증가하는데…재활시설 부족·급여 삭감 '이중고'

정치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12일, PM 05:36

[인천=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인천에서 정신질환자가 늘고 있지만 주간재활시설은 4곳밖에 없어 신규 환자 등록에 오랜 시간이 걸리고 있다. 최근에는 인천시가 정신재활시설의 신규 직원 급여를 삭감했고 일부 시설은 채용난이 생겨 서비스 질 저하가 우려된다.

인천 계양구 A주간재활시설에서 정신질환자들이 교육을 받고 있다. (사진 = A주간재활시설 제공)
인천 계양구 A주간재활시설에서 정신질환자들이 교육을 받고 있다. (사진 = A주간재활시설 제공)
◇인천 정신질환자 증가세

12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알코올·우울·불안 장애가 있는 만 18~79세 인천지역 정신질환자는 지난해 16만1428명으로 추정됐다. 지자체 지원 등을 받는 정신장애인 등록 수는 4954명밖에 안된다. 정신질환자는 2023년 15만7794명에서 2024년 15만9331명 등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이다.

정신질환자 수는 인천시가 별도로 조사하는 것이 없어 국립정신건강센터가 5년마다 공개하는 알코올·우울·불안 장애 유병률(6.4%)을 해당 인구수에 적용해 산정하고 있다. 알코올 장애 질환자(5만447명 추산)를 제외하면 지난해 인천지역 우울·불안 질환자는 11만981명으로 추정된다. 인천시 통계에서 빠져 있는 소아·청소년 정신질환자와 마약류 중독자를 포함하면 환자 수는 더 늘어난다.

알코올중독자를 포함해 성인 정신질환자가 16만명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인천에서 운영되는 주간재활시설은 4곳(전체 정원 130명)밖에 없다. 이 중 1곳은 알코올중독자 전담 시설이고 나머지 3곳만 우울·불안 질환자 대상 재활시설이다. 모두 사회복지법인이 운영하는 곳으로 임직원 인건비와 운영비를 지자체 보조금(시비·구비 각 50%씩)을 받아 집행한다. 기초생활수급자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이 외의 정신질환자는 월 5만3000원 정도를 내야 한다.

주간생활시설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운영하며 정신질환자의 일상생활 교육, 취업 교육, 문화여가활동, 건강증진활동 등을 한다. 주간재활시설 4곳에서는 각 30~40명씩 정신질환자가 정원에 맞춰 등록돼 있어 새로 등록하려는 환자는 수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재활시설을 등록하지 못한 환자는 낮에만 돌봄, 사회복귀 훈련 등을 받는 정신병원(일명 낮병원)에 하루씩 입원하기도 해 경제적 부담이 크다.

정신질환 아들(39세)을 둔 김모씨(70대·남)는 “아들이 1년 전쯤 주간재활시설에 등록해 다행히 잘 다니고 있지만 주변의 정신질환자가 있는 가족들은 재활시설 등록을 못해 엄청 고생한다”며 “지자체가 시설 확충을 노력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시설 부족에 임직원 인건비 삭감

재활시설 수도 적은 상황에 인천시는 올 4월부터 정신재활시설 신규 임직원의 인건비를 줄여 채용난과 함께 서비스 질 우려가 나오고 있다. 계양구의 A주간재활시설은 정신건강전문요원 1명 퇴사로 지난달 중순부터 이달 11일까지 3차례 채용 공고를 냈지만 지원자가 없어 채용난을 겪고 있다. 주간재활시설 관계자들은 “인천시의 신규 직원 인건비 삭감으로 능력 있는 직원 채용이 어려워졌다”며 “직원 채용이 안되면 시설 운영의 질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인천지역 정신질환자 수 연도별 추정치. (자료 = 인천시정신건강복지센터 제공)
인천지역 정신질환자 수 연도별 추정치. (자료 = 인천시정신건강복지센터 제공)
인천시는 재활시설 부족 문제로 내년부터 처음으로 시립정신직업재활시설 운영을 계획하고 있지만 재활시설 관계자들은 인건비부터 정상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인천에서는 정신건강복지센터가 12곳 운영 중이지만 대체로 중증 정신장애인 재활, 자살 예방, 아동·청소년 정신질환 평가 등 다양한 대상에 대한 지원사업을 해 정신질환자 돌봄·재활사업이 부족한 실정이다.

시 관계자는 “정신질환자들의 사회생활과 직업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정신직업재활시설 운영을 준비하고 있다”며 “내년도 본예산으로 직업재활시설 운영비 3억4000만원 반영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신재활시설 신규 임직원 인건비 삭감은 다른 사회복지시설 인건비와의 형평성을 고려해 결정한 것”이라며 “정신재활시설 임직원만 더 많은 임금을 받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제기했다.

김정태 인천정신재활시설협회 공동대표는 “직원 부족으로 인한 정신재활시설의 운영 파행의 피해는 고스란히 정신질환자와 가족에게 전가된다”며 “직업재활시설이 새로 들어서도 고용 안정이 안되면 서비스를 제대로 제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현행 정신건강복지법상 정신재활시설은 만성 정신질환자뿐만 아니라 알코올·마약 등 약물중독자, 아동·청소년 환자를 위한 특화시설까지 폭넓게 포괄해야 한다”며 “하지만 인천에서는 재활 인프라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김정태 대표는 “인천시가 아동·청소년, 약물중독자 등을 포함해 인천지역 정신건강 인프라 중장기 확충 종합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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