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슨發 한미연합훈련 개편론…軍 "축소 아닌 분산훈련 추가"

정치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13일, PM 01:48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제이비어 브런슨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이 기존 대규모 지휘소 중심의 한미연합훈련에서 벗어나 제주도부터 경기도까지 한반도 전역을 활용하는 분산형 훈련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북한군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해 실전 경험을 축적하고 있는 만큼, 한미연합군도 고정된 지휘시설과 병력이 공격 표적이 되는 위험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다만 우리 군은 기존 연합연습을 축소하거나 대체하자는 의미가 아니라 추가적인 훈련이 필요하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미 육군협회(AUSA) 연례행사 패널 토론에서 “한국에서 매년 실시하는 두 차례 대규모 연습은 주로 대형 지휘소에 집중돼 있다”며 “우리는 이런 방식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군의 우크라이나전 참전으로 한반도 안보 환경이 달라졌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분산형 방식으로 작전을 수행하는 방안을 김성민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만약 우리가 제주에서부터 경기도까지 훈련을 한다면 어떤 모습이겠느냐”며 “한반도 전역에서 훈련을 실시하고 북한을 상대로 ‘우크라이나에서 배운 것들을 우리에게 적용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상태를 상상해보라”고 했다. 이어 “우리도 같은 교훈을 배우고 스스로 표적이 되지 않는 방식으로 분산시키는 것”이라며 “한 곳에 고정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이비어 브런슨 한미연합군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 (사진=뉴스1)
제이비어 브런슨 한미연합군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 (사진=뉴스1)
브런슨 사령관의 이 같은 발언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확인된 전장 환경의 변화를 한미연합군의 훈련에 반영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드론과 정밀타격무기의 발달로 고정된 지휘소와 병력 집결지의 위치가 노출될 경우 공격에 취약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휘부와 전력을 여러 지역에 분산 배치하고 필요에 따라 이동하면서 작전을 지속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브런슨 사령관은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무기체계를 시험하고 그 결과를 본국으로 가져가면서 연구·개발·시험·평가(RDT&E) 주기를 단축하고 있다고도 평가했다. 북한군의 전투 방식 역시 참전 초기와 비교해 달라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이 실전에서 새로운 전술을 습득하는 동안 한미연합군도 이에 대응할 훈련 방법을 찾아야 한다면서 이를 현재 직면한 시급한 과제 중 하나로 꼽았다.

브런슨 사령관은 매년 두 차례 실시되는 대규모 한미연합연습 사이에 추가 훈련을 실시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최근 실제 병력을 동원하지 않고 지휘관 등이 헬리콥터로 이동하며 유사시 병력 기동과 작전 상황을 점검하는 ‘병력 없는 전략 훈련’(STRATEX without troops)을 실시했다고 소개했다.

현재 한미는 상반기 ‘자유의 방패’(FS)와 하반기 ‘을지 자유의 방패’(UFS)를 중심으로 연합 지휘소연습을 실시하고 있다. 브런슨 사령관의 구상은 이 같은 연례 연습에 더해 한반도 곳곳에서 지휘통제와 부대 기동, 작전 지속 능력을 검증하는 훈련을 확대하자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브런슨 사령관의 발언이 한미연합훈련 축소 가능성과 연결되자 군 당국은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8월 한미연합훈련의 대폭 축소를 지시했으며, 당시 UFS는 미국 측 요청에 따라 당초 계획보다 일찍 종료된 바 있다.

군 소식통은 13일 브런슨 사령관의 발언과 관련해 “기존의 대규모 지휘소연습을 변경하자는 것이 아니라 추가적으로 분산된 훈련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이해한다”고 설명했다. 기존 연합 지휘소연습만으로는 북한의 표적 탐지 및 공격 위협에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분산형 훈련을 추가해 연합군의 생존성과 작전 지속 능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한편 브런슨 사령관은 주한미군이 추진 중인 ‘권역 지속지원 거점’(Regional Sustainment Hub·RSH) 구상도 재차 강조했다. 한국의 방위산업 생산·정비 역량을 활용해 한반도를 넘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군의 전쟁 지속 능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미래에는, 특히 태평양에서의 전투에서는 지속할 수 있는 역량이 중요하다”며 “한국에서부터 제1도련선 내에서 자급할 수 있는 능력”을 강조했다. 이어 한국에는 세계적 수준의 방위산업 기반과 생산 역량이 있다면서 “권역 지속지원 거점 구상은 이러한 생산 수단을 해당 전구로 가져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맹과 파트너 국가가 가진 강점을 활용해 미군 장비의 운용과 유지에 필요한 지원 능력을 확보하겠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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