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또 北 언급…한미관계 '이상설'속 커지는 패싱 우려

정치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13일, PM 07:10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또 다시 북미 정상간의 만남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지만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한미관계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외교부 장관을 지낸 바 있는 강경화 주미대사조차 “한미 정보협력에 문제가 있다”며 이를 제일 어려운 현안으로 꼽았다. 자칫 한미관계가 소홀해지며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하지 못하는 건 물론, 한국이 한반도 문제에서 패싱 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 대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9년 6월 30일 오후 판문점 자유의 집 앞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9년 6월 30일 오후 판문점 자유의 집 앞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아시아 방문 중 김 위원장을 만날 계획이냐’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럴수도 있다”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흥미진진하지 않겠나, 나는 그(김 위원장)와 잘 지낸다”라고 부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18∼19일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중국을 방문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내에 김 위원장과 만나고 싶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표명해왔다. 지난 8월에도 ‘2026년 하반기에 김정은을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만날 것”이라고 대답했고 같은 달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1기 재임 시절 김 위원장과 함께 찍은 사진 세 장을 올리기도 했다.

물론 북미간 대화 가능성은 크지 않다. 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은 지난 8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소통했다고 주장한 데에 대해 ‘나는 전혀 알지 못하는 일’이라고 담화를 냈고, 이어 9월엔 미국의 군사행동에 대해 전면 비난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방문이 한 달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북한은 여전히 ‘핵 보유 인정’을 대화 재개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다만 즉흥적인 트럼프 대통령의 성격 등을 감안하면 ‘전향적이며 조건없는’ 만남 가능성을 아예 무시할 순 없다.

문제는 실낱같은 가능성 속에서도 우리 정부가 개입할 수 있는 영역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북한이 2024년 ‘적대적 두 국가’를 선언하며 한국과의 대화의 벽을 차단했다. 북한은 한국을 가장 적대적인 ‘외국’으로 취급하고 있어 자신들과 미국의 문제에서 한국은 제 3자라는 입장이다. 그래서 우리 정부는 미국을 통해 북한과의 소통과 대화를 추진해 왔다. 그런데 이 가운데 한미관계에도 잡음이 커지고 있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한국의 민감한 정보 취급 방식에 대해 미국 정부가 우려하고 있는지, 한미 간 정보 공유에 대한 신뢰 수준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등을 묻는 질의에 “우리는 한국이 수십년간 이어온 양국 동맹의 기준을 준수하기를 기대한다. 특히 정보 및 방첩 문제에 관해서 그렇다”라고 답했다. 한국의 정보 관리에 어떤 문제가 구체적으로 있다고 판단하는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정보·방첩분야를 특별히 지목해 동맹의 기준을 준수해야 한다고 드러내며 우회적인 불만을 표출한 것이다. 현재 우리 정부는 한미 간 정보 협력에 이상 기류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 부인하고 있지만 의혹이 계속 커지는 대목이다.

강경화 대사는 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미 관계의 어려운 현안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정보협력 관련해서 제일 많이 얘기되고 있다”고 답했다. 또 강 대사는 한미 정보공유에 대한 문제 제기가 조현 외교부 장관과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의 지난달 18일 회담에서 이뤄졌다면서 “정보 협력에 문제가 있다는 말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루비오 장관 요청에 대한 우리 측 대응은 어떤가’라고 묻자 “아직 미 측이 기대하는 만큼 문제가 충분히 해소됐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정보공유 이슈가 장기화할 가능성은 물론, 한미간 이견이 있다는 걸 암시하는 발언이다.

한미동맹은 늘 중요하지만, 특히 북미 대화 가능성이 있는 현 시점에서는 더욱 중요하다. 일각에선 한미 소통이 시원찮은 상태에서 북미간 대화가 개최될 경우, 이재명 정부가 목표로 해 온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할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한 전직 외교관은 “한미 정보 공유가 원활하지 않으면 예민하고 즉시적인 정보부터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면서 “일단 한미간 신뢰가 예전 수준으로 돌아가야 북미 대화에 우리의 영향력을 투입하든 대북견제를 같이 나서든 운신의 폭이 넓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경화 주미한국대사가 12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발언대에 자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강경화 주미한국대사가 12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발언대에 자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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