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3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확대 거시재정금융간담회'에 앞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 이형일 부총리,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이억원 금융위원장. (재정경제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9.30 © 뉴스1
정부가 올해 반도체 호황에 따른 초과세수를 활용해 국채발행량을 5조~10원 규모로 추가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글로벌 금리 상승에 따라 출렁이는 국채시장 안정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축소 규모를 놓고선 부처 간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재정경제부는 국채 시장 안정을 위해 10조 원 안팎으로 올해내 국채발행 규모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기획예산처는 미래대응기금 전입을 고려해 난색을 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내부에서도 경제성장수석실과 재정기획보좌관실 간 의견이 팽팽한 것으로 전해졌다.
14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는 10월에 국채발행량을 당초 계획보다 5조원 줄인 데 이어 63조 원이 넘는 초과세수를 활용해 추가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11월과 12월에각각 약 5조 원씩 10조 원가량 줄이는 방안△올해내 총 5조 원을 추가로 축소하는 방안이 테이블 위에 올랐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올해와 내년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급증하면서 국가채무비율은 자연스럽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과 물가 우려, 미국 국채 금리 급등이 맞물리면서 국고채 금리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어 정부 차원의 대응이 필요해졌다.
앞서 정부는 이달 국고채 발행 물량을 5조원 축소하고 긴급 바이백(조기상환) 등 시장 안정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외변수 대응" vs "효과 제한적"…靑 내부도 이견
국내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7일 장중 연 5.365%까지 치솟아 2002년 4월 이후 24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뒤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단기물 국채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한국은행 기준금리도 두 차례 인상을 거쳐 3.0%로 올랐고,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13일) 국무회의에서 "금리가 오를 수밖에 없고, 오르는 게 거의 기정사실인 것 같다"고 말했다.
재정경제부는 미국 중간선거 결과와 프랑스 재정 문제 등 추가적인 대외변수를 주시하고 있다. 미국 선거 결과에 따라 재정 정책이 급변할 가능성이 있는 데다 프랑스의재정 우려가 글로벌 국채시장 전반으로 번질 조짐도 있다.
국고채 금리 상승은 채권시장에 그치지 않고 실물경제와 재정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 이에 따라 재정경제부는 시장 상황을 주시하면서 초과세수를 활용한 국채발행 추가 축소를 검토하고 있다. 한국은행 또한 기준금리 인상 국면에서 국채발행 축소를 통한 시장 안정화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재정경제부 내부에서는 11월과 12월에 5조 원씩 총 10조 원 규모를 추가로 축소하는 방안에 힘을 싣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기획처는 올해 발생한 초과세수 상당 부분을 미래기금에 전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는 것으로 전해졌다. 글로벌 금리 상승기에 국채발행 축소 효과가 제한적인 만큼 초과세수를 미래기금에 전입해 향후 상황에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이견은 청와대 내부에서도 표출되고 있다. 경제성장수석실은 시장 안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재정기획보좌관실은 초과세수를 미래기금에 활용하는 데 무게를 두고 올해내 5조 원만 추가 축소하자는 의견을 내고 있다고 한다.
여권 고위관계자는 "재경부 입장에서는 국채시장 안정이 제일 중요하고, 한은도 기준금리 인상 국면에서 국채 시장이 튀면 부담스럽다. 두 기관의 이해관계는 일치한다"며 "다른 쪽에서는 '지금 시장 상황은 어쩔 수 없다. 초과세수를 미래를 위해 써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서로 시각차가 있다"고 전했다.
한은이 단기물 국채를 매입해 시장을 안정화하는 방안도 있지만 국채를 매입해 통화를 풀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고 환율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회의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10.13 © 뉴스1 이재명 기자
국채금리 낮아졌지만 변동성 여전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3.857%에 마감했다. 전 거래일보다 6.4bp(1bp=0.01%p) 내리며 지난 8월 말 이후 한 달 반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 8일 연 3.983%까지 올랐던 금리가 이틀 새 12.6bp 내린 것이다.
다만 변동성은 여전히 큰 상황이다. 3년물 금리는 지난달 11일 연 4.014%로 2년 10개월 만에 4%를 넘어섰고, 지난달 28일에는 연 4.119%까지 치솟아 2022년 11월 이후 3년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정부의 발행 축소 발표로 3% 후반대로 내려왔다가 지난 8일 다시 4% 턱밑까지 올랐고, 이번 주 들어 또다시 하락하는 등 오르내림을 반복하고 있다.
장기물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10년물 금리는 같은 날 연 4.229%로 두 달 만에 가장 낮았다. 그러나 지난달 15일에는 연 4.60%까지 치솟으며 2022년 10월 이후 3년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재경부는 이달 국고채 금리 흐름과 시장 수급 여건, 초과세수 활용 방안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달 말 11월 국고채 발행계획을 결정할 방침이다.
hanantway@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