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희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이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9회 국회(정기회) 보건복지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6.9.29 © 뉴스1 유승관 기자
여야는 1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국민연금공단 국정감사에서 지난 6·3 지방선거 전 이뤄진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리밸런싱'(자산 재조정) 유예 조치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정부가 증시 부양을 위해 국민연금을 동원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기금운용위원회 회의록 제출을 요구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금융시장 안정을 고려한 결정이었다며 맞섰다.
복지위 야당 간사인 백종헌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의사진행발언에서 "국민연금은 증시 부양의 도구가 아니라 국민의 노후자금"이라며 "그 돈이 어떻게 운영됐는지 기록을 확인하는 것은 특정 정당의 요구나 정쟁이 아닌 국회의 책무"라고 밝혔다.
백 의원은 "리밸런싱 유예는 올해 1월 기금운용위원회가 의결했고, 5월에는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을 20.8%로 올리며 유예를 이어갔다"며 "그 회의에서 누가 무슨 근거로 어떤 발언을 했는지 회의록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기금운용위원회는 이 안건의 회의록을 2030년에야 공개하기로 의결해 뒀다"며 "국민은 4년 뒤에나 자신의 노후자금이 왜 그렇게 운용됐는지 알 수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회의록 제출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국정조사까지 추진할 수 있다는 입장도 내놨다.
백 의원은 "민주당이 협조하는 즉시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올해 기금운용위원회 회의록을 우리 위원회에 지체 없이 제출해야 할 것"이라며 "증인에 이어 회의록마저 가로막힌다면 국회에 남은 수단은 국정조사다. 국민의힘은 이를 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리밸런싱 유예 결정 당시 정부 정책을 총괄했던 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증인 채택이 민주당의 반대로 무산됐다며 "이번 국정감사가 반쪽으로 전락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에 여당 간사인 서영석 민주당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에서 "그동안 수차례 여야 증인·참고인 협상이 있었고 충분히 논의했지만 최종적으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왜 계속해서 요구하며 민생 국감을 방해하는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서 의원은 기금운용위원회 회의록 비공개 결정이 국민연금법에 따른 조치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2013년 국회가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회의록 전문 공개 원칙을 세우면서도 시장 안정에 걸린 사안에 대해서는 4년이라는 (공개) 예외 규정을 뒀다"며 "지금 회의록을 공개하라는 요구는 국회가 누워서 침 뱉는 꼴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어 "야당은 리밸런싱 유예가 국내 증시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비판하는데, 그렇다면 더욱 금융시장 안정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안건이라는 뜻"이라며 "그런 회의를 공개하라는 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질의에서도 국민연금의 정치적 독립성을 둘러싼 공방이 이어졌다.
이달희 국민의힘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부터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을 여러 차례 언급한 사실을 거론하며 "대통령 말 한마디에 투자지침 변경으로 화답하는 이사장의 모습이 국민연금이 권력으로부터 독립됐다고 보는 국민은 한 분도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특히 지방선거 이전 리밸런싱을 유예했다가 선거 이후 매도에 나선 점을 문제 삼으며 "리밸런싱 유예라는 헛발질로 외국인에게 국내 주식을 비싸게 팔고 나갈 기회를 줬고, 피해는 정부의 증시 부양 정책을 믿은 '개미투자자'들에게 돌아갔다"고 비판했다.
이에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기금운용위원회에는 노사와 가입자, 수급자 등 다양한 각계 대표들이 참여하고 민주적인 의사결정을 통해 결정이 이뤄진다"며 "정부의 주문 사항이 그대로 통과된 것은 경험해 본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김 이사장은 "당시 1월과 5월 결정은 모두 만장일치였다"며 "당시 한국 증시 상황에 대해 전문가들이 낙관적으로 봤기 때문에 그런 결정이 내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인영 민주당 의원은 지방선거를 위한 증시 부양 조치였다는 야당 주장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 의원은 "지방선거 때문에 리밸런싱을 유예했다고 한다면 오히려 선거 전에 성과를 만드는 쪽으로 리밸런싱을 해 지방선거에 활용하는 게 더 좋았을 것"이라며 "그건 좀 안 맞는 얘기 같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증시 부양에 국민연금이 역할을 하기 위해 리밸런싱을 유예했다는 것도 안 맞는 게, 실제로 추가 매수를 하지 않았다"며 "국민연금이 주식을 매수해 증시를 부양한 게 아니라 국민연금이 사놓았던 주식의 가치가 상승하면서 리밸런싱 논란에 들어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이사장은 "국민연금은 장기투자자로서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것이 목표"라며 "시장 상황에 따라 매도와 매수를 반복하면 오히려 비용이 발생하고 장기적인 수익에도 마이너스가 된다"고 답했다.
hi_nam@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