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와 한국국제정치학회는 14일 서울 LW컨벤션에서 ‘국익중심 실용외교 구현을 위한 외교다변화 추진 방안’을 주제로 정책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미·중 경쟁과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기조로 규칙 기반 국제질서와 다자주의가 약화하는 상황에서 한국의 외교적 선택지를 넓히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고자 마련됐다.
정한범 한국국제정치학회 회장의 개회사에 이어 종합발표에 나선 이수형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박사는 한국 외교가 대미 중심의 강대국 외교와 중견국 연대, 글로벌 사우스 외교가 중첩된 단계에 있다고 진단했다.
이 박사는 강대국 외교를 중시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제약을 인정하면서도 구체적인 국익 확보를 위해서는 가치와 이념에 치우치지 않는 탈이념적 외교다변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4일 서울 LW컨벤션에서 열린 외교정책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국제정치학회)
방위산업을 외교다변화의 수단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최기일 상지대 교수는 한국산 무기체계에 대한 해외 수요 증가를 외교적 자산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기존 국방공공외교의 범위를 방산 분야까지 확대하고, 공적개발원조(ODA)와 연계한 ‘방산공공외교’ 기반의 국제방산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AI와 원전 분야에서도 중견국 협력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최용섭 선문대 교수는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형성되는 AI 기술 질서 속에서 한국의 소버린 AI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 중견국 간 협력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구체적인 대안으로 각국의 역량을 연계하는 ‘네트워크형 소버린 AI’ 구상을 제안했다.
김유철 덕성여대 교수는 환경·원전 분야에서 중견국 간 협력이 중국에 대한 의존 위험을 줄이는 디리스킹(de-risking)에 기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동시에 미국의 국제적 리더십 공백을 일정 부분 보완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과의 협력을 기존 원조 중심에서 상호호혜적 경제협력 관계로 전환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김은옥 민주연구원 발표자는 글로벌 사우스와의 관계를 일방적인 원조 제공에서 벗어나 산업화와 기술이전, 인력양성을 포괄하는 가치사슬 구축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한 실행 방안으로 ‘코리아 파트너십 네트워크(Korea Partnership Network)’ 구축과 재외공관 중심의 ‘팀 코리아 협의체’ 제도화를 제안했다.
박민정 국립외교원 교수는 인도와 아세안을 한국 외교다변화의 핵심 협력 대상으로 제시했다. 기존 협력국과 새로운 거점국가를 연결하는 ‘이중 J축’ 협력 구도를 바탕으로 기존 신남방정책을 발전시킨 ‘신남방 2.0’ 추진 방안을 설명했다.
제성훈 한국외대 교수는 중앙아시아 국가들과의 협력을 평화의 연대, 번영의 축, 교류의 네트워크라는 세 가지 방향에서 재설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상현 전북대 교수는 중남미 국가들과의 정상외교에서 도출된 합의와 성과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도록 실제 사업과 제도로 연결하는 후속 이행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이중구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소현철 상지대 교수, 이윤정 서울대 교수, 오일석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강선주 국립외교원 교수, 곽성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 김소연 전북대 교수, 권기수 한국외대 교수 등 분야별 전문가들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