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조의장 "세일즈 외교 가장 중요…방산·청년대회 후속 정부에 전달"

정치

뉴스1,

2026년 October 15일, AM 06:00

조정식 국회의장. 2026.10.13 © 뉴스1 박기현 기자

7박 9일 유럽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조정식 국회의장은 "지금은 세일즈 외교가 가장 중요하다"며 크로아티아·그리스에서 확인한 방산 협력의 후속 과제를 정부에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조 의장은 귀국 전날인 지난 13일(현지시간) 그리스 아테네의 한 호텔에서 뉴스1 등 순방 기자단과 인터뷰를 통해 "귀국하면 여기서 확인한 후속 관심을 정부에 다 전달할 생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크로아티아에 대해서는 지난달 도입이 확정된 다연장로켓 천무를 언급하며 "천무 이후 후속으로 천궁-Ⅱ가 있다. 그것까지 가보자는 생각을 염두에 두고 이야기했다"고 했다.

그리스와는 '우리 조선 역량으로 그리스의 해군 역량을 부활시키는 것을 방산과 연계하자'는 의제를 고위급 차원으로 끌어올렸다고 자평했다. 그리스는 신형 잠수함 4척 도입을 추진 중이며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제안서를 낸 상태다.

조 의장은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정상외교는 아무리 많아도 40~50개국을 넘기 어렵다"며 "그 밖의 나라들은 의장이 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순방에서 조 의장은 대통령 2명과 총리 1명 등 모두 9차례 면담했다.

내년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청년대회(WYD)의 정부 추진단에 대해서는 "적어도 문체부(문화체육관광부) 차관급으로 격상하라고 정부에 이야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조 의장과의 일문일답.

-순방 기간이 짧지 않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우리나라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확실히 있다는 것을 재확인했다. 대통령과 총리, 의장을 모두 만났는데 직접 안내하겠다고 나서고, 면담도 예정된 시간을 훨씬 넘겨 가며 진지하게 이어 갔다.

-상대국 인사들을 만나면 주로 어떤 이야기를 하나.
▶취임하면서 의회외교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다. 고위급 교류로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고, 대한민국을 홍보하고 세일즈하는 것이다. 만날 때마다 'ABCDE'를 이야기한다. A는 AI(인공지능), B는 바이오, C는 컬처(문화), D는 디펜스(방위산업), E는 에너지다. 여기에 대한민국이 제조업 강국이라는 F까지 더하면 대통령이나 총리들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스에서는 무엇에 공을 들였나.
▶세일즈의 핵심은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에 대한 지원이다. 그리스는 우리 조선산업과 그리스의 해운 역량이 이미 결합돼 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우리 조선 역량으로 그리스의 해군 역량을 부활시키는 것을 방산과 연계하자는 것이다. 우리 제품을 잘 만들어 수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리스의 해군 현대화와 조선산업 중흥을 함께 이루겠다는 것으로, 기술 이전과 현지 건조도 포함된다.

-그리스 대통령 면담이 예정보다 길어졌다고 들었다.
▶12일 대통령 면담이 길어졌다. 통역을 거쳐 간단히 인사를 나누는 30분 일정이었는데, 점심 일정을 늦춰 가며 15~20분을 더 이야기했다. 기업들은 실무선을 거쳐야 해 고위급을 직접 만나기 어렵다. 이런 자리가 기업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

-의장으로서 의회외교의 중점은 어디에 두나.
▶세 가지다. 첫째는 고위급 교류를 통한 양국 의회 간 신뢰 구축이다. 외교는 스킨십이고 축적이다.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정상외교는 아무리 많아도 40~50개국을 넘기 어렵다. 그 밖의 나라들은 의장이 맡을 수 있다. 크로아티아에서는 대통령과 총리를 모두 만났다. 둘째는 세일즈 외교다. 한국 홍보와 양국 협력, 현지 진출 기업에 대한 가교 역할이다. 지금은 두 번째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셋째는 동포 사회 격려와 애로 해소다.

-현지 동포·기업의 애로가 실제로 풀린 사례가 있나.
▶크로아티아에서는 주재원 체류증 갱신 지연이 가장 큰 애로였다. 2년 만기라 갱신을 신청하면 빨라야 6개월에서 1년이 걸리고, 그동안 발이 묶인다. 크로아티아 국회 외교위원장과 식사하며 이 문제를 꺼냈더니 그 자리에서 내무부 장관에게 바로 전화하겠다고 했다. 그 건은 깔끔하게 해결됐다. 앞으로를 위해 대사관과 외교부 장관 간 소통 창구를 만들자고 지시하기도 했다.

-이번 순방에서는 세계청년대회도 중요한 부분이었다.
▶내년 세계청년대회는 지금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행사다. 40만 명 이상 현장에 모이고 성남 비행장에서 미사를 한다. 사고 없이 '대한민국이 정말 잘하는구나'라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그래서 대회 전에 교황청을 꼭 먼저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가톨릭 신자이기도 하다. 지난 7월 유흥식 추기경이 휴가차 한국에 왔을 때 따로 만나 조만간 찾아가겠다고 했다. 내가 요청한 것은 평화다. 교황께서 한반도 평화에 대한 메시지를 내 달라는 것이다. 교황청은 숙박부터 비자 문제까지 여러 가지를 물어 왔다. '돌아가서 정부와 협의하겠다. 걱정 없이 준비하겠다'고 설명했다.

-유흥식 추기경이 문화체육관광부 종무실장이 맡은 정부 추진단장을 차관급 이상으로 격상해 달라고 요청했다. 어떻게 전달할 계획인가.
▶나름대로 일리가 있는 이야기라고 본다. 추진단장이 문체부 실장인데, 이 행사는 국제 행사이고 여러 부처가 다 연결돼 있다. 법무부는 비자, 국토교통부는 교통, 행정안전부는 치안 문제다. 각 부처의 협조를 끌어낼 수 있도록 적어도 문체부 차관급으로 격상하라고 정부에 이야기할 것이다. 한정애·황희 의원과도 적어도 문체부 차관급이나 총리실 차원으로 격상해야 한다고 의견을 나눴다. 이번 방문 결과를 가지고 정부에 전달하겠다.

-크로아티아 국회의장은 해군·공군 현대화 파트너십을 맺고 싶다고 했다. 크로아티아와의 방산 협력은 어디까지 가나.
▶크로아티아는 천무를 샀다. 천무 이후 후속으로 천궁-Ⅱ가 있다. 그것까지 가보자는 생각을 염두에 두고 이야기했다. 천무가 공격 무기라면 천궁-Ⅱ는 방어 체계다. 이를 풀려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국가들은 방어 체계에서 레이더 정보 등이 공유돼야 하는데, 한국은 나토 회원국이 아니다. 다만 우리는 IP4(나토의 인도·태평양 파트너국)에 속해 나토 정상회의 초청 대상이다. 이는 모두 앞으로의 외교 과제이지만 그 토대를 지금 마련하고 있는 것이다.

-크로아티아 측이 다른 무기 체계에도 관심을 보였나.
▶드론 이야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론이 저비용으로 방어를 잘하는 것을 보고 한국 드론에 대해 물었다. 귀국하면 이런 후속 관심을 정부에 다 전달하고, 유럽·나토 관계는 정부와 보조를 맞춰 가며 풀어야 한다.

-그리스에도 큰 수주 사업이 걸려 있다. 국내 기업을 어떻게 지원하고 입법으로는 어떻게 뒷받침할 계획인가.
▶그리스도 물밑에서 검토에 들어갔고 우리 기업들이 지금 움직이고 있다. 이를 한 단계, 사실상 고위급 차원의 공론화로 끌어올린 것이다. 그리스의 방위산업과 조선산업의 새로운 중흥, 그리고 지중해 해양국가인 그리스가 해양 허브가 되는 데 우리가 기여하겠다며 파트너십을 맺자는 의제를 올렸다. 대통령도 관심을 보였다. 귀국하면 청와대와 정부에 전달하고, 그리스 의회 인사들을 꼭 초청할 것이다. 방한하면 조선소를 직접 둘러보거나 기업 본사에서 브리핑을 듣도록 연결하겠다. 국회에서 입법으로 보완할 것이 있는지, 내년 예산에 반영할 것이 있는지도 다시 점검하겠다.

-의회외교가 일회성이라는 지적이 있는데, 임기 내 의회외교는 어떤 방향으로 가나.
▶의회외교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시스템을 구축하고 유기적으로 연결해야 한다. 의장, 부의장, 친선협회장이 각자 따로 움직이지 않게 해야 한다. 순방에서 논의된 성과는 친선협회장과 공유하고, 상대국 인사는 꼭 초청한다. 22대 후반기 2년 동안 모든 것을 다 할 수는 없다. 내 몫은 이를 시스템화하고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그래서 외교안보수석실을 만들었고, 외교전략센터도 내년 예산에 반영해 내년에 출범시킨다. 다음 23대에 누가 의장이 되더라도 이 시스템 안에서 운영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내 몫이라고 생각한다.

masterk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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