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강훈식, 고별사…"대통령 사과는 제 불찰, 책임지는 게 옳다 생각"

정치

뉴스1,

2026년 October 15일, PM 02:41

강훈식 전 대통령비서실장 엑스(X) 갈무리.2026.10.15.© 뉴스1

강훈식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15일 사직서 수리 후 올린 고별글에서 "비서실의 장으로서 대통령께서 사과해야 하는 상황까지 오게 했다. 전적으로 제 불찰"이라며 "잠 못 이루는 주말을 보내고 대통령께 사의를 말씀드릴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강 전 실장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이름 앞에 따라붙는 직함이 없는 것이 퍽 오래간만"이라며 499일간 이재명 대통령을 보좌한 소회와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거취에 대한) 고민을 시작한 지 꽤 됐다"면서 "무엇 하나 제 탓이 아닌 게 없는 것 같아 괴로운 밤이 많았다. 대체로 사실일 것"이라고 적었다.

가장 괴로웠던 날로는 지난달 18일 이 대통령의 기자회견 날을 꼽았다. 강 전 실장은 "모시는 분의 입에서 부족했다, 송구하다는 말이 나올 때마다 비수가 날아드는 심정이었다"고 했다.

그는 "이후의 여론도 빠짐없이 듣고 보았다"면서 "사실과 다른 부분은 설명드릴 기회가 있을 터이고, 대부분의 비판은 수긍할 수 있었다"고 했다.

다만 "대통령을 더욱 단단히 지켜야 할 때 왜 나가느냐는 말씀은 많이 아팠다"며 "죄송하다. 그럼에도 책임을 지는 것이 옳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강 전 실장은 "오늘 대통령께서 사직서를 수리하셨다"며 "만사가 주마등처럼 스쳐갈 줄로만 알았는데, 그저 운이 좋았다는 생각만 거듭 든다"고 적었다.

이어 "무명의 강훈식을 키워주신 충남 아산의 주민들과 한 발 떨어져 있던 의원을 믿고 소임을 맡겨주신 당시 (이재명) 후보님이 계셨다"며 "청와대에 들어온 뒤에는 어린 비서실장의 말을 믿고 함께 뛰어준 수많은 직원들이 있었다"고 감사를 표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청와대에서 강훈식 전 비서실장에게 공로패를 수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10.15 © 뉴스1 이재명 기자

이 대통령에 대해서는 "탁월한 행정가이고, 대리인임을 잊지 않는 정치인이지만, 무엇보다 좋은 분"이라며 "모시는 내내 감탄하는 순간이 많았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더 보조를 맞춰 잘하고 싶다는 마음은 499일 동안 저를 움직인 가장 큰 힘이었다"며 "어깨너머로 배우게 해주신 세상이 무궁무진했다. 감사했다"고 밝혔다.

강 전 실장은 "청와대는 제 개인의 거취와 관계없이 언제나 흐트러짐 없는 대오를 유지할 것"이라며 "새로운 비서실장님과 제가 만나본 가장 유능한 참모들이 든든히 버틸 테니 염려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했다.

그는 취임 첫날부터 응원하고 비판한 모든 이들에게 감사하다며 "그 마음에 보답하고 싶어 조급했던 지난날도 돌아본다"고 했다.

이어 "더 잘할 수 있었던 순간들, 더 깊이 살폈어야 했던 일들을 오래 기억하겠다. 온전히, 빈틈없이 감사했다"며 "언젠가 또 인사 올리겠다. 늘 건강하고 행복하시기를 염원한다"고 글을 맺었다.

immun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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