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모두의 대통령, 옳은 방향…성공 서두르다 통합 소홀"

정치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16일, AM 05:06

[이데일리 황병서 김상윤 기자] 개혁의 속도는 의석으로 높일 수 있지만, 수명은 동의의 폭에 달려 있다. 출범 500일을 맞은 이재명 정부에 주어진 정치적 과제다. 대통령의 실행력과 여당의 다수 의석으로 정책을 밀어붙였다면, 다음 500일에는 중도층의 지지와 야당의 협력을 얻어 성과를 정착시켜야 한다는 주문이 적지 않다. 통합의 성적표도 무엇을 말했느냐보다 권력을 어떻게 쓰고 다른 의견을 얼마나 반영했느냐에 달렸다는 진단이다.

김형준 배재대 석좌교수(왼쪽) 및 윤종빈(한국정치학회 회장)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사진=이데일리DB)
김형준 배재대 석좌교수(왼쪽) 및 윤종빈(한국정치학회 회장)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사진=이데일리DB)
15일 김형준 전 한국선거학회 회장(배재대 석좌교수)은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재명 정부의 통합·포용 기조와 실제 권력 행사 사이에 간극이 있다고 진단했다. 선거 승리와 국회 다수 의석이 모든 정책 결정의 정당성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국민주권정부를 표방했다면 국민의 기본적 권리와 헌법적 가치를 지키고, 선출된 권력도 권력분립과 견제의 원칙을 존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가 강조한 것은 야당에 대한 존중과 권한 행사의 절제다. 반대편을 협의 상대로 인정하고, 힘이 있더라도 그 힘을 쓰는 데 자제력을 발휘해야 통합의 약속에 신뢰가 붙는다는 취지다.

국정운영의 큰 방향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봤다. 김 교수는 “대통령이 되면 그 나라를 어떻게 끌고 가려고 하는지 큰 방향성이 있어야 한다”며 현안마다 의견을 내는 것만으로는 국정의 목표를 보여주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정책 수정은 권위의 손상이 아니라 민주적 리더십의 조건으로 제시했다. 그는 “민주주의는 자기가 틀릴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며 비판을 듣고 잘못된 정책을 고치는 자세를 주문했다. 개혁 역시 이름만으로 정당성을 얻을 수 없으며 목표의 타당성과 국민적 합의, 합법적 절차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종빈 한국정치학회 회장(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은 성과를 서두를수록 방향과 통합을 함께 살펴야 한다고 제언했다. 윤 교수는 “대한민국의 성공을 위해서는 대통령이 성공해야 하는데, 지금 상황은 사면초가에 가깝다”며 “지금 대통령에게 필요한 고민은 ‘속도냐 방향이냐’, 그리고 ‘속도냐 통합이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윤 교수는 지지층에 머무르지 않고 중도층으로 외연을 넓히며 야당과의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사에서도 자기 사람만 기용하기보다 다른 목소리를 내는 인물을 참여시키고, 야당과 정치적 접점이 있는 인사를 참모진에 기용해 소통 통로를 넓히는 방안을 제시했다. 단순히 야당 인사를 만나는 데 그치지 않고 다양한 의견을 실제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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