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성장, 국민 삶 연결"…'李경제책사' 이한주가 그린 '진짜성장'

정치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16일, AM 05:43

[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연애만 열심히 하고 결혼 안 하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이재명 대통령의 ‘경제책사’로 불리는 이한주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은 한국경제의 혁신을 이렇게 빗댔다. 정부는 지원하고 기업은 기술을 개발하지만, 국민의 일자리·소득으로 이어지는 마지막 고리가 약하다는 것이다. 연구실의 성과를 시장으로, 일부 기업의 성장을 국민의 삶으로 연결해야 한다는 게 그가 제시한 ‘진짜성장’의 출발점이다.

이 이사장은 15일 서울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열린 이데일리 퓨처스 포럼에서 ‘2045 대한민국 미래전략: 진짜성장과 기본사회’를 주제로 강연했다. 이 대통령과 성남시장 시절부터 정책을 논의해온 그는 진짜성장과 기본사회가 서로를 뒷받침하도록 대선공약과 국정과제를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이한주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이 1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이데일리 퓨처스 포럼’에서 '2045 대한민국 미래전략'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이한주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이 1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이데일리 퓨처스 포럼’에서 '2045 대한민국 미래전략'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그 회사가 그 회사”…혁신, 고용·소득으로

이 이사장의 진단은 투자 부족보다 혁신의 확산에 초점을 맞췄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R&D) 투자 비율은 2024년 5.13%로 세계 2위다. 그러나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미국의 59% 수준으로 OECD 37개국 중 30위에 머물렀다. 총요소생산성(TFP)의 연평균 증가율도 2014~2023년 0.13%에 그쳤다.

그는 “우리가 기술 개발에 소홀해서 그런 것 아니다”라며 혁신이 일부 부문에서만 일어나는 구조를 지적했다. 대기업·제조업·수도권의 기술 발전이 중소기업·서비스업·지역으로 충분히 퍼져나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기업 생태계도 수십년간 주요 대기업의 구성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며 “대체로 그 회사가 그 회사”라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기술들이 실험실과 연구실에 머물러서는 안 되고 시장으로 나와야 한다”며 “시장에서 구체적으로 국민들의 소득과 고용으로 나타나지 않는다면 진짜 기술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진짜성장’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드는 ‘혁신성장’과 기회·성과를 확산하는 ‘모두의 성장’을 결합한 개념이다. 기술사업화와 혁신기업의 성장을 촉진하고, AI 등을 중소기업·서비스업·지역으로 확산해 경제 전체의 생산성을 높이는 구상이다.

‘모두의 성장’은 성장 이후 분배를 보완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는 일부는 성장하고 다른 쪽은 뒤처지는 ‘K자형 성장’을 거론하며 “다 벌어지고 나서 나중에는 안 고쳐진다”고 말했다. 격차를 줄이는 과제를 “정책에 아예 내장을 하자”고 생각해 성장전략에 처음부터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밥은 국민 모두가”…삶의 안정이 다음 성장으로

기본사회는 성장과 국민 삶을 잇는 또 다른 축이다. 이 이사장은 2014년 이 대통령의 성남시장 재선 이후 인수작업을 이끌며 기본소득 등 새로운 사회 실험을 검토했던 경험을 소개했다. 다만 기본사회가 기본소득만으로 구성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존 복지국가를 일을 할 수 없게 된 사람을 보호하는 체계로 설명한 뒤, 사회의 지원 여력이 커진 상황에서는 “밥은 국민 모두가 먹을 수 있게 해야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인간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을 담은 헌법 제10조도 구상의 근거로 들었다.

이 이사장은 기본사회의 축으로 생활안정·생애역량·전환 기회를 제시했다. 돌봄·의료·주거·소득의 기반을 보장하고, 평생학습과 재훈련으로 역량을 키우며, 전직·재취업·재창업을 지원하는 체계다.

삶의 안정은 산업 전환의 조건이기도 하다. 실직·폐업이 생계의 붕괴로 이어진다면 사람들은 기존 일자리와 사업을 떠나기 어렵다. 생활을 유지하며 배울 수 있어야 새로운 산업으로 이동할 수 있다. 이 이사장은 이를 “기업이 아니라 사람을 보호하는 제도가 혁신을 가능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이 이사장은 “성장을 통해서 기본사회의 역량을 만들고, 기본사회는 다시 진짜성장을 할 수 있는 뒷받침을 만들도록 공약을 만들자”며 국정과제 설계의 취지를 밝혔다.

다만 이러한 선순환을 시작할 재원과 이해관계 조정, 구체적인 성과 목표는 풀어야 할 과제로 남는다. 생활안정과 재교육·재도전 지원에는 선제적인 지출이 필요한 만큼, 성장의 과실이 본격화하기 전 비용을 어떻게 마련할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재명 정부는 반도체 초과세수를 활용해 미래대응기금을 만들어 주택공급, 일자리 안정, 포용금융 등 ‘3대 핵심사회정책’을 펼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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