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재판 중단·지귀연 징계 놓고 여야 신경전…'사법 독립' 공방(종합)

정치

뉴스1,

2026년 October 16일, PM 05:47

김대웅 서울고등법원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등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6.10.16 © 뉴스1 신웅수 기자

이재명 대통령 사건 재판 중단의 적법성과 지귀연 북부지법 부장판사에 대한 징계 정당성을 놓고 16일 여야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신경전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 사건 재판부가 법적 근거 없이 사실상 재판을 중단했다며 재개를 촉구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헌법에 따른 정당한 결정이라고 반박했다.

오후에 진행된 국감에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구속취소 결정을 내렸던 지 판사에 대한 징계 문제로 전선이 옮겨졌다. 국민의힘은 징계 절차를 압박으로 규정하며 사법부 독립을 침해한다고 주장했고, 민주당은 법원의 징계 절차가 소극적이라며 맞섰다.

野 "李 재판 중단 직무유기 소지"…與 "헌법 근거한 결정"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서울고등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파기환송심이 '기일 추정' 방식으로 중단된 점을 문제 삼았다. 기일 추정은 재판을 종결하지 않은 채 다음 재판 날짜를 지정하지 않고 추후 정하는 절차다.

김태규 국민의힘 의원은 김대웅 서울고법원장을 향해 "우리나라에 재판 중지 제도가 있느냐"고 물은 뒤 "재판 중지 제도도 없는데 법상 권한 없이 기일만 추정해 놓고 사실상의 중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은 자칫 직무유기나 소송지휘권 남용으로 볼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김 의원은 헌법 제84조에 따른 대통령의 불소추특권을 재판 중단의 근거로 삼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헌법 제84조는 소추의 주체인 검사에게 명령한 것"이라며 "'헌법 선생님'이 검사에게 '너 이거 하지 마'라고 하니 옆에서 눈치 보던 판사가 자기한테 시키지도 않았는데 '저도 하지 말까요'라고 하는 것"이라고 비유했다.

같은 당 윤상현 의원도 헌법 제84조의 '소추'는 기소만을 의미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며 재판 재개를 촉구했다. 그는 "대통령은 힘이 있다고 재판을 중단하고 일반 사람들에게는 엄격한 법 집행을 하는 게 무슨 법 앞의 평등이냐"며 "유죄를 선고하라는 게 아니라 헌법과 법률에 따라 절차대로 재판을 속행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담당 재판부와 재판 재개 여부를 협의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김 원장은 "재판에는 전혀 관여할 수 없다"며 "재판 독립의 원칙에 따라 법원장에게 어떠한 사항도 보고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반면 민주당은 헌법 제84조에 따른 재판 중단의 정당성을 강조하며 야당의 주장을 반박했다. 김한규 민주당 의원은 김 원장에게 "야당 위원님이 반복해서 이 대통령 사건의 재판이 중단된 것을 담당 재판부의 직무유기나 소송지휘권 남용이라고 주장하는데 법원장님도 그렇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김 원장이 "그렇지는 않고 헌법 조항에 근거해서 중단해 놓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하자 김 의원은 "헌법 제84조에 따라 현직 대통령이 직무에 충실할 수 있도록 이미 기소된 재판도 중단하는 게 맞는다고 개별 재판부들이 판단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이 대통령 재판을 중단한 재판장들이 지난달 28일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된 사실을 언급하며 "수사할 가치가 있는 건이냐"고 물었다. 이에 김 원장은 "제 생각에는 범죄로 성립하는 건 아니라고 판단이 든다"고 답했다.

김 의원이 재판부가 별도의 중지 선언 대신 기일 추정 방식을 택한 것이 위법한지 재차 묻자 김 원장은 "현행 제도하에 있는 방식을 활용한 것으로 생각한다"며 위법하지 않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박균택 민주당 의원은 헌법학자들의 견해를 제시하며 재판 중단의 법적 근거를 뒷받침했다. 그는 10명의 헌법학 교수 이름과 저서 내용을 언급하며 "(이들의) 교과서를 정리한 결과 관련 내용을 기술한 8명 모두 소추가 중지된다는 것은 기소와 형사재판이 모두 중지된다는 뜻이라고 서술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헌법학계에서 관련 내용을 기술한 분들은 모두 재판이 중단된다고 해석하고 있다"며 "이를 자꾸 논쟁거리로 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오민석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등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6.10.16 © 뉴스1 신웅수 기자

지귀연 징계 절차에 野 "판사 겁주기" 與 "제 식구 감싸기"
오후에는 지귀연 부장판사의 향응 수수 의혹을 둘러싼 수사·징계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여야는 지 판사에 대한 조치가 사법부 독립을 침해하는 압박인지, 법관 비위에 대한 정당한 책임 추궁인지를 놓고 엇갈린 시각을 드러냈다.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은 지 판사가 윤 전 대통령의 구속취소를 결정한 뒤 향응 수수 의혹으로 수사와 징계를 받게 됐다고 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취소 결정 당시 구속기간 산정 방식을 두고 법리적 이견이 있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며 "이론을 가지고 범죄로 만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더 범죄를 걸 게 없으니까 결국 1인당 100만 원 정도의 향응을 받은 것을 걸어서 정치적으로 망신을 주고 징계까지 하게 만든 것"이라며 "결국 판사들을 겁주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김한규 민주당 의원은 김민전 의원의 주장을 반박하며 법원의 징계 절차가 적절했는지를 따져 물었다. 그는 윤상도 서울북부지법원장에게 "아까 야당 위원님이 지귀연 부장판사가 억울하게 핍박을 받는 것처럼 질의했다"며 "향응 수사로 고발돼 수사하는 게 사법 독립을 침해하는 일이라고 하셨는데 법원장님도 그렇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윤 법원장은 "의견을 밝힐 입장은 아니다"라며 "일도양단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지 부장판사가 변호사들로부터 두 차례 향응을 제공받은 의혹을 거론하며 법원이 과태료 부과 절차 대신 징계부가금 심의를 택한 경위를 집중 추궁했다. 징계부가금은 공무원이 금품·향응 수수 등의 비위를 저질렀을 때 기존 징계 외에 추가로 부과하는 금전적 제재다.

김 의원이 청탁금지법상 과태료 부과 절차를 진행했는지 묻자 윤 원장은 "과태료 절차를 진행하지 않고 대신 징계 청구를 할 때 징계부가금 금액을 표시해 징계위원회에서 심의하도록 조치했다"고 답했다.

이에 김 의원은 "징계부가금을 부과하면 과태료를 부과하지 않을 수도 있는데, 선택적으로 할 수 있지만 통상적으로 징계부가금은 위반 금액의 최대 2배 정도"라며 "청탁금지법상 과태료는 2배에서 5배 이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징계부가금 부과 방식이 당사자에게 유리할 수 있다고 했다.

청탁금지법상 금품수수는 직무와 관련해 100만 원 이하로 수수했을 경우 수수 금액의 2배 이상 5배 이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규정한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 결과에 따르면 지 부장판사는 변호사들과 주점에서 두 차례 술자리를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2023년 8월 변호사 2명과의 술자리에서 409만 원, 2024년 9월 4명과의 술자리에서 416만 원의 술값이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공수처는 동일인으로부터 1회 100만 원을 초과하는 접대를 받으면 처벌하도록 한 청탁금지법에 따라 2023년 8월 술자리만 형사처벌 대상이라고 판단해 지 부장판사를 기소했다. 다만 동석한 변호사들이 대가를 바라고 비용을 지불했는지는 입증하기 어렵다고 보고 뇌물 혐의는 적용하지 않았다.

김 의원은 "현직 변호사에게 룸살롱에서 접대를 받았는데 직무 관련성이 없느냐"며 "판사들이 변호사에게 접대를 받아도 사안에 따라 직무 관련성이 없다고 처벌받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윤 법원장은 "그 부분은 향후 징계심의에서 결정할 문제"라며 "징계위원회나 형사 공판에서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김 의원은 "과태료 부과 절차를 진행하지 않고 징계위원회에 회부한 것"이라며 "법원이 제 식구 감싸기를 하려는 것 아니냐"고도 비판했다.

한편 윤 원장은 지 판사가 지난 2일 자 대법원 인사발령로 재판 업무에서 배제돼 현재 사법연구 업무를 맡고 있다고 밝혔다. 지 판사에 대한 징계 청구는 지난 1일 이뤄졌으며 징계심의가 예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hi_na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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