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민석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등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2026.10.16 © 뉴스1 신웅수 기자
여야는 국정감사 2주 차인 16일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재판 중단과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의 국감 제척 문제, 유승민 전 의원 딸의 특혜 임용 의혹 등 문제를 놓고 곳곳에서 충돌했다.
국회는 이날 법제사법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등 11개 상임위원회의 국감을 진행했다.
여야는 법사위의 서울고등법원 등에 대한 국감에서는 이 대통령 파기환송심이 기일 추정 방식으로 중단된 점을 놓고 맞섰다. 기일 추정은 재판을 종결하지 않은 채 다음 재판 날짜를 지정하지 않고 추후 정하는 절차다.
김태규 국민의힘 의원은 김대웅 서울고법원장을 향해 "재판 중지 제도도 없는데 법상 권한 없이 기일만 추정해 놓고 사실상의 중지를 하고 있다"며 "자칫 직무 유기나 소송지휘권 남용으로 볼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헌법 제84조의 불소추특권을 근거로 삼는 데 대해서도 "헌법 제84조는 소추의 주체인 검사에게 명령한 것"이라며 "검사 친구와 판사 친구가 있는데 '헌법 선생님'이 '너 이거 하지 마'라고 하니까 옆에서 눈치 보던 판사 친구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저도 하지 말까요'라며 기겁하는 것"이라고 비유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도 "대통령은 힘이 있다고 재판을 중단하고 일반 사람들에게는 엄격한 법 집행을 하는 게 무슨 법 앞의 평등이냐"며 "유죄를 선고하라는 게 아니라 헌법과 법률에 따라 절차대로 재판을 속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법원장은 직무 유기라는 야당 주장에 "그렇지는 않고 헌법 조항에 근거해서 중단해 놓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재판부를 상대로 한 고발에 대해서도 "제 생각에는 범죄로 성립하는 건 아니라고 판단이 든다"고 했다.
반면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헌법 제84조에 따라 현직 대통령이 직무에 충실할 수 있도록 이미 기소된 재판도 중단하는 게 맞는다고 개별 재판부들이 판단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균택 민주당 의원은 헌법학 교수 10명의 저서를 거론하며 "관련 내용을 기술한 8명 모두 소추가 중지된다는 것은 기소와 형사재판이 모두 중지된다는 뜻이라고 서술했다"며 "이를 자꾸 논쟁거리로 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두둔했다.
오민석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등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6.10.16 © 뉴스1 신웅수 기자
오후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구속취소를 결정한 지귀연 부장판사의 향응 수수 의혹이 쟁점이 됐다.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은 "더 범죄를 걸 게 없으니까 결국 1인당 100만 원 정도의 향응을 받은 것을 걸어서 정치적으로 망신을 주고 징계까지 하게 만든 것"이라며 "결국 판사들을 겁주기 위한 것이다. 말을 잘 듣지 않으면 지귀연처럼 될 것이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한규 의원은 이에 "향응 수사로 고발돼 수사하는 게 사법 독립을 침해하는 일이냐"고 반문한 뒤, 서울북부지법이 과태료 부과 없이 징계부가금으로 처리한 점을 문제 삼았다.
이어 "현직 변호사에게 룸살롱에서 접대를 받았는데 직무 관련성이 없느냐"며 "법원이 제 식구 감싸기를 하려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윤상도 서울북부지법원장은 "과태료 절차를 진행하지 않고 대신 징계 청구를 할 때 징계부가금 액수를 표시해 징계위원회에서 심의하도록 조치했다"고 답했다.
김대웅 서울고등법원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등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 선서문을 서영교 위원장에게 제출하고 있다. 2026.10.16 © 뉴스1 신웅수 기자
과방위의 한국방송공사(KBS) 등에 대한 국감은 이진숙 의원의 제척 문제를 둘러싼 공방 끝에 본질의를 시작하지 못한 채 정회했다. 과방위는 지난 12일 범여권 주도로 제척 안을 의결했고, 국민의힘은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과 효력정지 가처분을 청구한 상태다.
이진숙 의원은 "YTN의 민영화와 관련해서 저 이진숙이 관여한 사실은 전혀 없다"며 "10명의 민주당 의원과 범여권 2명의 의원이 제가 가진 신성한 질의 권한을 박탈할 권한은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정헌 민주당 의원은 "자신이 내린 결정을 자신이 따지고 자신이 관여한 행정을 자신이 평가하게 된다면 이것이 감사냐"며 "셀프 감사를 통한 자기변호가 될 뿐"이라고 맞받았다.
야당 간사인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한 국회의원을 억지로 다수결의 힘으로 국정감사장에서 입을 막는다는 것은 국민들이 보시기에도 우리 국회가 정상적이지 않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 과정에서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은 여당 간사인 한준호 민주당 의원의 'KBS 보도 외압' 의혹을 거론하며 제척을 요구하는 맞불을 놓기도 했다.
공방 과정에서 이훈기 민주당 의원이 "즐기고 있냐, 실실 웃으면서"라고 쏘아붙이자, 이진숙 의원이 "무슨 소리냐. 내가 왜 실실 웃고 있냐"고 맞받으면서 회의장이 한때 소란스러워지기도 했다.
민주당 소속 송기헌 과방위원장은 "국회법에 위원회 의결이 있고 난 이후에 다른 절차에 의해서 그것이 효력이 정지된다는 규정이 없다"며 이 의원에게 발언권을 주지 않겠다고 정리했다.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한국방송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사진행 발언을 하고 있다. 2026.10.16 © 뉴스1 신웅수 기자
교육위원회의 인천대 등에 대한 국감에서는 유승민 전 의원의 딸 유담 인천대 교수의 임용 특혜 의혹이 핵심 쟁점이 됐다. 특히 경찰이 이인재 인천대 총장을 불구속 입건해 공소청에 송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방이 격화했다.
여당 간사인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국감) 당시 채용 비리와 관련해 양심을 걸고 문제가 없다고 답변했는데 지금은 어떠냐"고 물었다. 이 총장이 "지금도 그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하자, 고 의원은 "작년하고 상당히 많이 달라지셨다"며 수사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했다.
백승아 민주당 의원도 "작년 교육위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문제가 사실로 드러난 것"이라며 "지난 국감 때 위증한 사항은 없는지도 낱낱이 살펴보겠다"고 했다.
반면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 부분은 공소청에서 다시 판단을 받아봐야 하기 때문에 결코 확정된 것이 아니다"라고 방어했다.
야당 간사인 이인선 국민의힘 의원도 인천대 국감 당일 송치 사실이 알려진 점 등을 거론하며 "수사권을 가져간 경찰이 정말 정치 경찰이 되고 싶은 면모를 다시 보여주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백남종 서울대학교병원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의 서울대학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6.10.16 © 뉴스1 유승관 기자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농협중앙회 등에 대한 국감에서는 농협 개혁이 도마 위에 올랐다.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은 "2021년부터 2025년까지 농협 임원에 대한 조치는 단 한 건도 없었는데 올해 특별감사에서는 임원 조치만 7건이 나왔다"고 지적했고, 이재관 민주당 의원도 "부실 우려 조합이 늘어나는 것은 중앙회의 감사와 경영진단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농협중앙회장 직선제를 놓고는 여야 간 시각차가 드러났다.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은 "회장 직선제가 도입되면 선거가 정치적 영향력에 노출될 수 있다"고 우려한 반면, 이재관 의원은 "정치적 영향력으로부터 중립적이고 독립적으로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농업협동조합중앙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6.10.16 © 뉴스1 유승관 기자
보건복지위원회의 국민건강보험공단·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감에서는 여야가 건강보험 재정 악화를 두고 한목소리로 우려를 표했다.
이수진 민주당 의원은 "국고 지원은 법정 기준을 계속 지키지 않고 있다"며 "지난 10년간 미지급된 금액만 약 20조 원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조배숙 국민의힘 의원도 "당기수지 흑자가 급감하고 있고 잘못하면 적립금이 2029년쯤 소진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ssh@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