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한국방송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자신에 대한 국감 제척안과 관련해 송기헌 위원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2026.10.16 © 뉴스1 신웅수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16일 KBS 국정감사가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의 감사 참여 문제를 둘러싼 여야 충돌로 파행을 빚었다. 여야 의원들이 고성을 주고받는 가운데 감사가 두 차례 중단됐고, 끝내 재개되지 못하면서 정작 KBS에 대한 질의는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16일 국회에 따르면 과방위는 이날 오후 6시 17분쯤 감사를 중지한 뒤 재개하지 못했다. 기관증인들도 모두 퇴장했고 간사 간 협의도 멈춰, 차수 변경이 없는 한 회의는 자정에 자동 종료된다. 위원장실 관계자는 뉴스1에 "협의가 안 되는데 회의를 열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서 국감은 오후 2시 36분쯤 시작됐지만 약 1시간 30분 만에 처음 중지했고, 오후 5시 16분쯤 재개한 뒤에도 의원 4명밖에 주질의를 하지 못한 채 다시 중단됐다.
이진숙 "질의 권한 박탈 못 해"…범여권 "셀프 감사"
첫 충돌은 기관장 인사말을 들은 뒤부터 곧바로 시작됐다. 이진숙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에서 자신에 대한 제척 의결에 유감을 표하며 "YTN의 민영화와 관련해서 저 이진숙이 관여한 사실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어 "10명의 민주당 의원들과 범여권 2명의 의원들이 제가 가진 신성한 질의 권한을 박탈할 권한은 없다"고 주장했다.
과방위는 지난 12일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등에 대한 국감 도중 범여권 주도로 이진숙 의원 제척안을 의결했다. 국민의힘은 이후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과 효력정지 가처분을 청구했다.
범여권은 이진숙 의원이 방송통신위원장 시절 내린 결정이 이날 감사 대상과 얽혀 있다며 맞섰다.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신이 내린 결정을 자신이 따지고 자신이 관여한 행정을 자신이 평가하게 된다면 이것이 감사냐"며 "셀프 감사를 통한 자기 변호가 될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주희 민주당 의원도 "그 결정을 내린 당사자가 이 자리에 앉아 있을 수는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한국방송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자신에 대한 국감 제척안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언쟁을 벌이고 있다. 2026.10.16 © 뉴스1 신웅수 기자
반면 야당 간사인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한 국회의원을 억지로 다수결의 힘으로 국정감사장에서 입을 막는다는 것은 국민들이 보시기에도 우리 국회가 정상적이지 않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공방 과정에서 고성도 오갔다. 이훈기 의원이 "즐기고 있냐, 실실 웃으면서"라고 쏘아붙이자 이진숙 의원이 "무슨 소리냐. 내가 왜 실실 웃고 있냐"고 맞받으면서 회의장이 한때 소란스러워졌다.
민주당 소속인 송기헌 과방위원장은 "다른 사정이 없는 한 저는 이진숙 위원님께 오늘 발언을 드리지 않도록 하겠다"며 간사 간 협의를 위해 중지를 선포했다.
1시간 10분 만에 재개된 국감에서도 접점은 나오지 않았다. 이진숙 의원은 "만약에 제가 문제 발언을 하면 위원장께서 제지하시고 제가 그 관련 발언은 하지 않겠다고 말씀드렸다"며 "제가 질의할 권한을 뺏는다면 이것은 다수에 의한 폭력이다. 다수 독재다"고 반발했다.
송 위원장은 "우리 과방위 결의가 변경이 되거나 또는 무효화되지 않는 한 그 결의를 그대로 존중하는 것이 위원장으로서 맞는 판단"이라며 주질의를 시작했다. 시작 2시간 50여 분 만이었다.
'KBS 외압' 신상발언 공방…이진숙 순서 건너뛰자 또 중지
질의 도중에는 KBS의 김승원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 관련 보도 뒤 한준호 민주당 의원실 보좌진이 KBS에 전화한 일로 불거진 외압 의혹을 두고도 공방이 벌어졌다.
서천호 국민의힘 의원은 한 의원이 공개한 KBS 해명 문서와 자신이 받은 문서를 비교하며 "KBS 보도 관계자 전화가 있었던 사실을 확인했다 하는 부분이 빠졌다"고 주장했다.
실명이 거론되자 한 의원은 신상발언에서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을 겨냥해 "MBC 전 사장 해임되고 법원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까지 확정된 범죄자 아니냐"며 "여기에 대해서 제척사유냐"고 되물었다.
김 의원은 "한준호 정치 아나운서가 이 당 저 당 기웃하다가 정치 아나운서로 청와대로 간 것"이라고 맞받으며 "한준호 간사는 KBS에 관한 거라도 제척해야 되는 것 아니냐"고 했다.
국회 과방위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간사와 최형두 국민의힘 간사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정보통신산업진흥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6.10.15 © 뉴스1 황기선 기자
이어진 자신의 질의에서 한 의원은 참고인으로 나온 최광호 KBS 기자협회장에게 외압 여부를 물었다. 최 회장은 "이번 사안에 대해서 외압 이야기가 계속 나오는 것은 저는 동의하기는 어렵다"며 "회사 측조차도 외압이라고 판단하고 있지 않다는 게 제가 내린 결론"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 정회는 다음 질의 차례에서 벌어졌다. 송 위원장이 제척 의결에 따라 이진숙 의원 순서를 건너뛰고 황정아 민주당 의원을 호명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반발했고, 송 위원장은 "상황에 대한 정리를 위해서 국정감사를 잠시 중지하겠다"며 감사를 멈췄다.
국민의힘 과방위원들은 이날 밤 간사간 합의가 불발된 직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초유의 국감 파행과 법치 파탄의 모든 책임은 여당 상임위원장과 민주당에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며 "보도 외압 의혹의 당사자인 한준호 의원은 KBS 국정감사 관련 모든 질의에서 스스로 회피하라"고 촉구했다.
국감이 끝내 재개되지 못하면서 이날 다루지 못한 KBS 감사는 오는 22일 방미통위 소관 기관 종합감사로 넘어가게 됐다.
한편 박장범 KBS 사장은 세계공영방송총회 의장 역할을 이유로 이날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범여권 의원들의 요구에 KBS 측은 행사를 마친 뒤 오후 8시께 출석할 수 있다고 했지만, 국감이 재개되지 않으면서 박 사장의 출석도 이뤄지지 않았다.
masterki@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