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 빨대'로 사면초가 몰린 추미애 …野 '사퇴' 공세에 與서도 '경고'

정치

뉴스1,

2026년 October 18일, PM 01:42

추미애 경기지사가 지난 17일 경기 부천시 순천향대학교 병원 장례식장에서 부천 도장공장 화재 사망 소방관의 조문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10.17 © 뉴스1 이호윤 기자

추미애 경기지사가 '소방 재정 빨대' 발언에 소방관 순직 사건까지 겹치면서 사면초가에 몰렸다. 뒤늦게 사과했지만 국민의힘의 사퇴 공세에 소속 정당인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의 경고까지 한꺼번에 공격이 쏟아진 모양새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추 지사는 전날 부천 공장 화재로 순직한 고(故) 김진석 소방위의 빈소를 찾아 소방 예산 관련 발언을 사과했다. 지난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소방 예산을 '골치 아픈 재정 빨대'에 빗댄 지 나흘 만이다.

문제가 된 발언은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이 소방 예산의 국비 비중을 높여 달라고 요구해야 한다고 하자 추 지사가 '위원님 말씀처럼'이라며 호응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경기도는 국가직인 소방공무원의 재정을 지자체가 대부분 부담하는 현실을 강조하려던 취지라고 해명해 왔다.

국민의힘은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에도 페이스북에 "진짜 재정 빨대는 추미애 본인"이라며 "사퇴를 바라시니까 사퇴하라"고 적었다. 추 지사가 빈소에서 한 '사과를 바라시니까'라는 말을 되받은 것이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같은 날 논평에서 "스스로 도민의 골칫거리가 된 도지사, 이것이 추미애식 도정인가"라고 했고,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번 사과는 여론 악화와 당 지도부의 압박에 못 이겨 내놓은 '등 떠밀린 사과'에 불과하다"고 했다.

공세의 소재는 경기도 예산으로도 옮아갔다. 국민의힘 경기도당은 지난 16일 경기도가 추가경정예산에서 소방 차량 보강 예산 26억 5000만 원을 감액하고 구매 계획을 103대에서 78대로 줄였다고 지적했다. 순직 소방관을 기리는 '경기소방 119메모리얼데이' 사업비 1억 원도 전액 삭감 대상에 올랐다.

소방노조도 반발했다. 한국노총 소속 한국소방공무원노동조합은 지난 15일 성명에서 "소방관들의 목숨값이 고작 지자체 예산이나 갉아먹는 '빨대'냐"고 했다.

가장 곤혹스러운 대목은 민주당 내부에서 나왔다. 민주당은 지난 16일 이용우 대변인, 전날 이주희 원내대변인에 이어 김민석 대표까지 이틀 새 세 차례 추 지사보다 먼저 당 차원의 사과를 냈다. 민주당 경기도당위원장과 지역위원장, 선출직 공직자 일동도 전날 성명을 내 사죄했다.

김 대표는 전날 언론 공지에서 "당사자에게도 깊은 자성 어린 사과를 요청했다"며 "당 소속 공직자들의 이런 부적절한 발언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깊은 숙의를 거쳐서 조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의 경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추 지사가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 인선에 공개 반대하자 김 대표는 지난 8일 '당에서 제어하겠다'고 했고, 12일에는 자제시키려는 노력이 '임계점'에 달하고 있다고 했다. '제어'와 '임계점'을 거쳐 이번에는 '조치'를 꺼냈다.

김 대표의 날 선 반응은 이 대통령과 추 지사 사이가 벌어져 있었던 탓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지난 11일 엑스(X·옛 트위터)에 "서민들의 혈세로 온갖 호사는 다 누리면서 힘없는 서민들에는 더 가혹"이라고 썼다. 경기도의 복지 예산 삭감과 12억 원대 전세 관사 논란이 불거진 때였다.

화재 이후 이 대통령은 지난 16일 전국체전 개회식에서다친 소방관들에게 '천금을 준들 아깝겠나'라고 했고, 전날 빈소를 찾아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했다. 이재명 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을 지낸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 "그 말로 상처받은 분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먼저 하는 게 도리"라고 적었다.

대통령과 각을 세워 온 추 지사를 두고 여권 주류가 거리를 두는 것으로 보인다.

당장 19일 일정이 맞물린다. 오전에는 추 지사가 장례위원장을 맡은 김 소방위의 영결식이 경기도청장으로 엄수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같은 날 경기도청에서 여는 경기도 국감을 영결식 때문에 오전 10시에서 오후 1시로 늦췄다.

추 지사가 사과 뒤 처음 서는 국감인 만큼, 이 자리에서 내놓을 답변이 향후 파장의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국토위 관계자는 "'재정 빨대' 발언과 관련해서는 여야 막론하고 다 질의가 나올 것 같다"고 전망했다.

masterk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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