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잡을 수 없이 커진 ‘재정 빨대’ 논란, 野 포화 속 난감한 與

정치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18일, PM 04:42

[이데일리 허윤수 기자] 추미애 경기도지사의 ‘소방 재정 빨대’ 발언 직후 소방대원 순직 사고가 벌어지며 더불어민주당이 궁지에 몰렸다. 추 지사 발언과 소방대원 순직으로 인한 성난 여론이 여당을 향하고 있어서다. 민주당은 신속한 사과와 함께 제도 개선과 예산 확충 등을 약속하며 진화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추 지사 사과에 진정성이 부족하다며 총공세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16일 경기 부천시 한 금속 도장공장 화재 현장을 찾아 동료 부상으로 슬퍼하는 소방대원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16일 경기 부천시 한 금속 도장공장 화재 현장을 찾아 동료 부상으로 슬퍼하는 소방대원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앞서 추 지사는 지난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소방 재정의 부담을 말하던 중 “소방이 가장 큰, 골치 아픈 재정 빨대 같다”고 답해 논란을 빚었다. 특히 부천시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던 중 고(故) 김진석 소방위가 세상을 떠나며 추 지사를 향한 압박은 더 거세졌다. 17일 김 소방위 빈소 조문 후 추 지사가 “사과를 바라시니까 정말 마음을 다해 사과드린다”는 말은 논란을 키웠다.

소방 내부 분위기도 냉랭하다. 한 소방 관계자는 이데일리를 통해 “발언 의도를 떠나 추 지사의 표현과 이후 행동이 잘못됐다고 분노하고 있다며 ”빈소를 찾아서는 ‘사과 바라시니까 사과한다’고 했는데 그게 진짜 사과가 맞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소방 관계자 역시 ”억지로 사과한다는 느낌이 나는데 누가 진정성을 느끼겠나“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국민의힘은 추 지사를 향한 공세에 나섰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재정 빨대’라는 극악한 용어로 소방공무원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폄훼하는 건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발언“이라며 ”자신의 언행이 소방공무원의 자긍심을 얼마나 훼손했는지 스스로 반성하고 나오는 게 진정한 사과“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바짝 엎드렸다. 지난 16일 추 지사보다 먼저 사과하더니 연일 사과의 뜻을 전하고 있다. 전은수 원내대변인은 이날 통화에서 당에서 사태의 심각성을 빠르게 파악했다는 의미라며 ”이번 일이 정쟁화되기보다는 제도 개선과 예산 확충 등으로 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추 지사의 사과 발언이 논란이 된 부분에는 아쉽다는 뜻도 드러냈다. 그는 ”사과에는 조건이 달리면 안 되기에 아쉽다“면서도 ”같은 당이기 때문에 누구의 탓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죄송한 것“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일각에서는 추 지사의 징계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부 당원의 비상 징계 청원과 전날 김민석 대표가 ”앞으로 당 소속 공직자의 부적절한 발언이 다시 일어나지 않게 깊은 숙의를 거쳐서 조치하겠다“고 경고하며 비상 징계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전 원내대변인은 ”지금은 비상 징계 논의가 이뤄지고 있진 않다“며 ”정쟁화되거나 당내 갈등으로 보일 수 있는 부분은 지양하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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