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5·18 진실 알고 후회·자괴감…판검사로 살려던 내 삶의 전환점"

정치

뉴스1,

2026년 October 19일, AM 09:41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서울 동작구 중앙대학교에서 개교 110주년 기념식을 마친 후 학생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10.16 © 뉴스1

이재명 대통령은 5공화국이 은폐한 5·18 민주화항쟁의 진실을 뒤늦게 인지하고 "엄청난 후회와 자괴심에 빠졌다"고 술회했다. 이를 계기로 "판·검사로 잘 먹고 잘 살려 하다가 가장 사회에 내 삶이 도움되는 길을 가봐야겠다"고 인권 변호사로 진로를 틀은 사연을 전했다.

이 대통령은 "정년이 보장된 직장도 거의 없다"고 청년세대 고충에 공감을 표하면서, 중앙대 후배들을 향해 "잔여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서, 잔여시간 곱하기 만큼 여러분의 삶이 달라질 수 있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청와대가 19일 공개한 이 대통령의 지난 16일 이 대통령의 중앙대학교 개교 110주년 기념식 영상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이같은 소회를 담담히 풀어냈다.

이 대통령은 "제가 오랜만에 교정에 와보니 (19)82년도 44년 전쯤에 정말로 설레는 가슴을 안고 교정을 가끔식은 알코올 농도가 좀 짙은 상태에서 한번 둘러보던 그 생각이 났다"면서 "청룡연못 거기에 빠져본 일도 있다"고 모교를 방문한 감회를 밝혔다.

이 대통령은 "우리는 대학을 마치면 으레 어떤 회사에 성장하는 회사에 취업해서 당연히 정년을 보장받고,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그 회사에 뼈를 묻었다"며 "요즘은 그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어딜가도 잠시 일했다가 그나마 경력으로 잘 쓸 수 있으면 다행인 정도로 끊임없이 옮겨 다닐 수밖에 없다"고 청년들의 취업 고민에 공감했다.

이어 "정년이 보장된 직장도 거의 없고, 또 정년이 보장된 회사, 내 인생을 과연 행복하게 만들어 줄 수 있을까라는 점에 대해서도 확신할 수 없다"면서 "많이 이해하려고 노력하지만, 여전히 이 엄청난 세대 격차를 넘어선, 종류가 다른 세계의 사람들을 이해하는 것은 참 쉽지 않은 것 같다"고 청년들을 위로했다.

이어진 축사에서 이 대통령은 "참으로 감회가 새롭다. 제가 대학에서 참 많은 것들을 배웠다. 물론 당연히 법학을 배웠고, 사람 사는 세상을 배웠고, 그리고 내가 어떻게 살아가야 될지를 새롭게 배웠다"며 "그 인생의 전환점 중에 하나가 80년 5·18 광주 민주화운동이었다"고 회상했다.

이 대통령은 5·18 민주화운동의 진상을 알리려던 학생들이 유인물을 뿌리던 모습을 언급하며 "학생인 척하고 숨어 있던 사법 경찰들이 동작거리에 그 유인물을 학생들이 못 보게 쫓아다니던 장면이 아주 지금도 선명하게 떠오른다"며 "그 다음 장면이 기억에 없다. 아마 보기 싫은 장면이었겠죠. 두들겨 맞으면서 끌려갔겠지, 그런데 그 기억은 없다"고 당시 자신의 솔직한 심경을 회고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처음에는 '저놈이 누군지 모르지만 미쳤구만' (생각했다), 다음에는 어떤 선배가 밤에 막걸리 사준다고 꼬셔서 갔더니 광주, 민주주의 어쩌고 얘기를 들으면서 '이거 진짜구나' 이렇게 알게 됐다"며 "엄청난 후회와 자괴감에 빠졌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제가 그들이 억울한 피해자라는 사실을, 내가 2차 가해의 공범으로 그들과 함께 하고 있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됐다"며 "참으로 미안하고, 지금도 생각하면 죽고 다치고 가족을 잃어버린 사람들의 슬픔과 고통이 얼마나 컸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5·18 민주화운동과 부마항쟁의 헌법 전문 게재를 위한 개헌을 여야 정치권에 수 차례 제안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그래서 내 인생을 바꾸게 됐다. 판·검사로 잘 먹고 잘 살려 하다가 '가장 사회에, 내 삶에 도움된 길을 가봐야겠다', '그리고 치열하게 싸울 수 있도록 나의 역량을 최대한 키워놔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그 길을 죽 달리다 보니까 어느 순간 이 자리에 와 있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중앙대 후배들을 향해선 "책임져야 될 것도 많고, 이제 모든 것을 제가 결정하고 판단하고, 또 그 결과에 대해서 책임져야 되는 자리에 왔다"면서 "중앙대학교 '의혈중앙' 진리와 정의가 살아 숨쉬는 이 교정에서 여러분들의 의미 있는 그리고 행복한 삶을 설계하고 꼭 배우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서울 동작구 중앙대학교에서 개교 110주년 기념식을 마친 후 학생들과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10.16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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