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조희대 2라운드 돌입… "탄핵 고심" vs "정치적 속셈"

정치

뉴스1,

2026년 October 19일, AM 11:45

조희대 대법원장이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6.10.16 © 뉴스1 박세연 기자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소추'를 둘러싼 여야 충돌이 2라운드에 접어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5월 당시 이재명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데 이어 약 1년 만에 대법관 제청 문제를 계기로 다시 대법원장 탄핵 카드를 꺼내 들었다.

민주당은 김민석 대표가 지난 18일 조 대법원장 탄핵과 관련해 "모든 방법과 어떤 경로를 올려놓고 논의하기 시작했다"고 밝힌 이후 탄핵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당내에선 탄핵 추진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박지원 의원은 19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지금 탄핵해야 할 이유는 차고 넘친다"고 밝혔다.

이어"헌법재판소에서 (판단이) 6~7개월 걸릴 수 있지만 탄핵소추안이 (의결)되면 직무 정지되는 효과라도 가져올 수 있으니, 지도부에서 잘 생각할 것"이라고 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의겸 민주당 의원도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탄핵에) 부정적인 의원이나 당원들도 31일 김건희가 석방되는 꼴을 보게 되면 조희대 탄핵으로 넘어갈 수밖에 없는 객관적 상황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탄핵소추안 발의와 국회 본회의 의결까지는 의석수를 앞세워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탄핵소추안은 국회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이 발의할 수 있으며, 발의 후 처음 열리는 본회의에 보고해야 한다.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되지 않으면 본회의 보고 시점으로부터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무기명 투표로 표결한다.

대통령 탄핵소추와 달리 대법원장 탄핵소추는 재적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할 수 있어 민주당을 비롯한 범여권 의석만으로도 가결이 가능하다.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 조 대법원장의 직무는 정지된다. 이후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을 거쳐 파면 여부가 결정된다.

문제는 민주당 내부에서도 탄핵 추진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는 점이다.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을 의결하더라도 헌재가 파면 결정을 내릴지는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파면에 실패할 경우 민주당 지도부의 리더십에 타격이 불가피할 수 있다. 대법원장 직무 정지에 따른 사법행정 차질은 물론, 탄핵 사유로 거론되는 후임 대법관 제청 절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여론의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있다.

이에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당 지도부와 비교해 조 대법원장 탄핵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헌재의 탄핵소추 인용 가능성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고, 탄핵안 발의가 지지층 결집으로 이어질지도 더 따져봐야 한다는 취지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제22대 국회의원들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에서 열린 후반기 단체 기념 사진 촬영에 자리하고 있다. 2026.9.3 © 뉴스1 신웅수 기자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조 대법원장 탄핵 추진을 지지층 결집을 위한 포석이자 이재명 대통령의 재판과 관련한 정치적 목적이 있는 행보로 해석하고 있다.

사법개혁과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 인선 등을 둘러싸고 여권 내 갈등이 커진 상황에서 핵심 지지층이 요구해 온 조 대법원장 탄핵 카드를 꺼내 들어 지지층을 결집하고, 나아가 범여권의 결속을 다지려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동안 민주당과 대립각을 세워온 조국혁신당은 19일 조 대법원장 탄핵소추안의 취지를 공개하고 민주당 등 범여권을 향해 공동 태스크포스(TF) 구성과 의원총회 등 공동 행동을 제안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 추진을 공식화하고 조국혁신당도 거들고 나섰다"며 "친명(친이재명)과 문조털래유(문재인·조국·김어준·정청래·유시민)가 오랜만에 마음이 맞는 모양이다. 누구 말마따나 헌정 파괴용 자작 광대극"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탄핵안을) 국회에서 밀어붙인다고 해도 인용될 가능성은 제로"라며 "결국 탄핵이 아니라 대법원장 직무 정지가 진짜 목표"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민주당의 탄핵 추진 배경에 내년 2월 예정된 법관 정기인사와 이재명 대통령 관련 재판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조 대법원장의 직무를 정지시켜 법관 인사에 영향을 미치고, 재판부 변경 등을 통해 향후 재판 진행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주장이다.

국민의힘은 앞서 검찰 해체 등 여권이 추진해 온 사법개혁과 이번 조 대법원장 탄핵 문제를 둘러싼 정치적 환경이 다르다고 보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직후와 달리 최근에는 이재명 정부에 대한 부정 평가가 우사해진 만큼 역풍 가능성이 충분이 있다는 판단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국정감사가 마무리된 뒤 조 대법원장 탄핵을 둘러싼 여야 간 공방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jr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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