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보 틀리는 이유 있었나…검정 불합격 관측장비 177대 가동

정치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19일, PM 01:51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기상청의 관리감독 소홀로 전국 기상관측장비 7400여 대의 관리정보가 누락되고, 검정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은 장비 177대가 재검정 없이 사용됐다. 검정 유효기간이 지난 관측장비 수백 대도 그대로 운영되면서 부정확한 기상정보가 날씨 예보에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9일 감사원은 기상청 정기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전국 232개 관측기관이 운영하는 기상관측장비 2만 1533대 가운데 7402대(34.4%)의 주요 정보가 관측메타데이터시스템(OMDS)에 등록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 제공]
[감사원 제공]
기상청은 기상관측표준화법에 따라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 등 관측기관이 사용하는 온도계·기압계·습도계·풍향계·풍속계 등 기상관측장비의 설치와 운영을 관리·감독하고 있다. 관측기관은 장비를 설치하거나 교체할 때 형식승인과 검정을 거친 뒤 모델명과 제조번호, 검정일자 등의 정보를 OMDS에 등록해야 한다. 하지만 감사 결과 전체 장비의 3분의 1 이상에서 이 같은 정보가 누락된 것이다. 특히 검정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은 관측장비 177대가 재검정 없이 운영되고 있었고 이 가운데 87대는 OMDS에 주요 정보조차 등록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검정 유효기간이 지난 장비에 대한 관리도 부실했다. 기상청은 유관기관 소관 관측장비 8936대 가운데 343대의 검정 유효기간이 만료된 사실을 파악할 수 있었지만, 이 중 325대(94.8%)가 재검정 없이 관측에 사용되는 동안 사용중지나 재검정 등의 시정권고를 하지 않았다.

감사원이 유효기간이 지난 장비 75대를 표본으로 선정해 현장 점검한 결과, 인천 부평구 등 13개 유관기관의 장비 39대는 검정 유효기간을 최소 4일에서 최대 1599일까지 넘긴 상태였다. 심지어 정읍시 등 5개 유관기관이 운영하는 장비 11대는 애초부터 검정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는데도 기상관측에 그대로 사용되고 있었다. 충북 제천시 봉양읍의 한 습도계는 검정유효기간을 1141일 넘긴 채 대기 습도의 물리적 한계치(1~100%)를 벗어난 ‘0.5%’라는 오류값을 가리키고 있었고, 전북 정읍시 덕천면의 습도계는 유효기간이 440일 지난 상태에서 실제 습도가 73%인데도 48%로 측정해 최대허용오차(±5%p)의 5배에 달하는 25%p 편차를 보이기도 했다.

감사원은 기준에 미달하거나 검정받지 않은 장비가 계속 사용될 경우 부정확한 관측자료가 예보에 반영돼 기상예보의 신뢰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기상청장에게 누락된 장비 정보를 등록하고 검정 유효기간이 지난 장비를 재검정하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하는 한편, 장비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도록 주의를 요구했다.

[감사원 제공]
[감사원 제공]
또 수도권기상청에서는 공사대금을 잘못 지급해 국가에 8370만원의 손해를 끼친 사실도 적발됐다. 수도권기상청은 2017년 12월 총 37억5000만원 규모의 청사 신축공사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2018년 7월 원도급업체 및 하도급업체와 하도급대금을 직접 지급하기로 합의했지만, 실제 공사대금을 지급하는 과정에서는 이를 지키지 않았다. 당시 담당자와 과장은 하도급업체의 공사 내역을 확인하지 않은 채 원도급업체가 제출한 청구서를 인정해 하도급대금 8370만원을 원도급업체에 지급했다. 담당자는 원도급업체의 재무상황이 악화하며 공사대금 지급계좌가 압류된 사실을 알고도 해당 계좌로 대금을 입금했다.

하도급업체는 공사대금을 받지 못하자 2019년 11월 수도권기상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수도권기상청은 패소한 뒤 2022년 12월 같은 금액을 다시 지급했다. 이후 수도권기상청은 원도급업체에 17차례에 걸쳐 반환을 독촉했지만, 업체의 재산이 이미 다른 채권자들에게 압류돼 사실상 회수가 불가능한 상태다. 감사원은 국가에 8370만원의 손해가 발생했다고 판단하고 당시 공사대금 지급 담당자와 과장에게 각각 5859만원과 2511만원을 변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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