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행 땐 역풍 가능성, 철회 땐 리더십 타격…與 '조희대 탄핵 딜레마'

정치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19일, PM 06:49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병도 원내대표의 발언을 들으며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병도 원내대표의 발언을 들으며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이혜라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을 추진하면서 오히려 스스로 정치적 부담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탄핵 사유와 추진 명분을 놓고 국민적 공감을 얻지 못하면 오히려 역풍에 직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탄핵을 강행할 경우 중도층 이탈과 헌법재판소의 기각 가능성을 감수해야 하는 반면, 탄핵 논의에서 물러서면 지도부 리더십 약화를 피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민주당이 진퇴양난에 빠졌다는 지적이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지난 16일 조 대법원장 탄핵 논의를 처음으로 공식화한 데 이어, 이날에는 원내에서 당내 의견 수렴에 나섰다.
(그래픽=문승용 기자)
(그래픽=문승용 기자)
우선 전문가들은 민주당이 탄핵 사유를 놓고 국민 다수의 공감을 이끌어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최근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임명 등을 놓고 민주당이 내부 갈등이 컸다”며 “이를 완화하기 위해 강경파 달래기용으로 대법원장 탄핵 카드를 꺼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최창렬 용인대 특임교수는 “탄핵 추진 과정에서 일부 지지층 결집 효과가 있겠지만 전통적 지지층을 넘어선 여론의 공감을 얻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대법원이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상고심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후 여권과 조 대법원장의 갈등이 이어져 온 만큼, 탄핵 추진이 보복으로 비칠 경우 부정 여론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엄 소장은 “민주당이 탄핵 추진에 여러 이유를 내세우고 있지만 지난해 사법부의 판단에 대한 앙금이 남아 탄핵을 추진하는 것으로 보이는 게 가장 나쁜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탄핵 추진에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를 해소하고 가자는 판단이 작용했을 수 있다”며 “다만 이와 연계해 추진한 점이 부각될 경우, 당과 대통령 지지율은 향후 더 떨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검찰 및 보완수사권 폐지 등 형사사법체계 개편에 이어 대법원장 탄핵까지 추진할 경우 중도층의 반감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권력분립 훼손 문제로 비칠 우려다.

엄 소장은 “최근 민주당은 전반적으로 중도층과 2030세대 여성의 이탈이 심화하는 국면에 있다”며 “그간 사법체계 개편 및 대법원장에 대한 압박 등이 이들의 이탈 원인 중 하나로 작용해 왔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들이 관련 사안에 민감한 만큼 탄핵을 강행할 경우 이들의 추가 이탈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더 문제는 현 시점 민주당으로서는 어느 쪽을 선택하든 부담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이다. 탄핵을 강행하더라도 헌법재판소의 판단에 따라 탄핵소추가 인용되지 않을 경우 정치적 타격이 커질 수 있고, 반대로 탄핵을 유보하거나 철회하면 추진 불발에 따른 당내 리더십 논란이 불거질 수 있어서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헌재에서 탄핵안이 기각될 경우 민주당에는 타격이 매우 클 것”이라며 “이 경우 오히려 사법부를 자극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했다. 최 교수는 “탄핵을 공식화해 놓고도 추진하지 못하면 선언한 김 대표의 당내 위상과 리더십이 약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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