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CPTPP 하긴 해야…농민 용인할 대책 마련한 뒤 추진”

정치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19일, PM 05:31



[이데일리 김상윤 황병서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19일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에 대해 “하긴 해야 한다”면서도 농축수산업계가 용인할 수준의 대책을 마련한 뒤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연내 가입 신청을 서두르기보다 과거 자유무역협정(FTA) 추진 과정에서 쌓인 농어업인의 불신을 풀고 피해 보완 대책을 구체화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겠다는 것이다.

기자들과 간담회하는 이재명 대통령
기자들과 간담회하는 이재명 대통령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취임 500일 기념 기자단 차담회에서 CPTPP 연내 가입 신청 보류가 농업계의 불신이 해소되지 않으면 추진하지 않겠다는 의미인지를 묻는 질문에 “시장 개척을 해야 한다, 경제영토를 넓혀야 한다는 건 피해서도 안 되고 피할 수도 없는 국가적 과제”라고 말했다.

자원과 영토에 제약이 있는 한국은 개방형 통상국가로서 수출을 통해 성장해왔고, 앞으로도 해외시장에 의존하지 않을 수 없다는 설명이다. 다만 시장 확대의 이익과 개방에 따른 손실이 업종별로 다르게 나타나는 만큼 정부가 이해관계를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CPTPP를 해서 시장을 넓히면 우리도 개방해야 하고, 개방하면 경쟁력이 약한 분야, 특히 농축수산 분야가 타격이 있다”며 “이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게 정부가 할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어느 분야가 이익을 보면 이익 보는 부분의 일부를 떼서 손해 보는 부분을 보전해주면 되지 않느냐”고 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농축수산업을 경쟁력이 약하다는 이유로 충분히 존중하지 않았던 과거 통상정책의 접근 방식을 비판했다. 값싼 해외 농산물을 수입하면 된다는 인식 아래 국내 1차 산업 보호에는 소홀했고, 농어업인의 반발에도 강압적으로 대응했다는 지적이다.

이 대통령은 “FTA를 체결하며 농축수산 분야에 약속한 것이 매우 취약했다”며 “국내 산업, 1차 산업 보호를 위한 조치도 취약한 데다가 심지어 약속한 것도 잘 안 지킨다”고 말했다.

그는 대표적인 사례로는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을 들었다. 수출기업의 자발적 출연으로 1조원을 조성해 농어업 등을 지원하기로 했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도록 약속을 채우지 못해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이 대통령은 “농민들, 수산업 종사자들 입장에서는 국가가 그나마 하기로 한 것조차 안 하니 기만당했다는 생각을 한다”며 “약자 집단이라는 이유로 충분히 배려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기금 부족분을 정부 재정으로 보충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신뢰 회복이 중요한 것 같다”며 “1조원을 자발적 출연을 통해 마련하기로 했다는데 안 됐으니 정부 재원으로 메워주자”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 2000억원, 내년 안으로 채워주기로 했다”며 “실제로 그렇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CPTPP 가입 추진 일정에 대해서는 농업계와의 대화가 먼저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아직 서로 충분히 대화가 안 된 것 같다. 믿음도 형성이 안 됐다”며 “서둘러 억압하고 눌러가며 할 필요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올 연말에 하는 것은 좀 미루고”라며 며칠 뒤 농민단체를 만나겠다고 밝혔다. 농민단체가 정부의 결론이 이미 정해져 있다고 의심하는 만큼, 먼저 의견을 듣고 정부가 수용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다.

이 대통령은 “시간을 줘가며 충분히 대화하고 소통하면서 그분들이 봤을 때 ‘이 정도면 용인해야지’라고 할 수준까지 대책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다”며 “일단 쟁점부터 정리하고 가능한 한 대안을 충분히 마련한 다음에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가입 신청 이후에도 회원국 전체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들어 속도전에도 선을 그었다. 이 대통령은 일본과의 수산물 수입 문제 등을 거론하며 “이해관계가 복잡해서 쉽게 단시간에 되는 일이 아니다”라며 “너무 무리할 필요도 굳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불신과 불안, 손실을 최소화하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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