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상윤 황병서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주주 존중 문화, 지배경영권 남용, 이 문제들이 많이 남은 과제”라며 “계속 교정해 가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 증시의 저평가를 해소하려면 지배구조와 시장의 공정성에 대한 불신을 걷어내야 한다며 추가 조치도 예고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언론인들의 취재 공간인 청와대 춘추관 로비에서 기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국내 증시가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 시장이 저평가된 건 여러 이유가 있는데 대체적으로 지배경영구조, 시장의 투명성, 대한민국의 지정학적 위상, 산업경제정책의 불확실성”이라고 짚었다.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첨단산업 육성 방향을 제시하면서 산업·경제정책의 불확실성은 상당 부분 개선됐지만, 시장과 기업 지배경영에 대한 불신은 충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그는 “남아 있는 게 시장에 대한 불신이다. 지배경영에 대한 불신”이라며 “이게 완전히 제거된 것 같지 않다. 계속 노력해야겠다”고 했다. 증시 정상화의 다음 과제로 주주 존중과 지배경영권 남용 교정을 제시한 것이다.
그간의 개선 작업은 돌밭을 개간하는 과정에 빗댔다. 처음에는 큰 돌을 집어내고 이후 중간 크기의 돌과 자갈을 걷어내야 옥토가 된다는 설명이다. 이 대통령은 “지금 큰 돌 몇 개 집어낸 단계라 생각한다”며 “아직도 할 일이 많이 쌓여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식시장도 이런 교정 과정을 통해 신뢰를 회복하고 제자리를 찾아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그렇게 만드는 게 정부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증권·금융범죄에 대한 엄정 대응도 같은 맥락에서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새로 출범한 중수청에 화이트칼라 범죄와 증권·금융범죄에 엄정하게 대응하라고 주문한 이유를 설명하며 시장의 신뢰 부족을 지목했다. 기업이 예측 가능한 환경에서 활동하도록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을 만들고, 산업·경제정책을 일관되게 수립·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다.
최근 주가 조정에 대해서는 “많이 오르면 어쨌든 조정이 불가피하다”며 “사실 저는 급격하게 상승하는 것을 걱정하기는 했다”고 밝혔다. 다만 “과거와 다르게 정부가 금융시장, 증권시장 이런 데 직접 개입하기 어렵다. 바람직하지도 않다”며 정부 개입이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계했다. 개별 주가의 등락에 관여하기보다 시장에서 부정적으로 작동하는 요인을 제거하는 데 정책의 무게를 두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솔리다임의 미국 상장 논의를 계기로 자회사 별도 상장과 모회사 주주 이익의 충돌 문제가 부각된 가운데 나왔다. 외부 자본을 조달해 투자 여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와 함께, 자회사 가치가 별도로 평가되면서 기존 SK하이닉스 주주의 이익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맞서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상장에 관해 아직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 대통령은 이날 솔리다임이나 중복상장 문제를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같은 날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솔리다임 상장에 대한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중복상장에 해당한다는 것은 금융위나 금감원 입장에서 다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상혁 민주당 의원이 두 기관의 판단이 같은지 재차 묻자 “금융위와 금감원은 의견을 같이하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한편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증안펀드 투입 가능성 등에 대해 시장 상황에 따라 필요한 안정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