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는 이날 김여정 부장의 전날 담화와 관련한 입장문을 통해 “정전협정에 따른 우리 군의 정당한 작전 수행을 비난하고, 군사적 위협으로 긴장을 고조시킨 데 대해 엄중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김여정 부장은 우리 군의 조치를 정세 격화 행위로 규정하며 긴장 조성의 책임을 우리 측에 전가하고, 군사적 타격수단 증강 배치와 확성기 방송 재개 검토를 거론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군이 MDL 일대에서 실시하는 경고방송과 경고사격은 북한군의 MDL 침범을 예방하고, 침범한 병력을 퇴거시키기 위한 정당한 방어적 조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북한군의 정전협정 위반에 대해 원칙에 따라 일관되게 대응할 것이며, 북한이 우리의 정당한 조치를 빌미로 추가 도발을 감행할 경우 단호히 응징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국방부는 “북측이 억지 주장과 군사분계선 침범을 중단하고, 군사분계선에 대한 상호 인식 차이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에 호응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최근 북한군의 MDL 침범을 둘러싼 남북 간 군사적 대치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북한의 위협에는 단호하게 대응하되, MDL에 대한 양측의 인식 차이를 해소할 필요성도 제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진영승 합참의장도 이날 중부전선을 담당하는 군단 사령부를 방문해 군사대비태세를 확인하고 지상작전사령관과 전방 군단장들이 참석한 작전지휘관 회의를 주재했다.
진 의장은 지난 9월 21일 DMZ 내 북한 지뢰 폭발 사건 이후에도 북한군의 MDL 근접 활동이 지속되는 상황을 평가하고 작전적 대응 방안을 점검했다.
그는 “적이 MDL 이남에 지뢰를 매설하여 정상적으로 작전을 수행하던 우리 장병에게 심각한 부상을 입힌 것은 명백한 도발행위이자 정전협정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어제 북한이 우리의 정당한 작전적 조치를 도발로 규정하며 군사적 긴장 고조의 책임을 우리 군에 적반하장식으로 전가한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면서 “만약 적이 우리 군의 정당한 조치를 빌미로 추가 도발을 감행한다면 단호하게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또 “우리 군은 적의 MDL 침범 등 정전협정 위반행위에 대해 원칙과 기준에 따라 일관되고 단호하게 대응해왔으며, 앞으로도 흔들림 없이 조치해 나갈 것”이라면서 DMZ 주도권 강화 작전을 시행해 나갈 것을 지시했다.
20일 경기도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북한 임진강변에 설치된 북한 대남 확성기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김 부장은 북한군이 ‘남부 국경 차단물 공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우리 군이 월선을 문제 삼아 경고방송과 경고사격을 실시하고 있다며 “한국 군부 깡패들의 무모한 객기로 인해 남부 국경선 일대에 살벌한 국면이 조성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지난 8월 1일부터 이달 17일까지 우리 군이 2870차례의 경고방송과 201차례의 경고사격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달 15일부터 17일까지 사흘 동안에만 350여 차례의 경고방송과 60여 차례의 경고사격이 집중됐다고도 했다.
김 부장은 이재명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해서도 “집권 초기부터 ‘화해’와 ‘평화’를 제창하며 ‘유화적인 모습’을 연출하던 이재명 정부의 반공화국 대결 책동이 오히려 노골적으로 반공을 고취하던 악질 보수정권인 윤석열 정부를 훨씬 능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우리 군사지도부는 선제적이며 제압적인 조치로서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전술적 타격수단들을 전 남부 국경선 부근에 증강 배치하는 문제와 대한국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위협했다.
김 부장은 지난달 21일 발생한 DMZ 지뢰 폭발 사건에 대해서도 ‘지뢰 폭발 자작극’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합참은 지난 5일 유엔군사령부와의 공동 현장조사 및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등을 종합해 북한군이 MDL 이남에 매설한 수지반보병지뢰로 우리 장병들이 부상한 것으로 최종 판단했다.
당시 합참은 두 차례의 폭발 지점과 현장에서 추가 발견한 북한군 지뢰가 모두 MDL 이남 10여m에 위치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유엔사 역시 북한군의 지뢰 매설을 정전협정 위반으로 판단했다. 우리 군은 같은 날 폭발 지점 일대에 매설된 북한군 지뢰를 제거하는 작전도 실시했다.
북한군은 2024년 4월부터 남북 간 물리적 단절을 위한 이른바 ‘국경선 요새화’ 작업을 진행하면서 MDL 일대에 철책과 대전차 방어물을 설치하고 지뢰를 매설해 왔다. 이 과정에서 북한군의 MDL 침범이 반복되자 우리 군은 경고방송과 경고사격으로 대응하고 있다.
문제는 남북이 MDL의 위치를 서로 다르게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전협정 당시 설정된 MDL을 기준으로 우리 군과 유엔사가 판단하는 경계선과 북한 측이 주장하는 경계선 사이에 차이가 있어 북한군의 근접 활동이 우발적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전술적 타격수단 증강 배치와 대남 확성기 방송 재개를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접경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6월 우리 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자 대남 소음방송을 중단한 바 있다. 약 1년 4개월 만에 북한이 방송 재개 가능성을 거론한 가운데, 우리 군은 북한의 군사적 위협과 MDL 침범에 대한 기존 대응 원칙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