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은 19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6.10.19 © 뉴스1 박지혜 기자
국민의힘이 2주 사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항소심 선고를 잇달아 앞두고 있다. 오 시장 선고는 당 대권주자의 생존과 서울시장 보궐선거 여부를, 윤 전 대통령 선고는 당이 대선 때 보전받은 선거비용 397억 원의 반환 여부를 가른다. 지도부는 선고를 앞두고 '사법 형평성' 공세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7부는 23일 오후 2시 오 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항소심 선고 공판을 연다. 법원은 선고를 생중계하기로 했다. 1심은 여론조사 5건의 비용 2100만 원을 후원자가 대신 낸 사실을 인정해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했고, 특검은 2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정치자금법상 벌금 100만 원 이상이 확정되면 현직에서 물러나고 5년간 공직에 오를 수 없게 된다. 2심에서도 형이 유지되면 대법원 판단만 남는다. 확정 시점에 따라 이르면 내년 4월 재보궐선거에서 서울시장을 새로 뽑게 된다.
오 시장 쪽이 기대를 거는 대목은 항소심에서 새로 채택된 증거다. 명태균 씨가 후원자 김한정 씨와 통화하며 오 시장은 몰랐다는 취지로 말한 녹음파일이다. 이 재판부는 지난 7일 윤 전 대통령의 '명태균 여론조사' 정치자금법 사건에서 1심 유죄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하기도 했다.
두 사건이 한 재판부에 몰린 것을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 소란도 있었다. 김동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6일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법 국정감사에서 "두 사건은 정치인이 선거용 여론조사를 받고 그 비용을 본인이 내지 않았다는 구조가 같다"며 배당 경위를 따졌다. 김대웅 서울고법원장은 "배당은 무작위 배당으로 이뤄졌다"고 답했다.
2심에서 무죄가 나오면 대법원 판단이 남아도 당은 대권주자를 잃을 위기에서 한발 비켜서게 된다. 한국갤럽이 자체 조사로 지난 13~15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3명에게 물어 16일 발표한 정치인 호감도에서 오 시장은 30%로 7명 가운데 가장 높았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오 시장 63%, 한동훈 무소속 의원 47%, 장동혁 대표 35% 순이었다.
이는 당내 역학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지방선거 전후로 장 대표와 각을 세워온 오 시장은 지난 7일에도 한 의원과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을 두고 "보수 통합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반면 형이 유지되면 당은 대법원 판단이 나올 때까지 서울시장 보궐선거 가능성을 안고 가야 한다. 민주당은 지난 15일 행정안전위원회, 19일 국토교통위원회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한강버스 리베이트 의혹을 잇달아 꺼내 들었다.
사진은 2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위치한 국민의힘 당사. 2026.9.28 © 뉴스1 김진환 기자
윤 전 대통령 사건은 영향이 더 직접적이다. 서울고법 형사2-1부는 다음 달 4일 오후 2시 윤 전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항소심을 선고한다. 애초 27일로 잡았다가 같은 날 내란 우두머리 사건 항소심 재판이 있어 직권으로 미뤘다. 1심은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고, 특검은 항소 기각을 요청했다.
벌금 100만 원 이상이 확정되면 당선이 무효가 되고, 공직선거법은 대선 정당 추천 후보의 보전 비용을 추천 정당이 돌려주도록 정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반환할 돈은 397억 5600만 원이다.당의 현금 자산은 100억 원대인 것으로 전해져 2002년 '차떼기' 사건 때처럼 당사 매각이나 분납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당의 대응은 형평성에 맞춰져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은 대법원이 유죄 취지로 돌려보냈지만 파기환송심이 취임 뒤 멈춘 상태다. 김승수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지난 13일 국정감사대책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이 대통령도 선거법 위반 (재판이) 중지된 상황 아닌가"라며 "동일한 잣대에서 후속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상식적인 국민들의 생각"이라고 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전날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오 시장에 대한 정치자금법 사건 항소심 판결이 1심 선고 후 3개월 만에 이뤄지는 반면 김혜경 여사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은 2심 선고 후 1년 5개월이 지나도록 감감무소식"이라며 "'야당에는 신속하고 엄정하게, 정권에는 느리고 친절하게'가 사법부의 원칙인가"라고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397억 원이 큰돈이어도 나눠 내면 문제는 없고, 이럴수록 정치적으로는 이득이 더 크다"며 "문제는 오 시장이다. 당내 역학이 장 대표 쪽으로 쏠릴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오 시장의 유죄가 확정되는 경우에 대해선 "보궐선거가 열리고 그때도 이기면 이번 정권은 정말 레임덕이 된다는 점에서 기회가 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오는 30일에는 2023년 당대표 선거 지원 대가로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 가방을 건넨 혐의를 받는 김기현 의원의 1심 선고도 잡혀 있다.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잃는다.다음 달 18일에는 추경호 대구시장의 계엄 해제 표결 방해 혐의 1심 선고가 이어진다.
한국갤럽 조사는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이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p), 응답률은 10.4%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masterki@news1.kr









